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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5일 06시 30분 등록



자녀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홈스쿨 철학논술 (2/2)






지난 주 월요일 편지에서 이어집니다. 양코치님이 실천하고 있는 중학교 자녀와 철학논술하기 방법론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족 구성원이 정기적으로 한 데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합니다. 양코치 가족분들은 일요일 저녁으로 정했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철학논술을 위해 아빠와 두 딸이 한데 모입니다. 엄마는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답니다. 어쨌거나 참여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준비물로는 타이머, 국어사전, 필기도구가 필요합니다.




논술을 쓸 주제를 재미있게 선정하기 위해 연구를 하셨답니다. 바칼로레아에 출제되었던 철학논술 주제를 6개의 카테고리로 미리 구분해 놓습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승자를 정합니다. 승자가 주사위를 던져서 질문 카테고리를 결정합니다. 주사위를 던진 사람의 좌측 사람이 숫자를 하나 무작위로 이야기 합니다. 카테고리 안에서 불려진 숫자의 질문을 선정합니다. 이런 방법 외에도 창의력을 발휘해 본다면 질문을 선정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학논술주제를 참고할 만한 책으로 <1교시 철학수업>(뤄후이전, 이터), <책문>(김태완, 현자의마을),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최병권, 휴머니스트)등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도서관에서 훑어 보신 후에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사위 던지기 등으로 글을 쓸 철학주제를 선정하고 나면 30분 안에 A4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써야합니다. 타이머로 시간을 잽니다. 몇 천원이면 타이머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제 A4 크기의 연습용 종이에 개요를 정리합니다. 논리적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의 정의를 분명하게 결정하는 일입니다. 어떤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정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국어사전이 큰 도움이 됩니다. 양코치님 가족이 사용하는 국어사전은 <민중서림 국어사전>과 <보리 국어사전> 입니다. 개념의 정의를 사전으로 확인하면서 자신만의 논리를 어떻게 펼쳐 나갈지 개요를 작성합니다.




어느 정도 개요가 작성되면 A4 1페이지 분량의 글을 실제로 씁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좋은 필기구와 좋은 종이에 글을 쓰는 것입니다. 철학논술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 매우 소중한 작업이라는 가치를 부여를 하기 위해 최대한 좋은 펜과 한지 같은 아주 멋진 종이를 사용합니다.




A4 한 페이지 분량을 손으로 쓰는 글쓰기는 개요작성부터 최종 마무리까지 총 30분으로 제한합니다. 이때 타이머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글을 써보면 한페이지 분량을 채 채우지 못하기도 하고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조르기도 한답니다. 어쨌거나 시간을 정해 놓기 때문에 마감효과로 몰입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사실 저도 글쓰기를 하면서 마감효과 몰입도를 매번 경험하고 있습니다.




30분이 되었으면 펜을 내려놓고 차례로 돌아가면서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합니다. 낭독만큼 좋은 퇴고도 없습니다. 스스로 읽어보면 흐름이 어색한 부분을 금새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낭독하면서 상대의 생각도 들어보고 서로 질문도 하고 대답도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직접 말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반대의견도 이야기 해보게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설명하는 것만큼 좋은 학습법도 없습니다. 하브루타 학습법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말할 수 없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로 정리할 수 있는 하브루타 학습법은 유태인들의 전통적 학습법입니다. 이 부분은 EBS에서 제작한 하브루타 소개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nk0_9Z3ebw&t=14s)


아빠의 글쓰기 코칭이 들어갑니다. 기본적인 글쓰기 첨삭을 합니다. 논술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글이기에 ‘생각한다’라는 표현은 필요 없습니다. 같은 말을 두 세 번씩 반복할 필요도 없습니다.




포인트를 잡아서 개선점도 찾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 입니다. 생각의 독창성을 칭찬하십시오. ‘사랑은 의무인가?’라는 주제로 글쓰기를 했던 사례를 보여주셨습니다. 양코치님의 작은 딸이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것이다’라는 논지로 글을 썼답니다. ‘사랑이 의무이다/아니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났기 때문에 크게 칭찬해 주셨다고 합니다. 제가 봐도 참으로 멋진 표현입니다.




철학논술쓰기를 마치고 나면 개요를 작성한 종이와 최종적으로 논술을 쓴 종이를 함께 스크랩합니다. 글 쓰는데 30분, 돌려가면서 읽고, 토론하고, 아빠가 코칭을 하는데 다시 20분 남짓 걸립니다. 결국 50분에서 1시간 사이에 모든 것을 마칠 수 있습니다.




만약 자녀분이 초등학생이라면 글쓰기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왜?로 시작하는 어린이 인문학>(뱅상 빌미노, 샤를로트 그로스테트, 한울림어린이)에 나오는 여러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이 저희 집에도 있는데, 등장하는 주제들이 재미있습니다. ‘내 부모님은 진짜 나의 부모가 맞을까?’, ‘사랑에 빠졌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텔레비전에 나온 것은 모두 진실일까?’, ‘학교는 왜 다녀야 할까?’ 등등 입니다. 배시시 웃음이 나오지만 쉽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생각하는 과정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재미있다고을 느껴보는게 중요합니다.




어떻습니까? 간단한 준비물과 한시간 정도의 노력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자녀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하는 양코치님이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꼭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유형선 드림 (morningstar.yoo@gmail.com)







------  공지사항 ------




1. [구본형 5주기 추모회 및 출간기념회] 

2013년 이후 매년 그랬듯 올해도 어김없이 구본형 선생님 추모제를 진행합니다. 4월 7일 토요일 입니다.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또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를 탄생시킨 멋진 변경인들의 출간기념회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따뜻한 4월, 더욱 따듯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좋은 날이 기다려집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39668



2. <출간소식> 『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할까?』 진성희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8기 진성희 연구원이 신간 <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할까?>를 출간하였습니다. 매일 업무 현장에 있으면서도 말 떼기가 두려워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되어 버리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합니다.전 KBS 아나운서이자 대한민국 직장인의 ‘말선생’인 저자가 알려주는 말하기 태도, 보고, PT, 협상 소통의 기술은 무엇인지 상황별 다양한 실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으니 자신 있게 마음껏 말할 수 있기를 바라시는 분들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39352





3. [변경연 팟캐스트] 『마흔 살의 책읽기』 – 유인창 작가

변경연 연구원의 교육팀을 맡기도 했던 『마흔 살의 책읽기』의 유인창 작가의 두번째 방송입니다. 책 쓰기를 통해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틀을 짜 보았다는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





4. [여행안내] 미국 옐로스톤 & 그랜드서클 15일(’18.5.23-6.6)

변화경영연구소 4기 연구원이자 아트스트웨이 여행사 이한숙(로이스) 대표가 야심차게 기획한 미서부 트래킹 여행에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20억년 지구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미서부의 장엄한 대자연의 감동속으로 떠납니다. 그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미서부의 9개 국립공원, 7대 캐년을 아우르는 대장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15분만 함께 할 수 있다하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http://cafe.naver.com/morningpage/6878





5. [퇴근길 인문학 교실] 그림으로 철학하기

박승오 연구원이 기획하는 '퇴근길 인문학 교실' 4월 강좌 주제는 <그림으로 철학하기>입니다. 인문학 교육 기관인 <규문(Qmun)>의 채운 대표님을 모시고 다양한 미술 작품 속에 녹아있는 삶의 담론들을 풀어냅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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