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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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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8일 08시 35분 등록

[일상에 스민 문학] 통증의 미학

 

 

밤이 되면 그 친구는 나타납니다낮에는 어디엔가 숨어 있다가 호시탐탐 나설 기회를 보는 것이지요밤이 되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신기한 친구그의 이름은 통증입니다처음에는 감기 증세로 나타나더니 등 주위에 어스름한 기포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마취제 없는 연약한 등짝에 바늘을 꽂아놓고 마구 휘갈기는 것 같은 아픔그런데 희한한 것은 낮에는 그 친구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증상이 전혀 없는 것이죠.  밤이 오는 것이 두렵습니다으슥으슥하는 감각이 등 뒤에서 신호를 보내면싸악싸악하는 감각들이 기포 모양의 상처 주위로 모여듭니다.

 

제약회사를 운영하던 시절저는 이 증상을 치료하는 약들을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제가 판매하던 약들은 대부분이 복제약이었기 때문에 영업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이 약을 복용했을 때의 증상과는 상관없이 그저 보험수가가 얼마로 책정이 되었는지환자가 이 약을 복용하고 재진료를 하게 될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를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그러나 막상 제가 그 판매의 대상자인 환자의 입장이 되고나니 약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증상에 충실해야 한다는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보험수가가 얼마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이 약을 복용했을 때 환자들에게 얼마만큼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지를약 이외에도 빨리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더 고민했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밤이면 피어나는 통증으로 인해 미리 잡았던 몇 몇의 약속들은 지키지 못했음에도이 병을 앓아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따뜻한 말씀으로 저를 위로해주셨습니다처음에 감기 증세로 병원에 찾아갔을 때원장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 증상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일종의 마음의 병입니다.”

 

기업회생으로 삶의 극단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던 때도 이 병을 앓지 않았던 제게새로 들어온 조직의 개편으로 인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모양입니다삶의 고통을 조용히그리고 부드럽게 수용해야겠습니다조용함을 거부하고 하얗게 밤을 지새게 만드는 고약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더라도낮에는 더 열심히 웃고더 땀 흘리며 팔 걷어붙이고 기운 펄펄 나게 일해야겠습니다마치 밤에 언제 아팠냐는 듯이 말이지요그럼 또 모르죠정말 감쪽같이 통증이라는 친구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릴지도요.

 

 

하루쯤 앓게 되면

육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한 열흘쯤 앓게 되면

목숨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고

 

한 달포쯤 앓게 되면

이 세상 삼라만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게 된다.

 

앓아 본 적이 없는 자여,

어찌 삶의 깊은 맛을 짐작할 수 있으리

 

병력(病歷전문임보 (1940-)

 

정재엽 (j.chung@hanmail.net) 올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안내]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출간 기념 강연: 4월 26일 목요일 저녁
오병곤, 홍승완 연구원이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출간 기념 강연회를 합니다. 두 저자가 십 년 동안 축적한 책 쓰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책의 컨셉 정립부터 주제 선정, 목차 짜기, 초고 집필, 퇴고까지 출간의 주요 과정을 명쾌하게 안내합니다. 자세한 강연 소개 및 참가 신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m.booking.naver.com/booking/5/bizes/150701

2. [출간소식] 『내 인생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지음
오병곤 연구원과 홍승완 연구원의 책 <내 인생 첫 책 쓰기>이 새 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10년 만에 나온 개정증보판이 표지도 제목도 아주 멋있게 변모했네요. 오병곤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여러 권의 책을 쓰면서 이 책을 곁에 두고 책에서 제시한 원칙과 체계, 방법론을 활용하고 검증해 이 책을 다시 썼다고 하네요.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 한 권을 내고 싶은 소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3. [출간소식] 『아빠 구본형과 함께』 구해언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10기 구해언(어니언) 연구원이 첫 책 <아빠 구본형과 함께: 일상에서 빛나는 나다움 발견하기>를 출간하였습니다. 아빠를 참 많이 닮은 딸이 추억과 그리움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담아 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 선생님의 아빠로서의 모습도 느낄 수 있는 <아빠 구본형과 함께>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4. [안내] 꿈벗 소풍이 열립니다!
2018년 꿈벗 소풍이 아래와 같이 개최됩니다. 변경연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다 참석가능하니 많은 분들의 신청바랍니다.
- 일시 : 5.26(토) 14시~ 27(일) 12시
- 장소 : 여우숲 (충북 괴산군 명태재로 미루길 105-60
- 내용 : 꿈을 가진 사람들의 1박2일 꿈잔치
- 참가대상 : 꿈벗, 연구원, 구사부님을 좋아하는 모든 분

5. [변경연 팟캐스트]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 박미옥 작가
우리는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고전은 우리 삶의 근원을 알려주는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요? 구본형 선생님께서 진행하신 방송 녹취와 엄청난 양의 칼럼을 엮은 박미옥 작가에게서 고전의 필요성과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고전에 관심있는, 그리고 생전 구본형선생님이 진행하셨던 <고전읽기>를 즐겨 들으셨던 분들의 많은 청취 바랍니다.

6. <강의안내> 뉴미디어와 작가 클래스 (팟캐스트, 유투브, 카드뉴스, 독립잡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인 기업가 네트워크(1인자회)에서 <뉴미디어와 작가 클래스>를 마련합니다. 강의를 하시거나,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자신의 컨텐츠를 홍보할 '새로운 미디어 활용법'이 간절하신 분들께 참석을 권합니다. 변경연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동대문 김사장이 직접 강의합니다. 자리수가 많지 않으니 서둘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IP *.210.11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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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11:16:35 *.225.23.178

저런요... 밤 통증 정말 괴로운데

언능 쾌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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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13:23:04 *.131.225.124

수희향 누님!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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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20:26:14 *.62.202.192
아이고... 얼른 나으시길 기도합니다...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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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13:23:18 *.131.225.124

형선씨-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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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3 08:25:11 *.111.12.225

정말로 말씀처럼 감쪽같이 통증이라는 친구가 멀리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시 소개에 고맙습니다.


"앓아 본 적이 없는 자여

어찌 삶의 깊은 맛을 짐작 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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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13:24:04 *.131.225.124

오히려 통증이 있으니  

저런 싯구들이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늘-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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