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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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변경연을 시작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1년에 2천시간씩 몰입하여 8천시간을 채우던 4년차에 첫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런데 1인회사 연구원들은 대개 회사와 병행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즉, 퇴사 후를 위해 1년에 약 1000시간 정도씩 준비하는 분들입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4~6천 시간을 준비할 수만 있다면, 현실적으로 1인 기업가로 전환할 때 가장 연착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경우입니다.
문제는 연구원 과정을 마쳤을 때 필살기가 무르익는 1만 시간 중 겨우 천 시간을 보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1인 기업가로 전향하기 위해선 최소 첫 눈을 뭉칠 때까지 3천 시간 정도는 묵묵히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천 시간의 실행만으로는 2년차부터 자칫 과거 습에 끌려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회사를 다니며 전향을 준비하는 분들의 경우는, 회사를 다닐 때 준비를 시작한 건 참으로 바람직한데, 아직 회사를 다니기에 바닥까지 절박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1인 지식기업가가 되기 위해선 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첫 책이 나올 때까지 3~4천 시간은 절대 힘을 빼거나 멈추면 안 됩니다. 첫 책은 온전히 자기 안에서 다진 모든 것들이 하나의 필살기로 세상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끝을 볼 때까지 한번은 죽을 힘을 다해 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자칫 중간에서 멈추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두 번 멈추기 시작하면 결국 1인 기업가의 길에선 영영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1인회사 연구원 과정으로 그저 한번 속 시원히 털어내는 걸로 끝나면 안 되는데…
기껏 찾은 승부 콘텐츠를 어떻게든 살려가야 하는데…’
1인회사 연구원 과정을 마치고 후련해하는 연구원들을 보는 제 마음이 당사자들보다 더 불안했던 이유였습니다.
한 사람의 기질에 맞는 승부 콘텐츠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그 방향성을 정하고 일상에서 실행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연구원도 저도 함께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런 1년을 보낸 뒤 2년차부터 조금씩 늘어지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면 아까워도 너무 아까운 일입니다. 연구원들이 1년 뒤 원점으로 돌아간다면, 1인 지식기업가를 양성하여 함께 협업하고자 1인회사 연구원 과정을 시작한 저로서도 굳이 작가의 길을 미뤄가며 이 일을 계속할 이유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창업 닥터들끼리 모의 창업 워크숍 진행 중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교육을 받으면, 나이와는 무관하게 쉬는 시간을 기다립니다. 저희 또한 쉬는 시간이 더 활기찹니다. 아저씨들끼리 만나지 못한 며칠간의 이야기를 마구 쏟아냅니다.
창업 닥터 A: (의기 양양한 표정으로) 내가 어제 동창 녀석을 만났는데 그 녀석이 자기네 회사에 강의를 오라고 하네. 아마 이런 식으로 돌면, 강사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창업 닥터 B: (세상 다 파악한 표정으로 손사레를 치며) 무슨~ 그거 다 소용없어. 처음에 한번 그냥 인사로 그러는 거야. 인사. 그보단 김사장, 당신 책 있어?
창업 닥터 A: 아, 책이야 있지. 책 없는 사람이 있어?
창업 닥터 B: 이런~ 아직 멀었군. 멀었어. 읽는 책 말고, 당신이 낸 책 있냐고. 요즘은 그런 거 없으면 강의도 못 다녀. 세상이 달라졌다니까.
그렇습니다. 창업 닥터로 선별된 대기업 출신들 아저씨들이 모여 나누는 대화가 이러했습니다. 한국에서 책 쓰기 프로그램 열풍이 분 이유 중 하나일 듯 합니다. 1인 기업 시장에 나가면 좋은 스펙에 비슷한 부장님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므로 그 부장님들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만의 콘텐츠를 활자로 증명할 수 있는 책입니다. 그 때까지 첫 책을 내기 위해 전력 질주했던 저로서는 저희 연구원들 역시 1인 기업가로 홀로서려면 무엇보다 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단독집필이 요원한 연구원들이 과연 회사를 다니며 3~4천 시간을 꾸준히 읽고, 쓰기를 지속할지 염려스러웠습니다.
‘어쩌지… 이 시간적 갭을 어떻게들 버티려나…’
방법은 하나, 제가 함께 공저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싫다. 그것만큼은 절대 싫다’
첫 번째로 든 생각은 강력한 거부 반응이었습니다. 이유인즉 전 공저를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게 공저는 시간은 엄청 투자했지만 결국 결과물은 만들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필요한 일이 아닌데 굳이 같은 어려움을 반복해서 겪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책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집중력과 시간을 요하는 일인만큼, 일단 공저를 시작하면 그 기간 동안 단독집필은 할 수 없습니다. 공저는 늘 시간대비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리스크가 큰 작업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창업 닥터 선배들을 만나며 소수이긴 하지만 1인 기업가로 전향에 성공한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 분들 또한 정도와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제가 걸은 여정을 거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하고 1인 기업가로 전향하기까지 정리하고 체계화한 로드맵이 과연 일반적으로 범용화할 수 있는지 다른 사례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터뷰 집이라면 1인회사 연구원들과 공저를 해도 어렵지 않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인터뷰 집이라면 큰 문제 없을 거야. 이게 결과물이 안 나올 이유는 없잖아. 이걸로 한번 해보자.’
그.러.나… 출판사와 담당 편집장님. 저를 포함 공저자 4명. 그리고 인터뷰이 9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장과 의견을 한 권의 책에 글로써 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제가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수도 없이 후회하였습니다.
공저를 대하는 제 목표는 오직 하나, 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작부터 기한을 정해놓고 정신 없이 연구원들을 독려하며 밀어 부쳤습니다. 그래서 결국 2014년~16년에 걸쳐 1년에 한 권씩 <1인 기업 남성편: 평생 현역으로 사는 법>, <1인 기업 여성편: 홀로서기 성공 스토리>, <1인회사 청년편> 3권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공저는 참 많이 부대끼며 힘들었고, 힘든 만큼 생각도 배움도 많았습니다. 결국 3년간 3권의 공저 프로젝트를 끝내며 전 다음 세 가지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첫째. 1인 기업가로 인생전환 로드맵은 일반화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제가 경험하고 책으로 쓴 1인 지식기업가의 로드맵이 다른 분들도 인생전환시 한번쯤 거쳐가는 길임을 확인한 사실입니다. 개인에 따라 정도와 시간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제가 <1인회사>에 정리하고 체계화한 로드맵을 비껴가지는 않았습니다. 즉, 인생전환은 한 방에 해결하는 지름길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각자 기질에 맞게 전략적 로드맵을 통해 가야 하는 길임을 남성과 여성 심지어 청년들의 사례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여정은 지금까지 1인회사 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원들을 통해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공저라고 책 출간이 전부가 아니다
처음 공저를 시작할 때 제 목표는 오직 하나, 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저를 시작할 때 아예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공저자들을 독려하였습니다. 그래서 무사히? 1년에 한 권씩 출간은 하였지만, 막상 출간을 하고 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작업을 하니 일단 추가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였습니다. 게다가 정해진 시간 안에 하나의 톤으로 된 원고를 완성해야 하니, 아무래도 원고에서 제 목소리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시나 책쓰기는 시간이 너무 늘어져도 안되지만, 너무 촉박해도 안 된다는 사실.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가시적인 결과물은 만들었지만 한편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런 만큼, 올해 4번째 공저에 도전 중인데, 이번에는 집필 시작 전 최소 6개월 이상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데드라인도 엉성하게 정해놓고 한 달에 한번 기획회의를 하며 각자 공부한걸 나누며 브레인 스토밍도 합니다. 끝으로 집필 시작 후에도 가능한 공저자들이 충분히 헤맬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공저는 단독집필보다 기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작업인만큼 부대낌이 없을 수 없고 그래서 어렵습니다. 매번 어렵지만, 그래서 매번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셋째. 1인 기업가들의 협업은 절대적으로 인간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공저를 진행하면서 전 왜 대다수 조직에서 수직명령체계를 채택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전부 다릅니다. 그래서 함께 살기 위해선 서로 이해하고 타협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막상 함께 일을 시작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주장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내가 그런다는 사실을 미쳐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엔 언제, 어디서라도 갈등이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사람들 기질에 따라 갈등을 표출하는 태도나 해결하는 방식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무언가 일을 도모할 때 서로 상처받지 않고 일을 처리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토론하고 타협하려면 때론 일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개 조직들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다양성이나 혁신을 포기하더라도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유지한다는 명분아래 수직명령체계를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일 듯 합니다.
그러나 1인 기업가들끼리 모여 협업을 할 때 수직명령체계는 불가능합니다. 비록 프로젝트별로 한 사람 PM이 있긴 하지만, 그(녀)의 말에 절대복종은 없습니다. 각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오늘 굳게 한 약속도 내일 흔들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다 보면 한 두 사람에 의해 전체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자주 놓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매번 공저를 진행할 때마다 머리가 너무 지끈거리고 속이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공저 3권을 진행하며 사람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1인 기업가로 홀로서기 위해서 나를 아는 것이 필수였다면, 전향 후 협업을 도모할 땐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 체) 매번 타인에게 상처받았다 여기는 일이 반복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는 사람과 사람이 모여 긍정의 시너지를 내기 어렵습니다. 나와 당신이 만나 어떻게 더 큰 우리로 발전해 갈지, 거기에 1인 기업가들의 또 다른 성공 열쇠가 있다는 것. 협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공저를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2015년 10월 본격적으로 에니어그램을 공부하기 위해 목발을 짚고 유럽을 다녀왔습니다. 그럼 제가 왜 굳이 목발까지 짚고 유럽을 다녀와야 했는지, 그래서 유럽에서 무얼 배웠는지 유럽 에니어그램 공부 이야기와 함께 다음주 금욜 찾아 뵙겠습니다.
편한 주말보내시고 다음 한주도 우리 모두 아자 홧팅입니다! ^^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blog.daum.net/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http://cafe.daum.net/CoreMarket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출간소식 및 강연 안내>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저
오병곤, 홍승완 연구원의 <내 인생의 첫 책쓰기>가 10년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변신하여 돌아왔습니다. 오병곤 연구원이 2008년 출간이후 책쓰기 원칙과 체계, 방법론을 활용, 검증하여 다시 쓴 만큼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자 하시는 분들께 실질적 도움이 될 지침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또한 <출간기념 강연회>가 4월 26일(목) 저녁 7시 30분부터 진행됩니다. 두 저자가 10년동안 축적한 책쓰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책의 컨셉 정립부터 주제선정, 목차짜기, 초고집필, 퇴고까지 출간의 주요과정을 명쾌하게 안내합니다. 자세한 강연소개 및 참가신청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m.booking.naver.com/booking/5/bizes/150701
http://www.bhgoo.com/2011/841724
[변경연 팟캐스트]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 박미옥 작가
이번 팟캐스트는 구본형 선생님께서 진행하신 방송 녹취와 엄청난 양의 칼럼을 엮은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의 박미옥 작가편입니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우리 삶의 근원을 알려주는 유일한 길이라 할 수 있는 고전의 필요성과 그녀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연구원과정의 첫 오프모임인 장례식에서 춤을 추며 새로이 태어날 연구원들을 축복해주었던 박미옥 작가가 발레를 배우게 된 이야기가 고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방송을 통해 확인해보시고, 생전 구본형 선생님이 진행하셨던 <고전읽기>를 즐겨 들으셨던 분들의 많은 청취 및 공유 바랍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
[1인자회] 뉴미디어와 작가(팟캐스트, 유투브 등) – 6월 9일(토), 2~4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인 기업가 네트워크(1인자회)에서 <뉴미디어와 작가 클래스>를 마련하였습니다. 일찍이 구본형 선생님께서 작가도 마케팅에 신경을 써야하고 책보다 동영상 중심의 강의가 많아질거라 말씀하셨던 것처럼 1인 기업가의 강의를 홍보해주는 새로운 미디어 활용법에 대해 파헤쳐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변경연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동대문 김사장, 김인건님이 직접 강의할 예정이며, 선착순 20분 마감이니 자신의 컨텐츠를 홍보할 새로운 방법이 간절하신 분들은 신청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4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