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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9일 12시 23분 등록

[목요편지-여섯번째] 벗꽃이 피었습니다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어제까지 덜 핀 꽃이 자고 나니 활짝 피었습니다. 

벚꽃이 필 때는 사랑하는 님이 생각납니다.

벚꽃이 피면 보고싶은 사람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벚꽃은 필 때는 아름답지만 바람에 흩날리며 질 때도 아름답습니다.

벚꽃이 아름다운 것은 다른 꽃보다 빨리 피고 빨리 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옛날 벚꽃 아래서 대화를 나누던 스승과 제자가 있었습니다.

제자가 물었습니다.

"스승님! 죽음이 무엇입니까?"

활짝 핀 꽃을 가리키며 스승이 말했습니다.

"지금 핀 꽃이 작년에 핀 꽃과 같은 꽃이냐, 다른 꽃이냐?"

제자는 대답을 못하였지만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좋은 스승은 제자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말을, 필요한 제자에게 말하여 깨닫게 해줍니다.  

제에게도 그런 스승이 계셨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집에도 벚나무가 열그루 정도 있었습니다.

벚나무가 자라는 속도가 너무 빨라 집사람이 벚나무를 베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처음에는 "다른 나무는 다 베어도 벚나무는 죽어도 못 벤다."고 말하여 버텼습니다.

아내의 계속되는 고집에 나는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최후의 말을 하였습니다.

"내 다리를 베었으면 베었지 벚나무는 못 벤다"

그말을 하면 더 이상 벚나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집사람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다리를 베려고 하다가 차마 베지 못하고 

눈물을 머금고 6그루는 베고 4그루는 남겨두었습니다.

큰 나무를 베고 치우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나무를 베면서 집사랑에 대한 사랑도 함께 베어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벚나무와 함께 베어버린 것은 '집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저의 아집'이었습니다.

그때는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몇개 남아 있는 나무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그 나무에 꽃이 만발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베어버린 나무에 미련이 남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없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나무의 꽃을 보고 즐기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요?

 

몇년 전에 벚꽃이 만발할 때 지인들과 나무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벚꽃이 날리더니 나의 소주잔에 꽃잎이 날아들었습니다.

꽃향기가 술향기와 섞여 코와 얼굴 전체로 퍼졌습니다.

바로 원샷을 했습니다.

하늘에는 꽃구름, 술에는 꽃향기로 가득하였습니다. 

룸싸롱에서 마시는 양주보다 더 좋았습니다.

술은 어디서 어떤 술을 마시느냐 보다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며 마시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그날 무슨 이야기를 하였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의 환한 얼굴과 벚꽃은 기억합니다.

 

벚꽃이 봄내 피어있다면 이렇게 예쁘지는 않겠지요.

벚꽃이 피어있을 때 마음껏 즐깁시다. 

벚꽃을 즐기는데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벚꽃은 지천에 깔려있고

벚꽃놀이는 낮에도 좋고, 밤에도 좋습니다.

봄날을 즐기세요.

'봄날은 간다'는 노랫가사처럼 봄날은 바람처럼 갑니다.     

 

    

 

김달국 (dalkug@naver.com)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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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 3기 박승오 연구원이 기획하는 '퇴근길 인문학 교실(성천문화재단 주최)' 4월 강좌 주제는 <그림으로 철학하기>입니다. 인문학 교육 기관인 <규문(Qmun)>의 채운 대표님을 모시고 다양한 미술 작품 속에 녹아있는 삶의 담론들을 풀어낸다하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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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13:04:41 *.7.28.233
김달국선생님 글잘읽었습니다.저도 어제 학교근처 놀이터에서 처음 벛꽃을 보았습니다.언제 이래 만발하게 피었는지.환하게 와닿았습니다.글중에 내다리를 베겠다했을때 사모님이 니다리를베라고 할것같았습니다.ㅎ따뜻한편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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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17:55:09 *.38.17.33
어머나~
요즘 바빠서 오늘이 목욜인줄 좀전에 알았습니다^^
화들짝 부랴부랴 뛰어(?)왔는데 2등이네요
선생님 글보다 먼저 댓글을 확인했더니 정생이 다녀갔네요ㅎㅎ
저는 지금 필 생각조차 안 하고 있는 벚나무 아래서 이 글을 씁니다
선생님의 벚꽂 추억속을 잠시 들어가 보기도 하면서..
봄 추억은 꽃이 배경이라 그런지유난히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빨리 벚꽂을 보고 싶습니다
봄만 되면 이 나라가 무슨 대륙 같습니다
이 동네는 어찌나 꽃들이 늦게 도착하는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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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3 08:37:45 *.111.2.85

이제 곧 벚꽃도 지겠죠..

벚꽃잎 바람에 날릴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습니다.

이번주말까지 벚꽃들이 버텨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주중 동네 밤벚꽃놀이라도 해야 될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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