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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2일 07시 10분 등록
어제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정상이야?'

평소에 전화를 잘 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지금 읽고 있는 성격을 탐색하는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이란 책을 보니, 그런 성격 유형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나 정상이야?'라고 물은 것은 어제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쪽으로만.....
같이 공부하는 연구원들에게 전화를 하는데, 여자 동료가 좀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동료들에게는 전화하기가 좀 꺼려지데, 남자 동료들에게는 쉽게 전화해서 궁금했던 것을 묻는다.
전화를 할 그 시각에 여자 동료들은 바쁠 테니까는 내겐 이유가 안된다. 통화되면 좋고, 안되면 말구가 아닌 것이다. 답해주면 좋고, 안해주면 말고가 여자 동료에게는 적용하기 좀 어렵다.

그것은 편안함과 친밀도의 문제다.
나는 여자들과는 편히 이야기를 못한다는 거다. 왜 그럴까? 나는 어제 통화에서 여자 쪽이 쉽게 상처를 잘 받아서 말하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지표를 자신의 것이라고 인정하는 과정이 없으면, 그것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자신이 수긍하지 않는 것을 물어서 대답을 얻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냥 '나는 ****한 성격이래'라고 자신을 편하게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워하는 쪽이 여성인 것 같다. 지난번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을 읽을 때도, 몇몇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 영역은 터치를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내겐 조심하면서 말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내 성격상 남을 잘 배려해 가면서 말하는 것이 서툴다.

그런데 정말이지 '나 정상이야?'라고 묻고 싶어졌다.
어렸을 적에도 엄마는 나는 바깥 활동을 할 때 보면, 여자들보다는 남자들 사이에서 있더라라고 말씀 하신 적이 있다. 맞다. 나는 남자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편안하다.

남성들은 깊이 있게 물어야 할 문제는 피해가고, 어떤 때는 이성으로서 존중해 준다. 그래서 이야기 하기가 훨씬 편한다. 정작 나를 대하는 남성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 경우는 편한데. 남성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들어 묻지 않는다. 상대의 취향, 의중을 알고 싶을 때, A-B-C-D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 B단계까지는 쉽게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가까운 사람 중에 가끔 C단계까지 가기도 한다. 그러나 D단계까지 터치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특히 남성들에겐 드물다. 내가 겪어본 바로는.

그래서 그들과 이야기할때는 그것의 수위조절은 내가 하는 편이다. 어쩌면 그래서, 그들은 나와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할 지도 모르겠다. 나는 편안하지만.

어제 묻고 싶은 것은 자신의 성격이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을 모델로 해서 맞춰가면서 읽다보니 이해가 되었다. 꿈벗들의 경우에는 '5천만의 꿈에 자신의 기질을 적어 두었기 때문에 그것을 참조했다. 거기서 찾아내지 못한 것은 전화로 묻고 싶었다. 여자 동료들은 거기에 자신의 기질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전화를 했다. 동료들의 성격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이 어떤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을 여성이 더 잘 못견딜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아는 바로는 여성들은 예민하다. 그리고, 여성들은 잘 감춘다.
그리고, 드러내서 말하더라도 그것은 외부의 변수에 대해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부분까지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자 동료에겐 묻지를 못했다.

다른 여성들도, 여성들과 이야기할 때보다 남성들과 이야기할 때 더 편안함을 느낄까?
아니면, 엄마가 본 내 모습처럼,
혹은 친구 신랑이 내게 농담을 섞어서 '행님'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내게 '남성성'이 너무 강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아직도 나는 여성이길 거부하고 남성이고 싶고 남성의 세계에 살고 싶은 욕구가 표출된 것일까? '정상일까?'

문득,

'남성에게는 여성이 판매하고, 여성에게는 남성에게 판매하는 것이 2~3배 정도 잘 팔린다.'는 스펀지 실험결과가 떠오른다.
남성은 같은 남성에게는 '경쟁'의식을, 여성에게 협조를, 여성은 같은 여성에게는 질투(경쟁)을, 남성에게는 협조나 보호를 느끼는 일종의 무의식의 작용일까도 생각해 본다. 내 경우는 경험을 통해서 무의식에서 그것을 파악해 버렸다고 하면 설명이 되려나.

나 자신이 정상일까라고 의심하는 질문보다는 왠지 더 괞찮은 질문과 변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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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부쩍 저 개인의 생각 감정에 파고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도 칼럼이 될까 늘 의심합니다. 당분간은 안으로 파고 들 것 같습니다.
IP *.72.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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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7.12 08:57:00 *.227.22.57
MBTI 테스트를 정식으로 해봐야 알겠지만 난 ENTP가 아닐까 생각해. 또 하나 가능한 것은 ESTP 정도... N과 S 사이에서 무지 갈등하고 있어. 아마 테스트를 해도 신뢰도가 무지 낮게 나올 듯... 근데 기질은 살면서 많이 변해서 그런건지, 예전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네.

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경험)에 따르면 남자에게 전화하는 걸 편하게 생각하는 여자와 여자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남자가 상당 수 존재한다네~ '정상일까?'하고 생각할 문제는 아닌 듯! 당연히 정상!이지.

그리고 이번 주 칼럼은 인터뷰로 대신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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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2007.07.12 09:41:58 *.47.222.18
누군가에게 말하는게 편하고 편하지 않고는 성의 다름에 기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방어하는 본성때문이 아닐까요.
누군가가 먼저 상대방에게 진실되게 자신의 문을 열고 다가가면 모든게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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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7.12 09:47:32 *.99.241.60
우선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 정답이나 특정한 코스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상, 비정상을 나눈다는 것도 좀 그렇구요. 살다가 보니 사람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내가 보고 인식한 것에 의지해서 사람들을 평가하고 분류하는 것이 어려워서 그 사람 자체로 인정을 해두고 나의 주관적 기준에 의지해서 평가하지는 말자. 대신 나하고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인정을 해주고,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자는 주의입니다. 사람을 알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강점을 알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전부를 아는것은 아닌것 같고, 살아가면서 때론 도움도 주고받고 상처받은 날개도 치유하면서 같이 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 강점파악이나 유형파악도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도구이자, 좀더 특정한 목표를 위해 강력한 툴을 사용하기 위한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보는것이 편하겠지요.
연구원을 비롯하여 여기에 오는 모든 분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면에 대하여 독특한 개성이라고 인정해주신다고 봅니다.
정상 비정상이라는 것은 너무 획일적인 부분인것 같고,
서로에 대하여 알수 있는 기회를 없애버리지 않나 하네요..
제의견으로 교정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꿈벗 프로그램에서 유관웅 선생님과 면담중에 종윤의 말대로 N과S의 구분에 대하여 말씀하시더군..결과표대로 나는 거의 중간에 있었거던.. 몇가지 물어보시더니 N이라고 하고,,이 감각과 직관은 후천적으로 경험상으로 서로 많이 발달된다고 하더라고...내가보기에도 직관에 가깝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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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07.12 12:18:25 *.73.2.106
ㅋㅋ.. 언니.. 추측하거나 생각만하지 말고 물어봐요.
그것이 방어이든, 아니든
묻고 묻고 또 물어서..
그 사람의 입으로 흘러나온 언어와 몸짓, 표정을 흡수하는게
제일 자연스러운거 같아..
이것도 나의 기질 이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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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12 12:23:41 *.48.41.28

지극히 정상!
꽝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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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12 12:52:45 *.75.15.205
종윤이 그렇다면 의외로 ESTP가 많네. 나도 S 와 N 이 자꾸 헛갈리더라고. 하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감정의 흐름이 아니라 특징을 따진다면 결과가 맞는 듯하고.

긍정성이 글로 표현되었다고 그것으로만 단정 될 수도 없고, 일상에서 부정적으로 표현한다고 해서 다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참조할 만한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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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12 17:37:47 *.72.153.12
최영훈님, 책 읽으면서 자칫 놓치기 쉬운 점을 지적해 주시네요. 그걸 읽는 목적을.

소현, 나는 두려워하나봐. 그래서 못 물어봤어. 내가 혹시 건들면 안될지도 모르는 것에 무심코 건들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 말이야.

다들 나 보고 정상이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난 고민이 많고 힘들지. 부정적인 말을 너무 많이 먹었나봐.
그냥 귓등으로 흘려 들을걸.

세상은 너무 불공평해.
나는 머리 속이 복잡하고 뒤죽박죽인데, 다른 쉽게 풀어버리잖아.
하아~ 세상은 불공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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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찬
2007.07.12 23:39:04 *.140.145.80
정화님이 이야기하기 편안해 하는 남자중에 아마 내가 들어갈 것 같은데..^^ 맞나요? 자기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때로(솔직히 나같이 익스트림 낙관주의자는 실감할 수 없는 것이지만) 곤혹스럽고 괴로운 여정이 되는거 같아요..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데..

정화님 집에서 제1의 성이라는 책을 다시 보고서는 충동적으로 사놓았는데 아직도 몇쪽 못읽었다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멋대로 그 책에 담긴 내용을 짐작으로 유추해서는 이런 제멋대로의 가설을 세웠다우.

여성 또는 남성중에 이성의 특질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특별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쟁력으로 상대적으로 이성과 교감하고 소통하는데 능하고 그런 느낌들을 실감하지 못하는 동성들에게 이성의 일면을 느끼게 하거나 맛볼 수 있게 해주는 것 등이다. (아직은 아무런 논거도 없는 가설에 불구하지만 이 가설이 틀렸음이 증명되기전까지는 믿어보시길..^^)

또 다른 측면에서 이런 얘기도 해주고 싶군요. '난 너희가 원하는걸 원한다'라는 명제의 의미를 한번 깊이 생각해 보세요. 명령테마에 대한 조언과도 관계가 있구요. 저같은 경우에는 누군가와 소통(쌍방향이건 일방향이건)하려고 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상대방의 자기다움을 최대한 인식하고 그(그녀)와 나 사이에 형성된 묵시적 합의의 선을 고려하거든요. 사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성'의 다름은 무시할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변수인 셈이죠.

써놓고 보니 쉽게 표현이 안되는데 나중에 오프에서 필요한만큼 더 얘기해 봅시다..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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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13 00:50:18 *.72.153.12
방랑자님 덧글 감사합니다.
저는 마음수련을 조금 더 해야할 것 같습니다.
진실과 사랑이라는 두 다리로 굳게 버티고 설 수 있게.

기찬님과 이야기할 때, 힘을 많이 얻습니다.
오케이!!! 오프 상담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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