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 조회 수 138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전국에 커피전문점은 약 5만개 정도로 파악됩니다. 수치상 정점을 찍은 지 오래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공간만 있으면 여전히 커피집은 오픈됩니다. 창업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 중 커피전문점은 여전히 상위의 창업아이템입니다. 그들에게 커피집 창업의 이유를 물어보면 ‘식당보다 관리와 운영이 편할 것 같아서’ 또는 ‘보기에도 깨끗해보여서’, ‘육체적으로 덜 힘들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적지 않습니다. 커피집 창업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판단에 참고할 두 가지 셀프 질문입니다.
첫째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는가’. 모든 골목점포가 그렇듯이 영업을 통해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럼에도 이 질문을 하는 것은 편하고 깨끗하고 뭔가 있어보여서 하려는 것이 현실감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10년 전쯤 저는 인천에서 커피집을 운영했었습니다. 당시 제가 계획했던 그 공간의 컨셉은 스터디를 할 수 있는 동아리카페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외형상 장사였기 때문에 수익을 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1차 경영 목표는 ‘손익분기 0’ 즉 현상유지였고, 2차 목표는 사회적가치 추구였습니다. 사회적가치란 지역 청춘들과의 만남 및 미래를 위한 디테일한 커피집 운영 경험 축적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이슈가 되던 사회적기업을 하려던 것도 자선사업가도 아니었지만 과도한 수익을 목표하지 않고 공간 사용에 더 큰 경영적 목표를 두었던 것이지요. 경영의 목표가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공간 홍보에 주력하던 초기 2개월은 마이너스 손익분기를 내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러자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고 하루에도 여러 가지 마음들이 내면에서 스스로를 괴롭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커피집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면 그 갈등은 더 복잡했을 것입니다. ‘먹고 살 수 있는가’ 냉정하게 더 현실적인 계산을 해보아야 합니다.
둘째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먹고 살 만큼 영업이 되지 않으면 사람을 좋아하기도 힘들어집니다. 다른 업종과 달리 커피집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에는 ‘쉼’에 대한 것이 큽니다. 식당 손님의 목적은 ‘끼니’입니다. 그러니 밥을 먹고 나면 자연스레 퇴장합니다. 그에 비해 커피집은 다양한 부분에서의 만족, 즉 채워지는 것이 있어야 재방문이 가능해집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의미는 단순하게 ‘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가 아니라 손님마다 개별화된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획일화된 서비스로 커피집의 승부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 두 가지의 셀프 질문을 하고 난 후 비로소 개인브랜드로 할지 프랜차이즈로 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서 영업 컨셉은 어떻게 할지 즉 오직 커피만 취급할지 베이커리를 추가할지 또는 디저트는 어떤 것으로 하며 북카페 형태인지 아니면 음악카페인지 판단합니다. 상권 역시 주택가로 갈지 아니면 오피스 상권으로 갈지 고민하고 얻게 될 점포의 형태를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는 현대식인지 고풍인지 내츄럴인지 오픈형인지 반폐쇄형인지 결정해 나가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