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素田 최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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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진 넓은 초원에 흐트러졌다 다시 잔잔해 진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흔들림으로 다가와 가벼운 떨림을 전해준다. 바람은 변화의 순간이고 멈춤이 없는 긴 이동의 연속이다. 말을 타고 초원을 가로질렀다. 말의 숨소리가 높아지고 심장박동소리가 빨라지고 내뿜는 뜨거운 호흡이 전달되어 왔다. 다가닥 다가닥 잔잔한 말발굽 소리가 점점 커지고 발굽의 간격이 좁아지기 시작하면 온 몸에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내가 가는 곳이 나의 길이 되었고, 방향이 되었다. 바람이 더욱 세어지고 말발굽 소리를 느끼지 못할 즈음에 함성이 터졌다. 이보다 더 빨리 달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순신간에 옆에 있는 사람들이 한없이 뒤로 멀어지는 사람들이 한점이 된다. 내가 나만의 길, 아무도 달리지 못했던 길을 새롭게 만든 것이다. 바람과 초원과 말과 한 점이 되었다.
꿈이었다. 몽골에서 돌아온지 몇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몸에는 말의 진동과 초원의 향기가 남아있다. 의자에 앉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말등처럼 흔들리지 않은 어색함이 있다. 또 하루가 지나고 답답함이 들었다. 몽골의 질주하던 본능이 여운인가? 몽골을 다녀온 후 가장 먼저 들려온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의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한명은 선배인데 급성 백혈병으로 한달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힘겹게 병마와 싸우다가 저 세상으로 갔고 한 사람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사랑하는 아내와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 둘을 남겨놓았다. 남아있는 가족들의 슬픔과 한참 피지도 못하고 생을 접어야만 40대 중반의 한 사내의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받을 때와 걸렸을 때의 차이가 세상의 극과 극인 뇌물의 이중성 앞에서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까발려지는 진실 앞에 설 선배의 험난한 일정이 눈에 밟힌다.
문득 몽고에서의 눈부신 하루가 그리웠다. 눈부신 하루 뒤의 하루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득 사무실 책장 앞에 꽂혀있는 선생님의 오늘도 눈부신 하루 책 제목이 들어온다. 펼치자마자 비수처럼 꽂히는 대목이 있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길을 계속 가는 것입니다. 삶은 산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본능적 도약의 모음인데, 우리는 길을 가다 어느 징검다리 위에 멈추어 서서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개울의 중간쯤에 이르러 다음 징검돌 하나가 조금 멀리 있다거나, 건너뛰어야 할 곳에 놓인 그 돌이 내발을 지탱해주기에는 너무 작아 보이거나 불안정하게 놓여있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징검다리가 거기 놓여 있는 개울을 건너는 다리로 쓰이고 있다면, 한 번의 아름다운 비상으로 건너 뛸 수 있을 것입니다. 심리적 두려움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그 물리적 간격이 너무 커 보이면, 바지를 걷고 물 속에 발을 담그고 건너거나, 그럴 수도 없이 물이 깊으면 되돌아가 우회할 곳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길 위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163p)
눈부신 하루와 평범한 하루의 차이는 무엇일까? 분명 나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리라. 몽고에서는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어제와는 새롭게 할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제는 말잡이가 이끌어준 말을 탔으니, 오늘은 혼자서 타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다. 또 오늘은 어제보다 더 멋진 풍광이 있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열정이었다. 내 삶에의 열정과 다른 사람들과의 열정. 아마 몽고도 나 혼자 갔었다면 이런 기막힌 삶의 묘미를 느끼지 못 하였을 것이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는 뭔가 특별함과 기억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바디샵의 창시자인 아니타 로딕은 다른 사람이 전혀 찾지 못하는 차별성에서 그녀만의 사업가치를 찾았다. 여성의 인권보호 운동에서부터 환경문제,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가치를 찾은 그녀의 내부에서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처음 느낀 열정은 바로 자기 자신의 열정이었다. 채널 4가 바디샵에 대한 비방 방송으로 소송으로 치닫게 되었고, 재판을 받는 도중에 그녀만의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절대로 우리가 재판에서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진실하고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말한다면 반드시 진실이 이기게 되어 있다. (영적인 비즈니스 289p)
결국 아니타로딕은 재판에 승소를 하였고, 바디샵은 한번의 역경을 헤치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다.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길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되었다.
이제 몽골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몽골의 여행은 소극적으로 살아왔고, 문제를 자꾸 넘기려는 나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깨우쳐 주었다. 몽골이 나에게 준 눈부신 날의 느낌은 오랫동안 나를 깨어있게 하였다. 몽골은 현실을 도피하여 눈부심을 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눈부심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존재가 되었다. 여전히 몽골의 초원과 바람, 그리고 말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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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었다. 몽골에서 돌아온지 몇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몸에는 말의 진동과 초원의 향기가 남아있다. 의자에 앉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말등처럼 흔들리지 않은 어색함이 있다. 또 하루가 지나고 답답함이 들었다. 몽골의 질주하던 본능이 여운인가? 몽골을 다녀온 후 가장 먼저 들려온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의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한명은 선배인데 급성 백혈병으로 한달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힘겹게 병마와 싸우다가 저 세상으로 갔고 한 사람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사랑하는 아내와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 둘을 남겨놓았다. 남아있는 가족들의 슬픔과 한참 피지도 못하고 생을 접어야만 40대 중반의 한 사내의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받을 때와 걸렸을 때의 차이가 세상의 극과 극인 뇌물의 이중성 앞에서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까발려지는 진실 앞에 설 선배의 험난한 일정이 눈에 밟힌다.
문득 몽고에서의 눈부신 하루가 그리웠다. 눈부신 하루 뒤의 하루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득 사무실 책장 앞에 꽂혀있는 선생님의 오늘도 눈부신 하루 책 제목이 들어온다. 펼치자마자 비수처럼 꽂히는 대목이 있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길을 계속 가는 것입니다. 삶은 산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본능적 도약의 모음인데, 우리는 길을 가다 어느 징검다리 위에 멈추어 서서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개울의 중간쯤에 이르러 다음 징검돌 하나가 조금 멀리 있다거나, 건너뛰어야 할 곳에 놓인 그 돌이 내발을 지탱해주기에는 너무 작아 보이거나 불안정하게 놓여있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징검다리가 거기 놓여 있는 개울을 건너는 다리로 쓰이고 있다면, 한 번의 아름다운 비상으로 건너 뛸 수 있을 것입니다. 심리적 두려움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그 물리적 간격이 너무 커 보이면, 바지를 걷고 물 속에 발을 담그고 건너거나, 그럴 수도 없이 물이 깊으면 되돌아가 우회할 곳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길 위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163p)
눈부신 하루와 평범한 하루의 차이는 무엇일까? 분명 나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리라. 몽고에서는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어제와는 새롭게 할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제는 말잡이가 이끌어준 말을 탔으니, 오늘은 혼자서 타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다. 또 오늘은 어제보다 더 멋진 풍광이 있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열정이었다. 내 삶에의 열정과 다른 사람들과의 열정. 아마 몽고도 나 혼자 갔었다면 이런 기막힌 삶의 묘미를 느끼지 못 하였을 것이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는 뭔가 특별함과 기억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바디샵의 창시자인 아니타 로딕은 다른 사람이 전혀 찾지 못하는 차별성에서 그녀만의 사업가치를 찾았다. 여성의 인권보호 운동에서부터 환경문제,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가치를 찾은 그녀의 내부에서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처음 느낀 열정은 바로 자기 자신의 열정이었다. 채널 4가 바디샵에 대한 비방 방송으로 소송으로 치닫게 되었고, 재판을 받는 도중에 그녀만의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절대로 우리가 재판에서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진실하고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말한다면 반드시 진실이 이기게 되어 있다. (영적인 비즈니스 289p)
결국 아니타로딕은 재판에 승소를 하였고, 바디샵은 한번의 역경을 헤치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다.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길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되었다.
이제 몽골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몽골의 여행은 소극적으로 살아왔고, 문제를 자꾸 넘기려는 나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깨우쳐 주었다. 몽골이 나에게 준 눈부신 날의 느낌은 오랫동안 나를 깨어있게 하였다. 몽골은 현실을 도피하여 눈부심을 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눈부심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존재가 되었다. 여전히 몽골의 초원과 바람, 그리고 말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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