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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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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4일 19시 14분 등록


지난 주에 회사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이달의 우수 사원'으로 제가 속한 팀이 선발되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상을 주시면서 팀 단위 시상을 몇 년 동안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팀에게는 상을 주어야 마땅하다며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꽃다발도 받았고 사장님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하루는 사장님과 점심을 먹고 다음날은 부사장님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며칠 동안 얼떨떨했습니다.  


그러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직장생활 십오 년 차 되니 인생의 추는 늘 좌우로 흔들린다는 것을 흘러가는 세월 속에 배웠습니다. 오늘 웃으면 내일은 울게 되어 있습니다.  

 

몇 년 전 140여일의 파업을 마치고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썼던 시가 제 블로그에 남아 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 한 줄 한 줄 읽었습니다. 언제든 어렵고 추운 계절이 불연듯 저를 찾아 올 것입니다.  

 

오늘,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통해 몇 해 전 힘들 때 썼던 제 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순 간,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시는 분들에게 잠시라도 위로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곧 지나갈 겁니다.  

 

 




그 땐 울어도 될 것 같구나 

 

- 유형선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 불러본 사람은 안다 

두 시간 주구장창 노래를 불러도 

내 곯은 속은 빠져 나오지 않는다  

젊은 날 불렀던 

더운 가슴의 울분을 삭혀주던 

횃불 같은 노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술은 마셔도 취하지 않고 

밤은 깊어도 달은 보이지 않고 

술은 마셔도 취하지 않고 

주먹은 쥐어도 칠 곳은 없다 

내 벽은 무엇인지 

내 길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내 가슴엔 불꽃이 

내 머리통엔 영원이 

내 가슴팍엔 우주가 

어디로 뿜어야 하는가 

어금니를 깨문다 

눈에 불꽃이 인다 

 

바람이 분다 

저기 저 아스팔트에서 바람이 인다 

신호등 푸른 불빛을 따라 

바람이 일어  

내 뺨에 닿는다 

 

오너라 바람아  

너를 벗삼아 

이 밤 외롭지 않구나 

 

한 잔에 건강을  

한 잔에 우정을 

한 잔에 운명을 

한 잔에 사랑을 

사랑을 

사랑을 

 

함께 찌라시를 돌렸던 친구야 

건강해라 

나도 건강하게 살련다 

우리 건강하게  

독하게 독하게  

이 땅에 살아 남아 

배낭을 메고 랜턴을 켜고  

산으로 가자 

그 곳에서 지평선을 보자 

흔들리지 않는 지평선을 

마음껏 존경하자 

 

그 땐  

울어도 될 것 같구나  


 




[알림] 다음 주 12/9(토)에 4호선 삼각지역 근처에서 변화경영연구소 송년회가 있습니다. 변경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분이든 대 환영입니다. 흘러가는 2017년 의 끝자락을 여러분들의 이야기로 채우고 싶습니다. 많은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이야기 나누시려면 링크를 클릭하세요.

[알림]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철학, 역사를 만나다> 등의 베스트셀러를 쓴 안광복 작가의 철학 강의가 열립니다. 인류 문명을 이끄는 철학의 역할을 고찰함과 동시에, 철학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 역사를 돌아보면 어떨지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클릭하세요.

[알림] 박경숙 연구원의 신간 <어쨌거나 회사를 다녀야 한다면>이 출간되었습니다. 회사에만 가면 우울해지는 업무무기력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알림] 양재우 연구원이 운영하는 에코라이후에서 6기를 모집합니다. 경제와 인문 공부를 통해 삶의 변화를 꿈꾸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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