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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일 19시 58분 등록

학가협, 청예단이라고 들어보셨어요?

11기 정승훈

 

횡단보도 앞에 서면 우리는 보행자 신호등이 켜지길 기다린다. 혹여 멀리서 달려오다가도 모형형(모래시계형) 잔여시간 표시기에 2~3개가 남아있으면 우린 멈춰 서서 다음 신호를 기다린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이 잔여시간 표시기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고안했다고 한다. 그 아이는 녹색 보행자 신호등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가 바뀌어 달리는 차에 치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아버지는 신호등이 언제 꺼질지 모르고 뛰어가다 자신의 아들처럼 죽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잔여시간 표시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1995년 초여름, 16살의 대현이는 폭행과 갈취 등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아파트 4층에서 몸을 던졌다. 하지만 주차한 차 위에 떨어져 실패했다. 대현이는 한 층을 더 올라가 다시 몸을 던졌다. 이젠 쉬고 싶다는 메모를 남기고...

대현이의 아버지 김종기씨는 더 이상 아들처럼 피해를 받는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돈을 투자해서 비영리 재단인 청소년 폭력예방재단인 청예단을 만들었다.

 

2000년 봄, 여자중학교 2학년에 다니던 학생이 2학년 학생으로 구성된 이진회회원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가 어머니에게 알렸다. 어머니는 학교에 찾아가 그 학생들에게 괴롭히지 말라고 야단을 쳤고, 그 학생들은 3학년 일진회선배들에게 고자질을 했다. 5명의 학생은 피해학생을 하루 종일 집단으로 폭행했다. 밤늦게 집에 돌아온 피해학생은 사흘간 혼수상태였고 40여일을 입원했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가해자들은 5일 간의 봉사명령만을 받았다. 이와 같은 일을 겪으며 자문이나 도움 받을 곳이 없었던 어머니 조정실씨는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의를 결정했다.

 

이들은 모두 피해 당사자의 부모들이다. 단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본인처럼 고통 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는 생각이었다.

 

학가협(http://cafe.daum.net/naiurii)’은 직접 학교폭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로 구성된 단체로 가족 치료와 피해자 상담, 지원 등을 한다. 의료, 법률자문을 연계해준다. 2017년 교육부 지원을 받아 해맑음센터를 열었다. 해맑음센터에서는 피해자의 심리, 예술치료를 한다.

 

청예단(http://www.jikim.net/)’은 예방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청과 손잡고 학교폭력 분쟁조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피해자, 가해자 구별 없이 1588-9128로 전화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곳에는 20, 10년째 상담하시는 분도 있다. 또한 법률적 지원도 하고 있어 무료자원봉사로 활동하는 변호사를 통해 법률자문을 받을 수도 있다. 전화 상담뿐만 아니라 상담치료도 한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일을 하는 단체는 많이 있다. 하지만 두 기관은 피해 당사자의 부모가 직접 나선 곳이다. 그러기에 학교폭력을 겪은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상담이라고 하지만 하소연만을 하는 분들도 많다. 자신의 답답하고 힘든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힘을 받는다. 이는 학생만 해당하지 않는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학생보다 학부모가 훨씬 더 많이 이용한다. 학부모가 50%이고 교사와 학생이 50%이다. 만약 학교폭력에 관해 궁금하거나 힘들다면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해도 좋다.

IP *.124.2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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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1:49:56 *.18.187.152

서두가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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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3:33:58 *.106.204.231

이런 단체였군요.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 걱정스럽습니다. 그냥 타인의 얘기라고 넘길수가 없네요.

힘든 학생들 어깨 많이 다독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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