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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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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9일 07시 15분 등록

그렇게 지금까지 공부한 모든 분들을 떠올리며 저는 첫 책을 통해 심연을 통과하고자 안간힘을 썼습니다. 로욜라 신부님의 맨발의 수련도 떠올렸고, 천재로 알았던 피카소의 수십 장 스케치 연습도 떠올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력을 잃어가며 천장 벽화를 그린 미켈란젤로를 생각하며 아직 제 노력은 노력이라 할 수도 없다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3년차 초겨울이 시작되자 더는 버틸 힘이 없어 절망감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내가 다시 사회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대로 끝나는 거 아닐까..? 그럼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참으로 두려움과 불안을 넘어 이젠 인생 전반에 대한 공포감이 스며들기 시작하며 심리적으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책과 사부님께 배운 그대로를 행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 굳게 믿고 지난 3년동안 제 안의 모든 힘을 짜내어 버티고 또 버텼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책 쓰기는 요원해 보였고 그만큼 제 앞날은 막막했습니다. 어쩌다 한번 외출을 하면 초겨울의 잿빛 하늘이 낮게 다가와 마치 저를 압박하는 것 같은 공포감이 들며 한없이 춥고 외로웠습니다. 제 마음과 같은 뿌연 창문을 바라보며 절망감과 사투를 벌이는 바로 그 때 부….우 하고 전화가 들어옵니다. 찾는 이조차 거의 없어진 그 즈음 누구일까 쳐다보니 스승님이셨습니다.

 

먼 별이냐?”

스승님은 그 때까지도 저를 먼별이라 부르고 계셨습니다.

 

. 사부님..” 하는데 말을 잇지 못하고 그만 눈물이 터졌습니다. 춥고 어두운 밤길을 헤매는데 저만치서 아버지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저 서러웠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 문득 스승님께서 용건이 있어 전화를 주셨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부님, 죄송합니다. 용건이 있으셨을텐데요… “

 

아니다. 괜찮다. 실컷 울거라. 그런데 먼별아. 하나만 명심하거라. 넌 돌아갈 곳이 없다. 오직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갑자기 겨울 밤 얼음물을 뒤집어 쓴 것 같았습니다. 스승님 말씀처럼 퇴사 후 3년차, 저는 진정 돌아갈 곳이 없었습니다.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제가 살 길은 없었습니다. 울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 멈춘 바로 그 순간 부~욱 하고 문자가 들어옵니다.

 

먼별아. 오늘이 동지구나.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

그런데 오늘이 지나면 밤이 점차 짧아진다. 그게 자연의 순리이다.  

나오거라. 밥 먹자꾸나.”

 

그쳤던 눈물이 다시 터졌습니다. 하지만 아까처럼 그저 서러운 눈물은 아니었습니다. 우는 건 오늘로 끝이다. 바닥까지 울고 다시 일어서리라. 그런 다짐 같은 눈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었습니다. 죽음편지 이후 또 한번 온 몸이 아프도록 울며 다시금 재탄생을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모처럼 외출을 하였습니다. 실로 몇 달 만에 처음이었는데 스승님께서 점심을 사주셨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묻기도 하시고 해주시기도 하시던 스승님께서 문득

 

먼별아, 첫 책 말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 말고 그냥 네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하십니다.

 

제 이야기를요…??”

 

너무 놀라서 파스타가 목에 걸릴 뻔 했습니다. 집 안에 쭈그러져있는 지난 3년인데 제 이야기를 뭘 쓸 수 있는 건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너는 연구원 시절 변화경영 실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잖니. 그럼 그 동안 헤맨 이야기를 한번 정리해봐. 독자들 중 내 변화경영 사상 이야기를 너무 어려운 이야기로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네 이야기는 그런 독자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 

 

순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3년 주야장천 책을 읽으며 어찌해야 지식기업가로 전환할 수 있는지 줄기차게 고민했던 저로서는 무언가 인문학적 주제 하나를 갖고 제 책을 써야 할거라 생각했었습니다. 단 한번도 제 이야기, 그것도 멋지게 전환한 성공 스토리가 아닌 지질이 궁상 떨던 지난 3년을 책에 담아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한적이 없었습니다.

 

스승님께서 주신 말씀을 저는 어찌 받았을까요..? 아쉽지만 제 반응과 나머지 책 쓰기 전략 이야기는 다음주 금요일에 들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제 이야기가 조금 길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 편은 유독 조금 더 길어서요^^:::

 

그럼 자신을 돌아보는 평온한 주말 보내시고 나를 찾아가는 다음 한 주도 아자 홧팅입니다!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blog.daum.net/alysa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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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hgoo.com/2011/836650

IP *.53.6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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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11:32:27 *.7.46.10
선생님과 추억이 많으시군요.
당신은 행운아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8.01.24 21:03:51 *.111.108.74

사부님과 사제의 연을 맺은 저희 모두 행운아들이겠죠^^


무튼 연대님의 댓글 응원, 진심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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