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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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내가 이런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
가끔이긴 하지만 내가 나한테 하는 최고의 칭찬이다.
몸치에 각목 같던 내가 벨리댄스를 즐기게 되었을 때, 곰손에 빵이라면 먹을 줄 밖에 모르던 내가 그럴 듯한 케잌이며 티라미수를 만들어 내고 잘먹었다는 칭찬까지 들었을 때, 그리고 뛰는 게 싫어서 그냥 지각을 하던 내가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고 10km를 1시간 안에 완주했을 때…
정말이지 나는 내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2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었다.
그런데 해보니까 되긴 했다.
약 10개월 전, 친구에게 처음으로 변화경영연구소에 지원해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홈페이지의 모집 공고를 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1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으며 북리뷰를 쓰고 칼럼 한 개씩을 쓴다고…? 내가 그걸 어떻게 해. 아니 지원해도 떨어질 걸…’
다행히도 억지로 쥐어짜며 써냈던 미스토리로 합격했고, 7명의 동기들과 함께 “죽음과 재생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멋 모르고 시작할 때는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또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는 것만으로 들뜨고 설렜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컨텐츠를 접하고, 책을 읽으며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지적 콤플렉스가 사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상징적 의미이기는 할지라도 “죽음”과 “재생”이 어찌 설레고 즐거운 시간만 있을까? 매주 일요일 밤을 새다보면 1주일의 리듬이 무너지고, 다시 회복할 즈음에 또 밤을 새야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한 달에 한 번하는 오프 수업은 또 어땠을까? 생각도 못한 과제를 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느라, 그리고 1년간 공헌하기로 한 약속을 실행하느라 오프 전 이틀은 항상 밤을 새며 준비를 해야 했다. 그렇게 참석한 오프 수업에서 생각도 못한 피드백을 듣고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었다. 항상 마지막 전철을 놓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기를 10개월. 벌써 1년의 과정이 끝나가고 이제 단 한 번의 오프 수업만을 남기고 있다. 마지막 오프 수업을 한 후에도 2월에 졸업 여행이 있고, 3월까지는 북리뷰와 칼럼을 계속 쓴다고는 하지만 공식적인 수업은 마지막이다.
이제 너무 두꺼운 책은 다 읽지 못하고 북리뷰를 쓰는 꾀를 부리기도 한다. 칼럼은 마감 5분 전에 겨우 올리면서 다음 주에는 정말 미리하자 다짐하지만, 매주 다짐으로만 끝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3개월 간의 과정을 잘 마무리하며, 아니 1년 후에 희망하는 책을 손에 들고 이렇게 말하기를 바래본다.
“어머나, 내가 이런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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