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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5일 00시 24분 등록
일주일 간의 여행에서 돌아온 후 몸이 아팠다. 첫째 날은 어깨가 뻐근하고, 온 몸의 근육이 찢어지는 듯 했다. 시차와 몸살 탓인 가보다. 무겁고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 3일을 보내다 보니, 내 몸이 참 무거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불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겁고도 불편한 몸뚱어리.

코가 막혀 징징거리고, 머리가 아파 웅웅거리고, 목이 아파 캑캑거리는 몸뚱어리를 이끌고 집으로 간다. 회사로 간다. 업무를 본다. 책을 읽는다. 밥을 먹는다. 잠을 자고, 꿈을 꾼다. 어딘가가 고장 나면 이렇게 불편하기 짝이 없는 몸을 이끌고 하루를 산다. 이틀을 산다. 겨우 겨우 살아낸다.

몸에 대해 생각해본다. 언제가 썩어 없어질 가벼운 몸. 그러나 일생을 함께 가야 할 무거운 몸.

점심을 먹고 있는데, 창 밖에 배추 흰 나비가 날아와 부딪힌다. 하도 가벼워 충격도 없다는 듯, 팔랑 팔랑 날아와 쓰다듬듯 투명한 창에 부딪힌다. 가벼운 몸. 가벼운 날개 짓. 그 몸뚱어리만큼의 삶의 무게. 세상을 그만한 무게로 짊어지고 날아다닌다.

그 가벼운 삶이 부러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무거운 머리로 다산문선을 읽다 보니, 이런 글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니 너희들은 이 점을 알아서 학문을 깊이 연구하는 노력은 조금 늦추더라도 먼저 올바른 몸가짐의 공부에 힘써 육중한 산처럼 우뚝 솟은 모습으로 고요히 앉아 있는 자세를 익혀야 한다.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접하는 데도 먼저 기상을 점검하여 자기 본령을 세울 줄 안 다음에 점차로 저술에 마음을 기울여야만이 한마디 말, 한 구절의 글이 모두 남들이 아끼고 애호하는 바가 될 것이다. 만약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경시하여 땅에 버려진 흙같이 한다면 이는 정말 끝나버리는 일일 뿐이다."

공부라는 것은 머리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몸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마음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일어나게 할 신체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생각의 탄생'이란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생각이란 것은 먼저 감각과 근육, 힘줄과 피부를 타고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생각이 시작되는 그 짜릿한 순간을 느끼기 위해선 온 몸의 감각과 세포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 동안 몸을 너무 소홀히 대했다. 균형이 중요하다. 책을 통해 자신을 찾고 읽은 것을 체득하기 위해선, 단지 보는 것만이 아니고 새로운 생각을 일으키기 위해선, 건강한 몸이 필요하다. 뿌리가 약한데 어찌 튼실한 과실이 열리겠는가.

운동을 해야겠다. 무엇이든 시작해야겠다. 어찌됐던 짊어진 몸이 아닌가. 같이 살아야 할 몸이 아닌가. 운동을 하자. 조금 귀찮더라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몸을 움직이자. 그리고 천천히 먹자. 꼭꼭 씹어먹자. 몸에 좋은 것을 먹고 나쁜 것을 줄이자. 한꺼번에 몰아서 하려 욕심내지 말고, 집중한 뒤엔 휴식을 취하자.

격格하기 위해서는 용勇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지속하기 위해선 체력과 습관은 필수이다. 간단한 삶의 규칙을 정하고 몸에 배이게 하자. 습관을 만들자. 일상을 좋은 습관들로 채워 나가자.

튼튼한 몸이 없으면 새로운 생각도 없다. 몸이 가벼워야 생각도 가볍다. 좋은 생각은 좋은 몸에서 나온다. 내 몸이 바로 내 마음의 불쏘시개다.
IP *.60.2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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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바다
2007.06.25 00:13:33 *.6.5.217
도윤오빠, 글 완전 공감이에요 ^^ 건강이야말로 최고의 능력!
근데 왜 회사들은 인재의 자격요건으로 건강을 꼽지 않을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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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6.25 01:29:53 *.232.147.203
형, 건강하세요.

"늘 건강에 유의하고 , 피곤하고 힘들면 쉬도록 해라. 조급해 하지 말고, 긴 길을 간다 생각하거라. 자기를 편하게 쉬게하는 것도 중요한 경영이다. 크게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할 때를 위해 늘 절제하고 마음을 편히 가지고 꾸준하거라. 특히 몸에 무리가 가는 일정은 삼가도록 해라.

아침은 먹고 다니느냐 ? 언젠가 토즈의 정윤환이 자기는 저녁 때 집에 들어 갈 때 큰 토미토를 사서 아침에 늘 토마토를 여러개 갈아 먹는다고 하던데, 그 말을 듣고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도 앞으로 힘껏 달려가는 미혼의 젊은이다. 토마토가 좋으면 그렇게 해 보아라. 아내가 챙겨주지 못하면, 스스로 챙겨라. 자금은 젊어서 괜찮다 여겨도 사람은 몇십년 전부터 스스로 공을 들여 자신을 키워내야 한다. 건강도 그 중의 하나니 늘 마음에 두고 네 몸에게 잘해 두도록 해라."

사부님 말씀.
아침 드세요? 건강 잘 챙깁시다.
근데, 이렇게 말하는 저도.. 오늘은 밤을 새야 할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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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2007.06.25 09:40:13 *.99.120.184
몸이 아팠었군. 지금 괜찮니?
변화에도 리듬이 중요하듯 우리 몸도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리듬을 깨면 안되지. 그래서 운동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생활이 우선인 것 같다. 빨리 회복해서 예전의 도윤이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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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2007.06.25 10:23:34 *.249.167.156
모두들 일상을 즐기며, 생활의 향기가 느껴지는 글을 쓰고 있는데, 혼자 투정부리는 듯해서 부끄럽습니다. 다시 힘을 내겠습니다^^

윤아, 건강으로 인재를 뽑는다면 나는 퇴출 대상 1호이구나..

승오야, 밤을 꼬박 지새느라 힘들었을텐데, 오늘은 빨리 들어가서 푹 쉬어라!

창용 형님, 어린 녀석이 엄살 부려서 죄송합니다..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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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6.25 10:41:37 *.227.22.57
“우리는 씨를 뿌리지 않은 곳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수확을 거두었으니 아마 씨를 뿌릴 필요성을 잊어버렸을 것이다.”

스티븐 코비는 이렇게 말했고,

"만약 하늘과 땅 사이에 예로부터 달이 없다가 어떤 사람이 갑자기 달을 얻게 되었다면, 그가 달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 만족해하여 다른 것을 구하지 않는 것이, 어찌 야광주와 수극벽을 가진 것쯤에 비교가 되겠는가"

하고 다산 선생님도 말씀하셨지. 둘 다 건강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 이해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아. 그치? 몸 잘 챙겨! 신혼엔 건강이 생명이라구~ 나로 하여금 네 신혼생활을 걱정하게 만들지 말라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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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6.25 23:32:18 *.142.243.87
네.. 저도 출장 갔다오면(짧더라도) 무거워지고 약간 맛이 간 몸이 느껴져요. 회복하는데도 며칠 걸리고,,

맞아요.. 건강이 최고 !! 공감. 몸 잘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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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6.26 23:26:54 *.48.41.28
정말 동감동감..
나도 생전 안 걸리던 감기를 오뉴월내내 달고다녔지.
이거 혹시 연구원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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