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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일 14시 33분 등록
남자는 인생으로 시를 쓰고, 여자는 그 시를 읊어준다

칭기즈칸, 그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 세계를 제패한 야성의 경영자입니다. 그 어떤 무인보다 부하들을 통솔하는 능력이 탁월했으며, 충신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합리적인 리더였지요. 그러나 내가 그를 높이 사는 이유는 결코 그가 정복자로서의 칭기즈칸이어서가 아니라 현명한 아내를 둔 한 남자로서의 칭기즈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았던 그였기 때문입니다.

“칭기즈칸은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시기마다 선택에 고민할 경우 부르데의 의견을 따랐다. 그녀의 의견은 선견지명이 있었고 또 결정적이기도 했다”
“중요한 전기를 맞아 큰 결단을 내리게 될 때 그는 매번 주저하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아내 부르데가 남편 대신에 결정을 내리는 처지이고 남편은 아내 의견에 따라 자신의 운명을 맡겨버렸다”

물론, 이러한 칭기즈칸을 두고 자칫 우유부단하고 겁쟁이였다는 등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가치관에 비추어 볼 때 그는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남자는 남자 혼자의 힘으로는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위인과 영웅들의 인생을 한 번 들여다볼까요? 남자의 눈부신 성공과 업적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갖은 형태로 최고의 서포터가 되어준 현명한 아내의 희생이 있기 마련입니다. 희생의 힘은 신비롭습니다.

나는 창조론을 믿기에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로 지음 받았다고 믿습니다. 비록 농담 반, 진담 반 우스갯소리로 치부해버릴지라도 한 번쯤은 그 상징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연약하고 부러지기 쉬운 뼈가 바로 갈비뼈이지만, 또 살아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게 갈비뼈가 아니겠어요? 남자의 머리카락으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남자의 머리 꼭대기에 있지 말라는 것이고, 남자의 복숭아뼈로 여자를 만들지 않음은 남자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든 이유는 언제나 남자의 가슴 속에 머물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볼까요? 만약 누군가 나에게 너의 커리어와 가정 중에서 한 가지를 포기하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의 커리어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도, 내가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나에게는 보다 원대한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성공하는 것보다 내 남자의 성공을 지켜보며 기여할 수 있음이 더 큰 보람과 뿌듯함을 가져오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오해하지는 말기 바랍니다.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희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의 우선순위가 분명하다는 의미니까요. 또한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는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기회를 가져다 주기에 밖에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안에서의 성공 또한 이루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한 가정을 경영한다는 것은 그 어떤 사회활동보다도 가치 있고,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경영 형태 중 하나입니다. 장차 이 사회의 일꾼들이 될 이들을 키워낼 가장 기본적인 터전을 마련하는 최고의 프로슈밍이기에 그렇습니다. 여성이 너무나도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엄연히 다릅니다. 여성에게는 자궁이 주어졌습니다. 이것은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따금씩 출산률이 저하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습니다.

이 시대의 모든 남성과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남자는 인생으로 시를 쓰고, 여자는 그 시를 읊어준다고.
아무리 휘황찬란한 시를 썼다고 해도, 그 시가 읊어지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시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그 시를 읽는 사람이 있듯이 각자의 역할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그 어떤 존재도 덜 중요하고, 더 중요하고는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에 그런 기사 하나를 접했습니다. 남자들이 울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 제 홈페이지에 그 기사를 퍼다 놓고는 제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덧붙였습니다.

나이 30에 그대가 날 미처 잡지 못하고 놓쳐버렸다며 울지 않게,
내가 먼저 그대를 알아보고 붙잡아줄 수 있기를.

나이 40에 그대가 삶에 회의를 느껴 후회하며 울지 않게,
내가 먼저 그대에게 진심어린 최고의 응원을 선사할 수 있기를.

나이 50에 그대가 중년의 위기로 인해 고개 숙여 울지 않게,
내가 먼저 그대를 향해 웃으며 자신감이 되어줄 수 있기를.

나이 60에 그대가 외로움에 어딘가 숨어서 울지 않게,
내가 먼저 그대가 기대어 쉴 수 있는 어깨하나 빌려줄 수 있기를.


그리고 이번 칼럼의 기회를 빌어 꼭 하고 싶었던 말을 해야겠습니다.
나는 구본형 선생님을 많이 존경합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사모님을 선생님보다 아주 조금 더 존경합니다. 왜냐하면, 사모님께서 계시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선생님이 없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IP *.6.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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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7.02 03:36:00 *.109.104.131
아~ 그날 음악회때 꼭 갔어야 했는데... 그래서 사모님을 만났어야 하는데... 아쉽다. 정말 아쉽다. 그나저나 윤이는 정말 현모양처가 될 모양이네. 처음엔 설마 했는데, 점점 믿음이 가는 걸~ 누가 행운의 사나이가 될까? 궁금해지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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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2007.07.02 08:51:02 *.211.61.150
글도 좋지만 글쓴이의 마음이 훨씬 더 좋다. 그래서 글은 쓰는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릇이라고 하는가 보다.
지금의 해정이여도 충분히 시를 아름답게 읊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남자는 인생으로 시를 쓴다고.
난 아직 펜도 못들었는데.... 지금부터 써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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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바다
2007.07.02 14:42:23 *.6.5.196
어제 미처 빼먹고 올리지 못한 부분이 있어 수정보완했습니다 ^^

종윤오빠, 나도 표현은 안했어도 그날 사모님 뵈서 너무 좋았어요!
행운의 사나이 누가 될지 나도 궁금해지네 ㅎㅎㅎㅎ

여해오라버니, 글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아요. 꿈틀꿈틀~
그리고 펜은 마지막 순간에 들어도 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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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2007.07.02 21:14:58 *.128.229.230
나는 네가 시를 썼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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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바다
2007.07.02 21:40:26 *.6.5.230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그럼, 나의 인생으로 시를 쓰는 것과
내 사람의 시를 읊어주는 것을 동시에 해야겠네요... 그렇게 되면
내 사람도 나의 시를 읊어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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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03 01:37:49 *.48.41.28
정말 잘 쓴 시다.
아무래도 윤이가 제일 가족을 만들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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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바다
2007.07.04 14:23:10 *.132.76.252
언니, 과찬이시옵니다~~ 근데 요즘 나온 책 중에 <가족에 미쳐라>
란 책이 있던데 한 번 보고 싶더라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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