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회사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이달의 우수 사원'으로 제가 속한 팀이 선발되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상을 주시면서 팀 단위 시상을 몇 년 동안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팀에게는 상을 주어야 마땅하다며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꽃다발도 받았고 사장님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하루는 사장님과 점심을 먹고 다음날은 부사장님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며칠 동안 얼떨떨했습니다.
그러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직장생활 십오 년 차 되니 인생의 추는 늘 좌우로 흔들린다는 것을 흘러가는 세월 속에 배웠습니다. 오늘 웃으면 내일은 울게 되어 있습니다. 몇 년 전 140여일의 파업을 마치고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썼던 시가 제 블로그에 남아 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 한 줄 한 줄 읽었습니다. 언제든 어렵고 추운 계절이 불연듯 저를 찾아 올 것입니다. 오늘,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통해 몇 해 전 힘들 때 썼던 제 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순 간,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시는 분들에게 잠시라도 위로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곧 지나갈 겁니다.
그 땐 울어도 될 것 같구나 - 유형선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 불러본 사람은 안다 두 시간 주구장창 노래를 불러도 내 곯은 속은 빠져 나오지 않는다 젊은 날 불렀던 더운 가슴의 울분을 삭혀주던 횃불 같은 노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술은 마셔도 취하지 않고 밤은 깊어도 달은 보이지 않고 술은 마셔도 취하지 않고 주먹은 쥐어도 칠 곳은 없다 내 벽은 무엇인지 내 길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내 가슴엔 불꽃이 내 머리통엔 영원이 내 가슴팍엔 우주가 어디로 뿜어야 하는가 어금니를 깨문다 눈에 불꽃이 인다 바람이 분다 저기 저 아스팔트에서 바람이 인다 신호등 푸른 불빛을 따라 바람이 일어 내 뺨에 닿는다 오너라 바람아 너를 벗삼아 이 밤 외롭지 않구나 한 잔에 건강을 한 잔에 우정을 한 잔에 운명을 한 잔에 사랑을 사랑을 사랑을 함께 찌라시를 돌렸던 친구야 건강해라 나도 건강하게 살련다 우리 건강하게 독하게 독하게 이 땅에 살아 남아 배낭을 메고 랜턴을 켜고 산으로 가자 그 곳에서 지평선을 보자 흔들리지 않는 지평선을 마음껏 존경하자 그 땐 울어도 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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