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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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2R과 관계
2년전 유성에서 근무했을 때이다. 새벽마다 영어학원에 들러서 공부를 하고는 출근하곤 했는데, 어느 날 영어면접에 대비하여 강좌가 있다고 하여 들어간 수업에서 학원 선생님이 캠프에 참여하면 좋을 거라고 사람을 하나 소개해 주면서 알게 된 모임이 SW2R이다. 캠프는 ‘영어를 배우자, 대전’ 온라인 카페모임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동호회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일이란 친구와 그 친구가 별도로 소그룹으로 진행하고 있는 SW2R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SW2R의 정식이름은 ‘Share Without 2 Round(2차가 없는 모임)’이다. 성일이의 모임에 비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유한다(Share)였다. 그는 모임을 통해서와 개인적 만남과 메일을 통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공유해 주었다. 멤버들의 알음알음으로 상호 면접을 통해서 합류하게 된 멤버들은 대부분이 모임에서의 활동이 적극적이었다.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고 성일이가 내게 메일을 보내 왔다. 책을 읽다보니 진정한 리더는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서 몇 자 적어봤다고 하면서 보내온 것이다. 항목별로 정리된 조금은 긴 메일이었다.
나의 영어 발음, 영어 발표할 때 내가 사용하면 좋을 도구에 관한 것, 내가 질문에 대처하는 법을 모니터 한 것과 대안제시, 말할 때 말이 막혔다가 생각나서 다시 되돌아가는 습관과 사람들이 그것을 대할 때의 답답함, 표현의 정확도가 영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와있나 하는 점, 내가 질문했던 것에 대한 답변, 그리고, 마지막으로 SW2Rd의 멤버들과 나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성일이가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솔직히 밝혀주어서 그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진실과 인식은 다르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경우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성일이가 인식시켜 주기 전에는 잘 몰랐던 것 말이다. 한 곳에 집중해서 에너지를 몰아쓰는 나는 주변의 것을 알아채지 못할 때가 종종있다. 성일이는 내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을 메일로 공유해 주었고, 대안까지 제시해 주었다.
Share
성일이는 Share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관계를 더 잘 다져가는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다른 멤버와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성일이게 내게 모니터해준 것 중에 6가지는 영어를 공부하면서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었고, 마지막 관계라는 것 하나가 성격이 다른 것이었다. 도구나 개인의 노력으로 개발 가능한 것들과는 별개로 7번째는 예전부터 나 자신도 인식하는 것이었지만, 바뀌고 싶은 나 자신과 현재의 나 사이에서 매번 제자리로 돌아가곤 하는 것이었다.
그때의 나는 질문이 별로 없는 편이었던 것 같다. 우선은 모임에서는 영어로 물어야 했으니까 물을 말 생각하다가 때를 놓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말 수가 적었던 것은 내가 들을 내용을 잊을까봐 묻지 않는 것이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것을 미뤄두고 있었다. 멤버들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것이 재미있는지, 꿈은 무엇인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아이들은 몇이나 되는지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몇일 내에 금새 까먹어 버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묻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나의 행동은 무척 예의없는 것이었다. 같이 옆에 있으면서 전혀 관심을 쏟지 않는 것으로 보였을 테니까 말이다. 그전에 여러차례 알려줬는데, 까먹어 버렸다고 관심없는 사람인양 취급받은 것에 대한 일종의 반대행동이기도 했고, 암묵적인 나의 변명이기도 했다. 나는 나의 변명에 숨어서 용기가 없이 주어지는 상태로 계속 여전한 관계를 유히자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유지가 아니라 조금씩 희미해지고 소멸되어지는 관계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멤버들은 잘 기억하지 못해도 성일이를 기억하는 것은 성일이가 한 발 다가와 주었기 때문에 관계가 깊어질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다른 멤버와는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았고, 관계도 깊어지지 않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관계를 맺는나의 행동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내겐 적극적 관계맺음이란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다. 인관관계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시작되고, 발전되고, 깨어진다.‘라는 대목을 책에서 보았을 때, 한순간 가슴이 답답했다.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
지금 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 멤버에게 물으니 가볍게 한마디의 말로 ‘관심’이라고 대답한다. 어떤 멤버는 에너지를 얼마나 분산해서 쓰고, 집중하느냐의 차이라고 대답한다. 책에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말들이 책에 여러가지 나온다. 어떤 것부터 내게 적용해 볼까? (이렇게 목적을 가지고 시도해야 되는 것인지 의문이 일지만,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모임이나 조직에서 내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만나는 행운은 매번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성일이가 내게 했던 것처럼, 한 걸음 다가가는 것부터. 공통의 관심사를 찾는 것부터. 차이점을 인정하고 좀더 이해하려는 것에서부터........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한발 다가 서는 것.'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다.'
지금 내가 품고 살아야 할 말이다.
IP *.72.153.12
2년전 유성에서 근무했을 때이다. 새벽마다 영어학원에 들러서 공부를 하고는 출근하곤 했는데, 어느 날 영어면접에 대비하여 강좌가 있다고 하여 들어간 수업에서 학원 선생님이 캠프에 참여하면 좋을 거라고 사람을 하나 소개해 주면서 알게 된 모임이 SW2R이다. 캠프는 ‘영어를 배우자, 대전’ 온라인 카페모임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동호회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일이란 친구와 그 친구가 별도로 소그룹으로 진행하고 있는 SW2R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SW2R의 정식이름은 ‘Share Without 2 Round(2차가 없는 모임)’이다. 성일이의 모임에 비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유한다(Share)였다. 그는 모임을 통해서와 개인적 만남과 메일을 통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공유해 주었다. 멤버들의 알음알음으로 상호 면접을 통해서 합류하게 된 멤버들은 대부분이 모임에서의 활동이 적극적이었다.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고 성일이가 내게 메일을 보내 왔다. 책을 읽다보니 진정한 리더는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서 몇 자 적어봤다고 하면서 보내온 것이다. 항목별로 정리된 조금은 긴 메일이었다.
나의 영어 발음, 영어 발표할 때 내가 사용하면 좋을 도구에 관한 것, 내가 질문에 대처하는 법을 모니터 한 것과 대안제시, 말할 때 말이 막혔다가 생각나서 다시 되돌아가는 습관과 사람들이 그것을 대할 때의 답답함, 표현의 정확도가 영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와있나 하는 점, 내가 질문했던 것에 대한 답변, 그리고, 마지막으로 SW2Rd의 멤버들과 나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성일이가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솔직히 밝혀주어서 그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진실과 인식은 다르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경우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성일이가 인식시켜 주기 전에는 잘 몰랐던 것 말이다. 한 곳에 집중해서 에너지를 몰아쓰는 나는 주변의 것을 알아채지 못할 때가 종종있다. 성일이는 내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을 메일로 공유해 주었고, 대안까지 제시해 주었다.
Share
성일이는 Share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관계를 더 잘 다져가는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다른 멤버와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성일이게 내게 모니터해준 것 중에 6가지는 영어를 공부하면서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었고, 마지막 관계라는 것 하나가 성격이 다른 것이었다. 도구나 개인의 노력으로 개발 가능한 것들과는 별개로 7번째는 예전부터 나 자신도 인식하는 것이었지만, 바뀌고 싶은 나 자신과 현재의 나 사이에서 매번 제자리로 돌아가곤 하는 것이었다.
그때의 나는 질문이 별로 없는 편이었던 것 같다. 우선은 모임에서는 영어로 물어야 했으니까 물을 말 생각하다가 때를 놓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말 수가 적었던 것은 내가 들을 내용을 잊을까봐 묻지 않는 것이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것을 미뤄두고 있었다. 멤버들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것이 재미있는지, 꿈은 무엇인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아이들은 몇이나 되는지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몇일 내에 금새 까먹어 버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묻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나의 행동은 무척 예의없는 것이었다. 같이 옆에 있으면서 전혀 관심을 쏟지 않는 것으로 보였을 테니까 말이다. 그전에 여러차례 알려줬는데, 까먹어 버렸다고 관심없는 사람인양 취급받은 것에 대한 일종의 반대행동이기도 했고, 암묵적인 나의 변명이기도 했다. 나는 나의 변명에 숨어서 용기가 없이 주어지는 상태로 계속 여전한 관계를 유히자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유지가 아니라 조금씩 희미해지고 소멸되어지는 관계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멤버들은 잘 기억하지 못해도 성일이를 기억하는 것은 성일이가 한 발 다가와 주었기 때문에 관계가 깊어질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다른 멤버와는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았고, 관계도 깊어지지 않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관계를 맺는나의 행동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내겐 적극적 관계맺음이란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다. 인관관계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시작되고, 발전되고, 깨어진다.‘라는 대목을 책에서 보았을 때, 한순간 가슴이 답답했다.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
지금 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 멤버에게 물으니 가볍게 한마디의 말로 ‘관심’이라고 대답한다. 어떤 멤버는 에너지를 얼마나 분산해서 쓰고, 집중하느냐의 차이라고 대답한다. 책에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말들이 책에 여러가지 나온다. 어떤 것부터 내게 적용해 볼까? (이렇게 목적을 가지고 시도해야 되는 것인지 의문이 일지만,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모임이나 조직에서 내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만나는 행운은 매번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성일이가 내게 했던 것처럼, 한 걸음 다가가는 것부터. 공통의 관심사를 찾는 것부터. 차이점을 인정하고 좀더 이해하려는 것에서부터........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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