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훈
- 조회 수 1380
- 댓글 수 2
- 추천 수 0
이게 성폭력이래요.
11기 정승훈
어머니가 흥분된 목소리로 울먹이며 전화하셨어요.
“우리 아이 내일부터 출석정지에 전학을 가야하고 상대아이에게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어요. 어떻게 해요?” 졸업반인 6학년을 둔 어머니는 학교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진 퇴학 조치인 9호는 나오지 않아요. 그렇기에 가장 심한 조치가 8호인 전학에 해당되는 거죠. 어떻게 된 사정인지 듣기도 전에 내가 그 어머니여도 참 당황스럽겠다 싶었어요. 이제 방학이 한 달도 남지 않았고, 방학하고 졸업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출석정지와 전학이라니…….
사건 내용을 들어봤더니 5월부터 있었던 이야기며 여러 가지 언어폭력부터 사이버, 괴롭힘 등으로 서로 신고를 한 상황이었더군요. 그 어머니는 너무 억울하고 오히려 상대 아이가 있지도 않은 일을 허위로 만들어냈다고 했어요. 그 어머니는 상대아이가 신체적으로 크게 다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강력한 조치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조치에 대해서는 재심을 청구하고 학교의 처리에 대해서는 행정심판을 하고자 하신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재심을 하면 출석정지의 조치는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인지, 행정심판을 같이 하려고 하는 데 가능한 지에 대해 궁금해 했어요.
재심은 1~9호의 조치 중 8호 조치인 전학과 9호 조치인 퇴학에 한해서만 할 수 있어요. 출석정지에 대한 효력 상실이 재심과 동시에 되는 것인지에 대해 잘 모르겠기에 정확히 확인해보고 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10분후 다시 전화한다고 해서 전화를 끊었어요.
사안처리 절차에 대해 알아보니 재심을 하면 자동으로 조치에 대한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맞았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심한 조치가 나왔는지 저도 의아해서 가만 생각해보니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 젖꼭지를 만졌고 성기를 보는 행위가 있었다고 하신 것이 성폭력에 해당된다고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하신 것 같았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 발행한 [대상별 학교 성폭력 사안처리 매뉴얼]에 의한 성폭력의 정의는 위의 표와 같아요. 또한 예를 보면 보통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폭력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단순히 만지거나 부비는 행위, 보여주는 것도 성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거죠.
전화 상담하신 어머니는 성폭력에 해당되는 것을 알지 못했거나, 성폭력이 어떤 조치가 이뤄지는 지에 대해 학교 측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지 않았나 싶어요.
성폭력은 2008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며 추가(법 제2조 및 제5조 제2항)된 내용이에요. 그전까지 없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성폭력은 알게 된 사람은 신고하게 되어 있고 만약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로 부과를 받게 되어 있어요.
상담하신 어머니께서 다시 전화를 주시지 않아 어떻게 진행했는지 알 수 없어요. 다른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무엇보다 성폭력과 관련한 것은 특히 잘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아이들 장난인데 라고 여기는 것이 결국에 큰 일이 되고, 무엇보다 상대가 느끼는 정신적 피해라는 것이 중요해요. 행위자는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이후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한다면 그것은 폭력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피해자가 어떤 욕구를 보이는 지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이 제 1순위가 되어야 해요. 행위자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들고 같이 생활할 수 없다고 했다면, 위와 같은 조치가 내려졌을 거예요. 그래서 부모님은 평소에 아이가 어떻게 친구들과 지내고 있는 지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물어보기도 해야 해요. 더불어 아이에게 예로 나온 행위들이 성폭력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도 있는 거죠. 이성간의 성폭력 못지않게 동성간의 성폭력도 많다는 것도 알아두셔야 해요. 그럴 경우 성적 수치심은 더욱 심하기 때문이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92 | #칼럼 9-대화의 프로토콜, 당신에게 로그인하고 싶어요(이정학) [2] | 모닝 | 2017.06.26 | 1399 |
4791 | #21. 군대에서 시작하는 변화이야기 [2] | ggumdream | 2017.10.09 | 1399 |
4790 | #3. 마라톤 [3] | ggumdream | 2017.05.01 | 1400 |
4789 | 삼국유사속 역사기행은 어떠신지요? [1] | 송의섭 | 2017.07.31 | 1400 |
4788 | <뚱냥이칼럼 #25> 아이들과 노는 것이 힘들다고요? [2] | 뚱냥이 | 2017.11.27 | 1400 |
4787 | 소년원 독서 강의를 앞두고 [2] | 정승훈 | 2020.08.08 | 1400 |
4786 | #22 - 치료약이 없는 바이러스 [2] | 모닝 | 2017.10.16 | 1401 |
4785 | #31.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1] | ggumdream | 2018.01.22 | 1401 |
4784 | 나 만의 특별과제 3 -새로 알게 된 것들 [2] | 박혜홍 | 2018.07.27 | 1401 |
4783 | 인생을 바꾸는 한마디 [4] | 불씨 | 2020.05.31 | 1401 |
4782 | 함께 읽기 [2] | 앨리스 | 2014.12.01 | 1402 |
4781 | 겨울잠도 괜찮아 [1] | 녕이~ | 2014.12.01 | 1402 |
4780 | Climbing - 17. 이사 갑니다 [1] | 書元 | 2013.08.11 | 1403 |
4779 | 칼럼#8 부동산투자는 인(仁)하지 못하다?(이정학) [3] | 모닝 | 2017.06.12 | 1403 |
4778 | 6월 오프수업 후기(정승훈) [4] | 정승훈 | 2017.06.20 | 1403 |
4777 | 나쁜 상사에게서 배웁니다 [5] | 송의섭 | 2017.07.24 | 1403 |
4776 | 11월 오프모임 후기_이정학 | 모닝 | 2017.11.21 | 1403 |
4775 | 또 다시 칼럼 #22 청소년회복센터를 아십니까? [2] | 정승훈 | 2018.10.15 | 1403 |
4774 | 11월 오프수업후기 | 디오니송스 | 2017.11.20 | 1404 |
4773 | 12기 12월 오프 수업 후기 | 박혜홍 | 2018.12.17 | 1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