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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2일 07시 59분 등록
어머니 나는 목말랐습니다.
당신은 어이 참아오셨나요.
삶은 당신의 확실한 선택이었을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아득한 미련 때문이었나요.

어머니 나는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어이 이겨내셨나요.
그저 익숙하게 알아온 설명조차 필요치 않는
마땅함과 온전한 삶이었던가요?

당신에게서 나와
당신 닮아 살아가는 이 삶
때로는 덧없고 고되기도 하답니다.
당신은요? 당신께서는 어떻게 살아가시는 것입니까?

한 남자의 여자
한 집안의 여자
한 세상의 여자
당신은 여자 맞는지요?

그 때 그 시절엔 수직의 내리 꽂히는 사랑만이 유효할 때
당신의 애절함과 분노
설운 사연들은 다 어찌하셨나요.
아궁이에 처넣어 흔적도 없이 불살라버렸나요?

그렇게 참고 또 참아
지금 여기 이렇게 덩그러니 남아 살아갈 때에
당신 행복하셨는지요?
조금의 미련도 남김 없는 오직 염원, 당신 꿈! 우리들...

아아, 나의 당신이여
내 실체여, 사랑이여
당신은 내게 무엇을 말하시렵니까?
당신은 정녕 어찌 생각하셨던 것입니까.

이렇게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더이까.
삶을 수직으로 내리꽂고
자연에 순명함 티끌로 사라지렵니까.
다시는 가슴 속 깊은 눈물 흘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더이까.

오, 나의 어머니
오, 내 나의 삶이여
이승의 모든 끈이여
모진 인생이여...

남자 속에 여자
여자 속의 남자여
기다림이여
사랑의 눈물이여

당신에게 배운 사랑
수직으로 내리꽂으며
그렇게 인생과 세상을 사랑하며
나, 오늘을 살다 가는구나.



꿈 벗 모임에 다녀오면 더 좋은 착상이 떠오를지 몰라 과제를 미루어 두었습니다.
처음 참여하게 된 모임이었는데 그 향기와 여운이 너무 오래 머무네요.
자꾸만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책에 마음이 쏠리지 않고 생각에 머물지 않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느낀 빛처럼 눈부심으로 연거푸 쏟아져 내린답니다.

이순신을 읽으며 영웅보다 성웅보다 한남자의 뒤에 묵묵히 하염없이 가리워진 당신,
바로 나의 서글픈 사랑을 느꼈습니다. 행여 못 다한 사랑 때문일 런지요.
그것은 어머니였고 또 나였던 것을...
삶은 그렇게 수직으로 내리꽂히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당신의 사랑은요?

IP *.7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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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6.12 13:57:58 *.231.50.64
언니. 언젠가 언니가 나의 글에 우리 엄마는 전쟁터의 싸움대장 같다고 했었지? 싸움대장이 실천한 수직으로 내려 꽂은 사랑이라는 표현이 절묘하다. 그 사랑 받고 목마름으로 이곳에서 언니의 삶을 창조하고 있었구나.
신기하지. 칼럼을 쓸때, 엄마생각이 참 많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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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2007.06.13 10:01:34 *.47.222.18
가장 목마르면서도 마음에 두면서도 말을 못건네는 어머니
수직
내리 사랑
정말 나이가 들어가면서 애를 키워가면서
가슴에서만 사랑한다는 말만 맨돌고
멋지네 수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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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6.13 13:51:24 *.231.50.64
언니야.. 그리 눈치가 없는고.
어제는 그런 자리가 아니었다우.
그리고 나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우.
이젠 때를 너무 많이 놓쳐서 나두 패스할라우..
모든게 타이밍인지라..
몇번 전철을 놓치니 그냥 걸어가야지 싶어.^^

요즘 언니 보는게 낙이야.
언니가 옆에 있어서 좋다아~~
함께하는것만으로도 힘이되니 괜찮아..^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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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6.13 15:59:47 *.114.56.245
때론 머리속을 휑하니 비워도 보세요. 도리질도 해보시구요. 진통제가되고 때론 치료제도 됩디다. 써니님. 그 때 강남에서 정말 포장마차 가고 싶었는데 그 '수직으로 내리꽂이는 사랑' 때문에 --- 담에는 써니님을 일순위로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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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14 14:32:08 *.75.15.205
방랑자가 누구실까? 악마천사? 그동안 방랑자는 없었는데...
나에게 반했을 리도 만무하고... ㅋㅋ 뉘시온지요? 암튼 감사해요.

소라야, 내가 주책을 부렸니? 내가 오늘도 아주머니께 심각하게 설문 중인데 너가 오락가락하니 약속을 잡을 수가 없구나... 애절타!

우제님! 일단 만나서 전수받아야 할 것 같은디요. 조만간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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