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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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가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창업준비 시 너무 큰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그럼 꿈을 크게 가져야지 작게 가지면 되나’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맞습니다. 꿈은 원대하게 갖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소점포 창업에 있어서는 오히려 현실적이고 소박한 꿈을 그리기를 바랍니다.
어느 날 한 청년과 상담을 하였습니다. 청년은 지역에서 문화공간 임대사업을 하고자 준비 중에 있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그 공간은 어떤 기능을 갖게 할 계획인가요?” 청년은 합주실, 춤연습실, 전시공간, 영상컨텐츠 제작 및 녹음 기능 등의 기능을 공간에 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 공간을 빌려주는 것으로 주 수입원을 하고 싶다는 계획과 함께 말입니다. 그러나 멀지 않은 거리에 이미 전문 합주실도, 시에서 만들어 놓은 춤연습 공간도, 크고 작은 전시가 가능한 공간들도 있는데 청년의 공간은 지역에서 어떻게 포지셔닝 될 수 있을까 걱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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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케팅은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잘하는 마케팅 방법은
‘단 하나’로 고객의 생각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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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건 똑같은데 왜 그 가게만 잘될까⌟ 중에서
제가 다른 질문을 하였습니다. “지역의 고객들이 그 공간을 어떻게 기억해주기를 바라나요?” 대답까지는 한참 걸렸습니다. 고객은 단순합니다. 모든 것들을 기억해주어야 할 만큼 넉넉하지도 않습니다. 또 매순간 바쁩니다. 그래서 고객은 그 순간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기억합니다. 직장인들이 매일 점심을 고민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고객의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르게 하려면 명확한 컨셉으로 포지셔닝 되어야 합니다. 창업을 준비할 때면 이런저런 좋은 기능들을 모두 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덜어내야 합니다. 단 하나의 확실한 기능으로 지역에 포지셔닝 된 후 점차 기능들을 추가해 가는 것이 고객 인식과 정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이 팔고 싶다고 해서 소점포 예비창업자가 전국을 타겟으로 하면 될까요. 서울 강북에 있는 소점포가 강남 강동까지 염두에 두어도 될까요. 너무 많은 메뉴는 오히려 선택을 곤란하게 만듭니다.
창업계획, 아주 쉽고 단순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야만 고객은 그 정도만 기억해 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전부를 기억해 주는 것과 같음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변경연 마음편지 독자들께 인사를 드려야 할 시간입니다. 저는 2017년 2월 2일 첫 마음편지로 여러분들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편지가 54번째 마음편지이니 ‘꼬옥 1년’을 함께 한 것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아직 직장에 소속된 상태이고 그곳에서 올해 제게 주어진 역할이 확장되면서 초기 집중이 필요하여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창업’이라는 주제로 1년을 소통하면서 여러 가지 경로로 관심과 응원, 의견과 크고 작은 상담들을 하게 되어 감사의 마음을 글로 대신합니다. 혹여 창업과 관련하여 상담을 원하는 독자분들은 언제든지 메일로 전화로 요청해주셔도 되겠습니다.
저를 대신하여 마음편지를 이어주실 분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사부님의 이야기로 소개를 대신하겠습니다. 그의 별명은 ‘어당팔’입니다. 어리숙한 사람이 당수가 팔단이라는 뜻입니다. “운동과는 담쌓고 사는 사람처럼 생겼지만 그는 검도의 고수다. 막대기 하나를 가지면 무서운 것이 별로 없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만나보면 알겠지만 그는 전혀 무섭게 생기지 않았다. 그를 만나면 오히려 웃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오래 전 꿈벗 소풍과 몇 번의 변경연 모임에서 그를 보았습니다. 그는 달변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스스로 유쾌합니다. 그리고 같이 있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가 있는 자리면 모두가 즐겁습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글이 나오니 앞으로의 마음편지는 유쾌하고 상쾌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함께하여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
이철민 올림 (gallerylc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