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余海 송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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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
현재 나는 전원도시, 아니 시골에 살고 있다. 이유는 따로 없다. 그저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보다는 여유롭게 생활하는 시골이 좋기 때문이다. 시골에 살면 도시인들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들도 있지만 좋은 점들도 많다. 누구나 금방 떠오르겠지만 자연과 호흡하며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상쾌한 아침공기와 함께 참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가끔은 멀리서 새벽을 알리는 '꼬끼오~~~‘라는 닭 울음소리도 들린다. 문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강물줄기를 따라 조성된 공원이 있어 운동과 산책을 늘 즐길 수 있다. 또한 강 맞은편으로는 자연의 향취를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있어, 특히 요즈음처럼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단지 돗자리만 준비해서 가기만 하면 울창한 숲속에서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무더위를 쉬이 날려 버릴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무척 많다. 이런 매력 때문에 시골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다는 생각은 이미 떨쳐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이러한 혜택도 도가 지나치다 보면 탈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더운 여름철이 되면 시골도 잠이 들기가 무척 힘들다. 겨우 잠이 들려는 찰나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갑자기 시끄럽게 들려오는 '컹컹~ 컹컹~' 개 짖는 소리 또는 '이야옹~ 이야옹‘아기의 울음소리를 닮은 고양이 소리이다. 동물들도 더위를 이겨내기가 힘들었던지 평소에 울어대는 소리와 사뭇 다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이 밤중에 저렇게 울어대는데 주인은 도대체 무엇을 하나?’'배 고프다고 밥 달라고 그러는 건가?' 온갖 생각을 하다보면 잠은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이럴 때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만약 동물의 울음소리를 사람들이 알아듣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른 동물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서로에게 좋을까? 아니면 오히려 불편할까?'
한밤중에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로 위급한 상황이란 것을 알아들었다면 가만히 누워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도 들어야 할 때도 많아 서로가 불편한 점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다 결국 '하나님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 미리 인간과 동물의 의사소통을 차단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세계를 분리해 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그렇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오히려 신이 인간에게 준 혜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정보통신 기술, 특히 네트워킹 기술의 발달로 미래는 '유비쿼터스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즉 내가 필요하다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아니 무생물과도 정보를 교환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물건으로 치면 언제, 어디서 생산되었으며 현재 할 수 있는 기능이 무엇인지 등등 많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만큼 세상이 편리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주지해야 한다. 간단한 예로 언제 어디서나 연락이 가능한 상황에서 갑자기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을 견디기 무척 힘들어한다. 누가 휴대폰을 잃어버려 연락이 두절된다면 잃어버린 당사자보다는 연락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더 답답해하고 힘들어한다. 지금은 인터넷만으로도 정보의 홍수로 인한 많은 폐해를 겪고 있는 점을 볼 때 더 진보된 유비쿼터스 시대에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큰 혼란 속으로 빠트릴 지도 모른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13세기 몽골제국을 건설했던 칭키스칸은 유라시아 지역의 넓은 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배하고자 역참제를 만들었다. 이는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것으로 초원지대의 주요 이동 수단인 말을 일정한 거리마다 바꿔 탈 수 있도록 거점을 확보하고 관리하여 바톤 터치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교통, 통신,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생산품이 없었던 몽골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역참제를 이용하여 각 지역의 상품을 교역하고 이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어 상업이 발전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발달된 네트워크에도 부작용은 있었다. 몽골제국이 멸망하게 된 것도 전쟁이나 권력투쟁 때문이기보다는 여러 지역의 편리한 물자 교역을 위해 건설한 도로나 역참이 페스트 등의 역병을 옮기는 주요한 통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깨달음이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지금은 정보의 통로인 무선네트워크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에 여러 나라들이 이 지배력을 선점하고자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몽골제국의 역사적 교훈처럼 편리함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과 폐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염려가 단지 나의 지나친 노파심이기만을 바란다. 기술의 편리함은 제대로 누리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미리 살펴 지나침이 없는지 검증해보는 지혜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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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전원도시, 아니 시골에 살고 있다. 이유는 따로 없다. 그저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보다는 여유롭게 생활하는 시골이 좋기 때문이다. 시골에 살면 도시인들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들도 있지만 좋은 점들도 많다. 누구나 금방 떠오르겠지만 자연과 호흡하며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상쾌한 아침공기와 함께 참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가끔은 멀리서 새벽을 알리는 '꼬끼오~~~‘라는 닭 울음소리도 들린다. 문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강물줄기를 따라 조성된 공원이 있어 운동과 산책을 늘 즐길 수 있다. 또한 강 맞은편으로는 자연의 향취를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있어, 특히 요즈음처럼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단지 돗자리만 준비해서 가기만 하면 울창한 숲속에서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무더위를 쉬이 날려 버릴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무척 많다. 이런 매력 때문에 시골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다는 생각은 이미 떨쳐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이러한 혜택도 도가 지나치다 보면 탈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더운 여름철이 되면 시골도 잠이 들기가 무척 힘들다. 겨우 잠이 들려는 찰나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갑자기 시끄럽게 들려오는 '컹컹~ 컹컹~' 개 짖는 소리 또는 '이야옹~ 이야옹‘아기의 울음소리를 닮은 고양이 소리이다. 동물들도 더위를 이겨내기가 힘들었던지 평소에 울어대는 소리와 사뭇 다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이 밤중에 저렇게 울어대는데 주인은 도대체 무엇을 하나?’'배 고프다고 밥 달라고 그러는 건가?' 온갖 생각을 하다보면 잠은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이럴 때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만약 동물의 울음소리를 사람들이 알아듣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른 동물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서로에게 좋을까? 아니면 오히려 불편할까?'
한밤중에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로 위급한 상황이란 것을 알아들었다면 가만히 누워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도 들어야 할 때도 많아 서로가 불편한 점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다 결국 '하나님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 미리 인간과 동물의 의사소통을 차단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세계를 분리해 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그렇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오히려 신이 인간에게 준 혜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정보통신 기술, 특히 네트워킹 기술의 발달로 미래는 '유비쿼터스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즉 내가 필요하다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아니 무생물과도 정보를 교환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물건으로 치면 언제, 어디서 생산되었으며 현재 할 수 있는 기능이 무엇인지 등등 많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만큼 세상이 편리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주지해야 한다. 간단한 예로 언제 어디서나 연락이 가능한 상황에서 갑자기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을 견디기 무척 힘들어한다. 누가 휴대폰을 잃어버려 연락이 두절된다면 잃어버린 당사자보다는 연락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더 답답해하고 힘들어한다. 지금은 인터넷만으로도 정보의 홍수로 인한 많은 폐해를 겪고 있는 점을 볼 때 더 진보된 유비쿼터스 시대에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큰 혼란 속으로 빠트릴 지도 모른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13세기 몽골제국을 건설했던 칭키스칸은 유라시아 지역의 넓은 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배하고자 역참제를 만들었다. 이는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것으로 초원지대의 주요 이동 수단인 말을 일정한 거리마다 바꿔 탈 수 있도록 거점을 확보하고 관리하여 바톤 터치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교통, 통신,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생산품이 없었던 몽골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역참제를 이용하여 각 지역의 상품을 교역하고 이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어 상업이 발전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발달된 네트워크에도 부작용은 있었다. 몽골제국이 멸망하게 된 것도 전쟁이나 권력투쟁 때문이기보다는 여러 지역의 편리한 물자 교역을 위해 건설한 도로나 역참이 페스트 등의 역병을 옮기는 주요한 통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깨달음이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지금은 정보의 통로인 무선네트워크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에 여러 나라들이 이 지배력을 선점하고자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몽골제국의 역사적 교훈처럼 편리함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과 폐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염려가 단지 나의 지나친 노파심이기만을 바란다. 기술의 편리함은 제대로 누리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미리 살펴 지나침이 없는지 검증해보는 지혜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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