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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9일 10시 47분 등록

#33. 34권의 책.

‘34! 애걔, 이거 밖에 안되는거야? 100권은 읽은 기분인데….’

이번 주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끝으로 연구원 과정의 책은 모두 끝이 났다. 모두 34권의 책이었다.

34권의 책! 1년의 결실이다. 가슴 한 구석에는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 아직 책을 읽고 소화하는 능력이 부족한 편이라 어떤 책은 읽어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나 좋은 책들을 내 인생에서 만났다. 그리고 역시 내 인생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은 시간들이었다. 1주일에 한 권씩 읽는다는 것은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써 본 20페이지 이상의 북리뷰. 이런 필사 같은 것을 하는 것이 힘이 들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다른 책을 읽어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아 찜찜하기까지 하다. 늘 시간이 부족해 마감시간에 쫓겨 제출을 하느라 엉성하기 그지 없지만 책을 읽는다면 이렇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다.

4. 첫 시작은 구본형 선생님의 책들이었다. 과거 힘든 시기에 선생님 책을 접하고는 많은 위안을 가졌고 일과 사람에 대한 자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데 제 2의 인생을 출발하는 나에게 앞으로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메시지를 전해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들이었다.

5. 조셉 캠벨의 신화 책과 그리스 로마 신화,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읽었다. 특히 조셉 캠벨의 책 2권은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잘 이해도 되지 않았었는데 동기들의 북리뷰와 여러 선배님들의 강의를 통해 영웅여정 등 신화의 의미와 그가 무엇을 얘기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고 나니 이후 모든 책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신화나 그 내용들이 이해되었고 신화가 의미하는 내용까지 알고 나니 책을 읽기가 한결 편해졌다. 강의를 통해 나는 억울한 옥살이에도 불구하고 재소자들과의 관계맺음, 그리고 그 속에서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은 신영복 선생님의 높은 이성과 감성에 감동을 받았다.

6. 철학이었다. 동양철학의 고전인 논어, 도덕경과 서양철학의 역사를 기록한 철학이야기를 읽었다. 공자에게서 배움과 사람된 자로서의 행해야 할 마음가짐을 배웠고, 노자를 통해 상선약수(上善若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되었다. 철학 이야기는 사실 책이 너무나 두껍고 너무 많은 철학자들이 기술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힘든 책이었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서양철학자들을 배웠다. 나에게는 다시 읽기가 필요한 책이다.

7. 사피엔스, 삼국유사, 셰익스피어를 만났다. 사피엔스를 통해 인류의 기원과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배웠고, 삼국유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를 만났고 내가 살고 있는 경주를 더 알고 싶어졌고 사랑하게 되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40이 되어서야 읽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크나큰 감동은 없었지만 왜 셰익스피어를 빼놓을 수 없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8. 무더운 여름에는 정민의 한시미학산책을 통해 한시의 아름다움과 한자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배움에 대한 의지가 생겼다. 더불어 정민이라는 좋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 파우스트를 통해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60년이 걸린 괴테의 열정과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철학자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작품이었는지를 알고 싶었으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몇 번은 읽어야 되겠지.)

9. 사기열전, 열하일기, 난중일기를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의 행동과 시대적 상황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사기열전은 시대만 바뀌었고 칼을 안들었을 뿐이지 지금의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르지 않음을, 열하일기, 난중일기를 통해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의 고뇌와 나라를 위한 그들의 충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항상 잘 안다고 생각했던 충무공을 한번 더 볼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10. 강점혁명, 코끼리와 벼룩,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만났다. 강점혁명을 통해 나의 강점은 물론 내가 어떤 부류의 인간인지를 돌아보게 했다.(전에는 이런걸 잘 믿지 않았는데.) 찰스 핸디와 피터 드러커를 통해 앞으로 내가 일을 가진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일의 의미를 생각해야 하고 먼 미래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었다.

11. 융 자서전, 그림자, 내면아이, 무경계를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았고 경계를 지음으로 인해 생기는 많은 문제들이 있음을,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이지만 나를 잘 이해하고 내외적으로 성장시킬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12.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죽음의 수용소라는 고통스러운 지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인 삶의 의미에 대해, 나는 걷는다를 통해 여행과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월든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1. 책쓰기를 위한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통해 글쓰기의 가치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함을, 대통령의 글쓰기를 통해 실제 글쓰기를 위한 다양한 방법과 접근법을, 황제의 명상록을 통해 금욕적인 삶의 철학과 죽음, 인생에 대해, 숨결이 바람 될 때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이해와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함을 알려주었다.     

연구원의 과정이 아니라면 절대로 읽어보지 않았을 것 같았던 책들을 접했고 이제부터는 내가 스스로 책을 읽어야 하는 시간들이다. 좋은 책들과 습관과 방법을 알게 된 지난 1년이 나에게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IP *.106.20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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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14:45:54 *.18.187.152

기상씨 통해 지난 해 읽은 책들을 정리하게 되네요. 감사*^^*

같은 기간 같은 책을 읽어 8명의 뇌와 마음 속에 공유된 부분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

 

(그나저나 겨우(?) 34권이었어? 얼추 50권은 되겠지 했는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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