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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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저자소개 구본형은 변화경영사상가이다. 1954년 생으로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배웠다. 1980년부터 20년간 IBM에서 경영혁신을 총괄하는 현장 전문가로
일했다. 2000년, 회사를 그만두고 1인기업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설립하여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라는 글귀처럼 변화하려는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였다. 그는 한편의 시처럼 살기를 원했고 매일 새벽 일어나 두시간 동안 글을 쓰고 그 글들을 엮여 매년
한권을 책을 내었다.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하여, 변화와 자기경영에 대한 17권의 책을 썼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 <사람에게서 구하다>, <깊은 인생>, <마지막 편지>등이 있다.
2005년부터 변화경영연구소를 통하여 개인대학원인 연구원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꿈벗들과 동행하며 ‘나’ 답게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스승이자 롤모델의 역할을 하였다. 변화와
성장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기며 열심히 책쓰기와 강연을 병행하였고 시처럼 살다가 2013년
4월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는 그의 첫번 째 자서전이다. 10년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서전을 쓰기로 결심한 그는
개인의 미시사를 유실되는 것은 자기의 세계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으며 개인사를 쓰는 것을 Me-Story라 이름 붙였다. 나는 한번도 구본형선생님을 만난적이 없지만, 이 책을 통해 그의 얼굴, 그의 하루 그리고 그의 삶을 상세히 만나 볼
수 있었다. 새벽의 두시간을 지칠 때까지 글을 쓰며 하루를 열고, 북한산을
오르며 자연을 즐기거나 여행을 떠나기를 즐기며, 가족들과의 시간에 정성어린 애정을 쏟고 강연과 연구소 활동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에 ‘우연한 쏘시개 불꽃’이 되어 변화경영의 씨앗을
흩날리는 나무. 이 변화를 통해 그 나무는 미시적 인간들의 삶이 신화가 되기를 소망하는 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실 구본형 선생님에 대해 책도 읽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
왔지만 이렇게 연구원 레이스를 하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스승님이라
부르며 그의 생각, 그의 삶에 대해 말하고 그가 남긴 것을 기억하고 지키려 애쓰며 실천하는 것을 본다.
마치 신처럼 육신은 사라졌으나 그 존재는 영원히 살아있는 것 같은 한 인물의 영혼, 에너지, 그리고 그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연구원들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남긴 마음의 불꽃은 그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그들의 가슴속에 타올라 여전히 연구소를 통해 그리고 그 연구원들이 쓴
책들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불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그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넘어 구본형선생님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끊임 없이 ‘우연한 쏘시개 불꽃’으로 살고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10. ‘나에 대한 이야기(me-story)’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기록이다. 즉 내 인생의 다음 장면을 그려보기 위한 시도이다.
자신에 대해 쓰다 보면, 해보지 못해 안타까운 일들이 밝혀지고 절실해진다.
이때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은 그 일들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로 전환된다.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기 경영’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 변경연 지원서를 쓰기 위해 개인사를 쓸 때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개인사를
쓰면서 나의 과거를 쭈욱 돌아보는 일은 나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가져다 준 시간이었다. “그동안 내가 했던
가장 큰 성취 3가지를 꼽아보시오” 라는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저 더듬 더듬 시간을 되돌아 찾아낸 세 가지 경험들. 그 세 가지 경험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내가 원하는 삶, 그리고 내가 가장 뿌듯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손에 잡힐 듯이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에
대한 이야기(me-story)가 어떻게 과거를 넘어 나의 미래를 향한 기록인지 어떻게 내 인생의 다음 장면을
보여주는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11. …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한 개인의 역사라고 인식했으면
한다. 평범한 개인의 미시사는 본인이 남기지 않으면 유실된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고 자신의 세계도 없다. - 한가지 덧붙여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보여진다는 사실 또한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일기를 쓸 때도 누군가가 읽는다는 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깨어 있지 않은 채로 막연하고 불분명하게 글이 웅얼거림에 그치는 때가 많은
것 같다. 15. 모든 좋은 것들은 웃는다. 어떤 사람이 정말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지는 그 걸음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걷는 것을 보라. 자신의 목표에 다가서는 자는 춤을 춘다. 17.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22. 육체는 쉽게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명은 힘줄처럼 질기다. 그러나 육체 역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안으로부터 비대해지고 느슨해진다.
모든 것의 궤멸은 늘 내부로부터 온다. - 초심을 잃지 않는 것. 늘 원하던 일을 막상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매너리즘에
빠지고 일이 많음에 불평한다. 그리고 전심을 다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초심을 잃는 그 순간이 궤멸이었다. 쉬고 싶고 게으르고 싶은 마음. 혹은 스스로를 의심하는 마음이 그 궤멸의 시작이다. 30. 그러나 사랑은 다른 애인을 찾아냄으로써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감정으로 위장된 반복 속에서 소모될 뿐이다. 사랑은 늘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사랑은 그 자체로 증식되는 능력이다. 32.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속절없이 질수는 없기 때문에… 그러나
마흔조차 흘러간다. 무엇을 했단 말인가! 무엇을 이루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흔 살의 성취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라는 점이다.
*36. 나는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 곧잘 낙관적인 정신적 전환에
성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 이것이 나의 강점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문제에 끌려다니는 것을 더욱 싫어한다.
나는 문제를 일상에 던져진 예기치 않은 모험과 도전으로 인식하곤 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새로운 단면과 만날 수 있다. 최선의 해결책에 도달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 구본형 선생님은 스스로가 수동적이라 말하셨지만 안그래 보인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일을 수동적인 태도로 어떻게 해낼 수 있겠는가. 37. 40대의 10년 가운데
어딘가에서 버려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너무 쉽게 버려졌고, 성장의 문턱에서 거부되었으며, 완성한 상태에서 퇴출되었다. 42. 천천히 침몰하던 나는 발이 땅에 닿는 느낌을 받았다.
다행이다. 익사는 면했구나. 43- 44.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이 벌어진 위대한 젊은 날을 과장하지
못한다면, 지금 이 허무를 견딜 수 없다는 것을 너희는 모르지. 47. 작업을 통해 이루어야 할 내면적 발전이 없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나는 이미 중년이 되고 있었다. 육체적으로는 아직 활력이 넘쳤지만,
인생 깊숙이 자리 잡은 피로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마흔 살은 늙지도 젊지도 않다. 대부분 결혼을 했으며 살기 위해 일한다. 마흔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치게 된다. 일상의 걱정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가장 필요한 내적 성찰이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52. 마흔이 넘으면 사람들은 외부를 변화시키는 것에 무력해진다.
그들은 자신을 믿는 대신 더 힘이 센 다른 사람과 제도의 힘에 의존하게 된다. 타인에게 의존함으로써 노예가 된다. 그러나 마흔이 넘어서는 여성들은 이때 깨어난다.
여성의 마흔 살은 남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남자는 마치 지는 해처럼 시들지만 여자들은
뜨는 보름달처럼 절정을 향해 달린다. 53. 여성은 현명해지고 다소 교활해지며 강해진다. 그동안 여성은 억압받고 수동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중년이 되어 남자가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때, 여성들은 숨어 있는 자신의 힘과 재능을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의지하여 일어선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사회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 정신적 에너지를 자기 안의 대상을 공격하는 데 쓰게
됨에 따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 자기 안의 대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나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에 쓰여지는 에너지를 일에 대한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나는 내가 얼마나
별로인지 자꾸 곱씹는데 쓸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 54. 마흔이 넘으면 불운과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를 용서하게 된다.
실패와 무능력과 비겁함은 비난받아야 할 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 한계와 비극의 문제로 전환된다.
… 마흔 살은 융통성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보는
긍정적 지혜가 위로가 되는 시절이다. -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지치고 힘이들 때 주저 앉거나 더 나락으로 가라 앉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나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다지는
것. 스스로와의 관계에 좀 더 친절하고 따뜻한 것. 55. 젊은 사람들은 추상적이고 객관적이며 장엄한 절대진리에 쉽게 빠져든다.
그러나 나이와 함께 성숙하면서 실리적이고 일상적인 정서적 지식과 자신의 이해에 따른 주관적 판단에 익숙해진다.
마흔의 나이에는 철학조차 실용적인 것이 된다. 57. 싸울 수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을 때 유머는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다.
58. 젊었을 때 사람들이 너무 희망적이었다면, 마흔 살이 되어서는 모든 믿음을 쉽게 버리는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저 두 개의
시선, 자신을 바깥에서 보는 시선과 안에서 보는 시선을 공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59. 마흔 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2막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살은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막연히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의미한다. 똑같은 실력을 가지고 후반전을 뛰어본들 또 한 번의 고배와 비웃음을 자초할 뿐이다.
- 완전히 새로운 인생 마흔 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연극의 지루한 2막이 아니다. 오히려 연극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되돌아 오는 것이다.
파괴와 창조, 죽음과 재생이라는 이미지와 직결되며, 죽어야 살 수 있다. 이 치열한 반전을 사람들은 일부러 잊으려고 하는 것인가?
61. 내게 마흔은 각성의 시기였다. 나는 40대의 10년 사이에 이루어지는 위대한 종결과,
똑같이 위대한 새로운 인생에 대해 말하고 싶다. 40대는 사회적 폐기물이 된 자신을
구해내어 빛나는 삶으로 창조하는 시간이다.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가능한 시기다. 어쩌면 반전만이 이 시기를 사는 교훈일지 모른다. 전환과 변곡, 이 두 단어야말로 40대를 묘사하는 가장 적합한 언어이다. 62.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내 지론이다. 다만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내가 도박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길밖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흔이 익어가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계획했다. 나는 비장했다. 나의 40대는 죽음과 친근해진 10년이었다.
-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과연 할 수 있을까?
가진 것을 다 걸어서 무언가를 향해 달리는 것. 솔직히 말하면 죽을 만큼 그렇게
집중해서 무언가를 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늘 빠져나갈 뒷문을 조금은 열어두지 않았었나. 4년전 일에 매진할 때 열심히 했었으나 오히려 그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다. 단지 무턱대고 열심히가
아닌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전환의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내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연습이 되어야 한다. 63.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바로 이 자리가 내가 죽어야 하는 자리라는 점이었다. 69. 그러나 나는 결코 세일즈맨이 될 수 없었다.
어쩌면 세일즈맨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내 유전자 속에는 그 코드가 없었기 때문에,
20년 세월 속에 16년을 변화경영실에서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개인적으로 너무나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을 드러내고
홍보하는 세일즈맨으로써의 자질은 회사원에게도, 의사에게도, 작가에게도,
농부에게도, 화가에게도 요구된다. *71. 나도 돈과 승진을 찾아 떠나는 그 골드러시의 물결을 타고 싶은
욕망에 흽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없었다. 자신이 없는 나를
싫어하기도 했다. 좋은 성과를 낸 직업들이 단상에 올라 명예를 얻고 돈을 받으며 서서히 승진의
길을 달려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할 일이란 초라하고 어두운 객석에 앉아 박수를 치는 일밖에 없다는 것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 길은 나보다 훨씬 더 외향적이고 친화력 있으며 영리한
처세술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영역이었을 뿐이다. 승진과 돈은 매력적인
것이지만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열등감이나
고통까지도 수용하는 것의 힘. 구본형 선생님은 그 고통에 흽싸여 좌절하고 불평하거나 자포자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결핍의 긍정적인 역할을 발견해내고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 72. 옹색한 땅과 준엄한 바위가 오히려 개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결핍이 꽃을 아름다운 꿈 안으로 몰아넣어 준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75. 임시성과 비정규성은 방법이 아니라 우시 시대의 특성이 되고 있었다.
모든 신뢰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었다. 단기적 전망과 사고가 변화와 돌변의 시대를
이해하는 경제적 키워드였다. *76. 그들의 애환을 잘 아는 나는 왜 밖에서 작지만 독립된 회사의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지금의 일을
싫어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싫은 일조차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버리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그 일을 잃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직장
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어도 80퍼센트는 되어 보였다. 79.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 폐쇄회로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열린 관계가 유지되도록 적과 동지 사이의 제3의 꼭지점을 찾아내어
그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 늘 기둥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처럼 빼내기 어려운
자리에 있다. 이것은 소극적이거나 내향적인 사람도 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장점을 읽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휴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익숙하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 81. 떠남 자체가 목적인 때도 있는데 이때가 바로 그랬다.
- 7년전 독일로 떠날 때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모든 것을 홀로 결정하고
책임지기로 하고 그 발자국을 내딛던 때. 그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떠났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나와의 오랜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었다. 83. 나 역시 앞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굉장한 여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긴 여행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양식을 챙겨 떠난다 하더라도 곧 바닥이 날 것이었다. 결국 나는 여행을 하며 양식을 조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불안은 오히려 나를 흥분시켰다. 84. 나는 그들보다도 걸음이 느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을 무척 부끄러워했다. 나는 세일즈 대신 나를 마케팅할 방법을 모색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찾아내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수동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를 과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설득했다. 수동성을 능동성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쉽게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효과적인 일이 아니다.
유전자는 바뀌지 않는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괴로운 과정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성과를 돌려줄 뿐이다. - 이 문장이 얼마나 나에게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비난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 작아지는 경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를 과장하거나 몰아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수동성이다. 나는 능동성이라는 유전자 코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수동성을 강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말하자면 수동성을 적극적 수동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86. 매력이 없는 리더란 없다. 리더는 반드시 자신의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유혹은 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 기회는 아주 우연히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 파도를 높이 탔다. 87. 나는 기계적으로 일어나 해야 할 일이 없었다. 하루는 아무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나를 찾아왔다. 하루하루를 낭비하고 있었다.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었다. 나는 좌절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 즉 변화경영에 대한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나는 기뻤다. 내게 천둥처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88. 한때는 공부를 더 해볼까도 고려했지만 그만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해놓은 것들을 읽고 분석하며 해석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것을 가지고 싶었다. 박사라는 사회적 인증의 과정과 틀은 내게 아무런 흥분도 주지
못했다. 89. 나는 내가 ‘경계선을 걷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배움을 멈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학위와 자격증은 과거의 영광의 흔적일 뿐이다. 90. 그리고 마흔을 넘어서는 그 위험한 시기에 나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91. 평범함과 군중의 품을 떠나면서 외로워졌다. 이제 스스로의 작은 나라를 세워야 했다. 내 안에서 ‘군주적 본능’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나의 나라, 나의 세계, 나의 꽃을 피워야
했다. 그것은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이었다. 그러나 꽃 터지는 봄은 왔다.
피워야 할 꽃, 만들어야 할 세계가 생긴 것이다. - 철저하게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시간. 나의 성장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고
나 자신이 동지가 되어주는 전쟁이다. 103. 사람은 결국 서로에게 길들게 마련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서로에게’라는 말이다. ‘나에게 길들게’하면, 그것이 목적이 되면, 함께 살 수 없다.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