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100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8년 3월 31일 07시 51분 등록



덜어내기



 

봄에

천 개의 꽃을

가득 피웠던 목련의 가지를

짧게 잘라 주었습니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땀을 뻘뻘 흘리며 웃자란

부분들을 모두 쳐 주었습니다.

 

비와 햇빛으로 자란 나무는

스스로 아름다워집니다.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꼭 도와주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너무 웃자라 가지가 처지고

뿌리가 견디기 어려워하면

가지를 덜어내 주어야 합니다.

제 몸을 주체하기 어려운 경우지요.

 

비바람이 치면

가지가 부러지고

넘어지기도 하니까요.

 

자기를 가꾼다는 것은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답지 않은 군더더기들을 쳐내고

덜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상의 황홀], 구본형, 을유문화사, 118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 [리멤버 구사부] 매력적인 미래풍광 정야 2021.03.29 1346
83 [리멤버 구사부] 작은 빛들의 모임 file 정야 2019.12.09 1340
82 [리멤버 구사부] 우정 정야 2019.06.17 1338
81 [리멤버 구사부] 품질 기준 file 정야 2019.08.05 1335
80 [리멤버 구사부]내가 가지고 가는 것은 꿈과 추억이다 정야 2017.10.04 1333
79 [리멤버 구사부] 꿈이란 [1] 정야 2017.06.28 1311
78 [리멤버 구사부] 노회한 사려 깊음 file 정야 2020.04.27 1302
77 [리멤버 구사부] 깊이, 자신 속으로 들어가라 [1] 정야 2017.08.01 1302
76 [시인은 말한다]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file 정야 2020.03.09 1292
75 [리멤버 구사부] 변화의 기술 file 정야 2019.10.14 1280
74 [리멤버 구사부] '나의 날'을 만들어라. 정야 2017.10.04 1277
73 [리멤버구사부]봄은 이렇게 또 오고 file 정야 2020.03.16 1273
72 [리멤버 구사부] 시처럼 살고 싶다 file 정야 2019.03.25 1264
71 [리멤버 구사부] 창조적 휴식 file 정야 2020.03.30 1252
70 [리멤버 구사부] 우리가 진실로 찾는 것 정야 2019.05.20 1245
69 [리멤버 구사부] 나는 나무다 [1] 정야 2017.11.29 1238
68 [리멤버 구사부]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될 때 정야 2018.06.25 1228
67 [리멤버 구사부] 하루를 하루답게 산다는 것 정야 2018.04.09 1222
66 [리멤버 구사부] 창창하다 file 정야 2018.12.17 1221
65 [리멤버구사부]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file 정야 2018.08.27 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