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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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하라고 할까요? 고민될 겁니다. 이건 부모의 고민만이 아닐 겁니다. 아이 역시도 사실을 알려야 하나 그냥 모른 척할까 망설이게 될 겁니다.
초등학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학교폭력 장면을 봤어요.” 전 물었습니다. “무엇을 봤는데요?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아이는 그 상황을 설명하면서 너무 놀랐다고 했습니다. 부모와 학교 선생님께 알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상담전화를 했을까? 궁금해서 “그럼 선생님께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실 거예요. 걱정되는 게 있어요?” 했습니다. 그제야 아이는 불안한 목소리로 혹시 자신이 알린 게 알려져서 왕따를 당할까 걱정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전에 언어폭력을 했던 아이였으니 혹시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었습니다.
목격자는 ‘비밀보장’을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학생이 본인이 직접 다른 학생에게 얘기를 하게 되면 아이들 사이에 알려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고 무엇보다 용기 있는 행동을 칭찬해 줬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용기 있게 행동했네요. 잘 했어요.” 이 말을 듣고 나서야 학생의 목소리 떨림은 없어졌습니다. 신고자가 누군지 교사나 당사자가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 목격한 학생을 다른 학생들이 봤다면 신고자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화한 학생이 걱정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점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어떤 반응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학생을 안심시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 드려서 알린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다시 한 번 부탁하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라고도 했습니다.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기 조심스러운 일이니 누군가는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학생이 아닌 부모님이 상담전화를 하셨다면 “아이가 많이 불안하고 걱정도 될 거예요. 그러니 교사와 협조하여 최대한 보호해주세요. 부모님도 아이를 안심시켜주세요.”라고 했을 겁니다.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가 전화한 학생처럼 보복이 두려워서입니다. 당사자도 아닌데 나섰다가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됩니다. 가해자의 보복도 두렵지만 나머지 학생들의 반응도 걱정되는 겁니다. 신고자가 알려져서 학생들 사이에 어떤 상황이 생길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진술서 작성을 위해 학생을 따로 부를 겁니다. 그럴 때도 다른 학생이 눈치 채지 못하게 지혜롭게 해야 합니다. 선생님 도움이 필요하니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처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부모님 역시도 친한 학부모에게 말해서 소문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말이란 좋지 않은 일은 더 빨리 멀리 퍼진다는 걸 아실 겁니다. 옮겨질 땐 더 부풀려집니다. 그래도 신고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예전과는 다르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기에 나아졌습니다.
그럼 목격한 내 아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너의 용기 있는 행동이 피해아이에겐 정말 중요한 도움이 될 일을 한 것이고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막은 것이라는 칭찬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그 다음이 교사와 협력하여 내 아이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후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만에 하나 내 아이가 목격자로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더라도 정당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내 아이와 다른 아이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사에게도 부탁해야 합니다. 교사의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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