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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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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9일 06시 51분 등록

[내 집 마련의 꿈 Episode #1]



  “집을 사고 싶습니다”


  요즘 내 머리 속을 채우고 있는 말 가운데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말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은 2019년 8월 말이다. 아직 1년 하고도 5개월이나 더 남았는데 왜 벌써부터 걱정이냐고 아내는 성화다. 하지만 나는 내 집을 꼭 갖고 싶다. 문제는 시기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머니 사정이다. 요즘 하루에 한번씩 주머니 사정을 돌아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무슨 일이든 조급하면 안 된다. 차분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전세금에 들어 간 돈은 어차피 전세 계약 만료 전까지는 내 돈이 아니라 신경 쓸 일이 없지만, 아무래도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들어간 돈이 마음에 걸린다. 이럴 때 일 수록 조급한 마음을 내려 두어야 한다. 내가 애를 쓴다고 해서 주머니 사정이 갑자기 나아질리 만무하다. 그저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히 마무리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문득 내가 왜 이렇게 내 집을 갖는 것에 안달이 나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벌써 창원 시내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 두 곳 정도를 이번 전세 계약이 끝나면 매매를 하기 위해 마음 속으로 낙점을 해 두었다. 물론 지금의 주머니 사정을 비교해 보면 턱 없이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한 나의 심정이 나도 궁금하다.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명분 상의 이유는 우선 내 집을 갖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 때문인 듯 하다. 부모 세대에는 정말 수 십년 동안 힘들게 돈을 벌어 집 한채 장만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다. 아마 부모 세대의 그러한 갈망은 나와 같은 자식 세대에게도 그대로 되물림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셋집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임시로 사는 곳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나의 명의로 된 내 집 하나가 절실하다. 


  하지만 허울 좋은 명분 말고 내가 진짜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나 간절한 것을 보면 아마 다른 속 뜻이 있어서다. 


  그 첫째 이유는 바로 장기적으로 내가 산 집 값이 올랐으면 하고 바라는 욕심이 있어서다. 실리적인 이유다. 최근 신혼부부를 위한 생애 첫 대출 이자가 약 3.0% 전후 임을 감안할 때, 집 값이 매년 3% 이상은 올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3% 10년 후에는 34% 정도는 올랐으면 기대를 하는 것이다. 3억 하던 집이 4억 즈음은 하겠지 라고 기대하는 마음 때문인 것이다. 아니면 그 절반 정도, 최소한 물가 상승률 만큼은 집 값을 보전해 주겠지 라는 기대가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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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서른 중반 전에 번듯한 내 집 하나 장만 했다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가 아닐까 한다. 심리적인 이유다. 스스로를 비꼬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솔직하게 보려고 할 뿐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그저 적당한 곳에 적당한 집 한 채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면, 지금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를 계약 기간이 만료가 되면 사도 충분 했을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곳 역시 회사까지 차로 10분이면 통근이 가능하고, 주변에 밀집한 상가나 교육시설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누구도 창원 시내의 중심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굳이 꼭 찝어 제일 비싼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돈도 없으면서. 드러내 놓고 말하기는 창피하지만, 새로 지은 비싼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아마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인 듯 하다. 


  그래, 그렇게 사고 싶으면 사면 될 일이다. 어차피 돈이 모자라서 대출을 받으면 그 대출 빚 갚느라 허덕이는 건 바로 내가 될테니, 나의 선택에 또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지면 될 일이다. 대한민국 가계 부채가 1000조가 넘는다는데 거기에 몇 억 더 보탠다고 크게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창원시의 아파트 집값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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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년 그리고 현재 창원 아파트 집 값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나는 내년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가 되면 정말 집을 사도 되는 것일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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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0 14:28:47 *.14.235.177

첫 번째 에피소드네. 계속 부탁해~

그런데 김생민의 영수증이 생각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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