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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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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4일 08시 08분 등록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를 런칭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책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스승님께선 살아 생전 한 가지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책이란 결과물로 세상에 내놓으라 늘 말씀하셨습니다. 글을 써보면 공부가 얼마만큼 내 것으로 소화되었는지 가장 정확히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 그대로 2016 2월 유럽을 2번째 다녀온 뒤부터 에니어그램 관련된 책을 기획하였습니다. 공부한 것을 정리도 할 겸, 책을 쓰며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책은 5번째 책이었는데 지금까지와는 의미가 약간 달랐습니다. 그 때까지는 1인 기업가란 주제를 갖고 단독으로 첫 책을 쓴 뒤 이후 연속 3권을 시리즈처럼 출간하였습니다. 이번엔 주제 자체가 에니어그램, 즉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시도였습니다. 그런 만큼 어떤 에니어그램 책을 쓸지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에니어그램 이론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출간된 책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제 스스로 흥이 나질 않았습니다. 한동안 제가 왜 에니어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에니어그램을 공부하고 작업하며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니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운명론은 사람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저 역시 인생이란  어찌보면 운명적인 요소가 강한 것도 같고, 한편 생각하면 얼마든지 개척될 여지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마음을 굳히기는 영 쉽지 않은 이슈입니다. 도대체 저희를 감싸고 도는 운명이란 것이 어찌 작동되는지 참으로 모호했습니다. 그러다 변경연에서 연구원과정을 하며 읽기 시작한 수많은 인문고전과 그 즈음 시작한 수행을 통해 운명의 실체에 대해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래된 동양 고전사상인 노장자 사상이나 역학 그리고 불교 철학은 한 걸음 깊이 들어가보면 큰 틀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인과의 법칙을 논하는 다분히 과학적 사상입니다. 그런데 동양사상은 신비주의적 분위기상 합리적인 체계화를 갖추지 못한 체 얼핏 운명론적 느낌을 자아냅니다. 반면 서구 르네상스 시대 이후 근, 현대화 시대는 인간의 의지로 얼마나 거대한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일반적인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철학까지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토론하는 이성의 시대가 지배합니다. 그러다 결국 니체 시대에 와서는 신은 죽었다며 인간을 신의 경지에 올려놓는 초인사상까지 등장합니다. 이렇듯 동서양은 신비주의 사상과 과학적 합리주의라는 결코 합류하기 어려울 것 같은 거대한 두 가지 별개 흐름이 사상적 근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세기 중반, 이 거대한 흐름을 연결해주는 엄청난 일이 생겼으니 바로 서구 최초로 인간 무의식 세계를 발견한 프로이트의 출현입니다 (사실 동양에선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인데 서구에선 마치 우주여행과 맞먹는 대단한 일로 다루고 있습니다).

 

프로이트로부터 시작되어 아들러로 이어지며 서구 사상은 비로소 의식 너머 무의식 세계를 향해 과학적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하여 칼 융에 이르면 사람들의 의식 세계는 한 사람의 생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함을 이론화합니다. 그러므로 무의식 세계에 내재된 가능성을 의식화하면 한 사람의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이론화하여 분석심리학이란 새로운 학문 체계를 이룹니다. 이런 흐름은 현대에 와선 물리학과 뇌 과학으로까지 확장되며 서구는 역시 막연한 신비사상이 아닌 과학적으로 의식과 무의식 세계간 인과의 법칙을 풀어갑니다.

 

그러므로 전 동양인으로서 서양에서 체계화된 에니어그램과 심리학을 공부하며 한 개인의 외적 환경은 운명이란 큰 틀에서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개인의 의지에 따라 운명을 바꿀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고 경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융은 자기실현의 길이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그 정도는 개인의 변화의지와 실행력에 따라 당연히 차이가 납니다. 그럼에도 이 길을 일생 단 한번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과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도하는 사람은 어느 시점부터 인생 길 자체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거북이의 꾸준한 반걸음이 시작할 때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어느 순간은 토끼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무엇보다 외부로만 향해있던 시선을 나에게로 방향을 꺾어 진정한 나를 보기 시작하는 셀프 탐색에서 시작됩니다.

 

저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굳이 서구인들처럼 과학적이나 학문적으로 탐구하지 않아도 심리학이 학문화하기 이전부터 이미 무의식적으로 무의식 세계를 관통하는 법칙을 알고 있습니다. 진정 한 사람의 운명은 그 사람의 성격에서 시작된 인생습관에 의해 형성되는 패턴의 연속곡선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달아 전하고 있었던거죠. 그런 만큼, 역으로 각자 인생에 펼쳐진 패턴을 읽어내고, 왜 그런 패턴이 형성되었는지 그 암호를 풀 수 만 있다면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바로 성격이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 이 이야기를 책에 담자

5번째 책 쓰기를 기획하며 정리한 생각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저의 5번째 책인 <운을 경영하라>입니다 (사실 저는 성격이 운명이다를 책 타이틀로 삼고 싶었지만 관철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책을 출간하고 1인회사 연구원들 중 에니어그램 강사로 배출한 분들과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를 런칭하려는데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저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에니어그램 책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에니어그램 강사로 활동하는 모든 분들이 꼭 책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 에니어그램 연구원 과정의 경우 프로이트부터 시작하여 융까지 심리학 책들을 체계적으로 읽습니다. 동시에 에니어그램 이론 공부는 물론 그에 따른 강도 높은 자기분석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에니어그램 강사로서 실력은 다른 에니어그램 강사들과 비교, 자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공부나 분석이 얼마나 단단한지 본인의 언어로 표현해보는 마지막 검증 단계로서 책이 필요합니다 (물론 공저라도 책이 있다는 것은 이후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책을 쓰다 보면 추가로 공부를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제껏 자기 안으로만 파고 들어가던 시선을 이번엔 외부로 돌려 객관화하는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쓰기란 1인 기업가로서 연마한 필살기에 시장성을 더하는 마지막 화룡정점인 셈입니다. 결국 2017년 어느 봄날, 저는 연구원들과 2번째 공저 프로젝트를 결심하였습니다 (책 권수로는 이미 3권의 공저가 나왔지만 그 의미상 제겐 2번째 공저 사이클입니다).  

 

이번엔 절대 서두르지도 말자.

일부러 늘어질 필요는 없지만, 단단히 공부하고, 무엇보다 공부 그 자체를 즐기며 하자.’

그랬습니다. 지난번 인터뷰집 공저의 경우 출간에 방점을 두고 진행하여 출간 후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너무 늘어지면 안되겠지만 너무 서두르지도 않고, 공저자들끼리 하나의 주제를 놓고 함께 공부하며 기초를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정기적으로 브레인 스토밍을 하며 집단 지성을 끌어내면 책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출간 후에도 공저자들과 함께 이런저런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일련의 작업 과정 자체가 1인 지식기업가 협업 모델의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절대 책쓰기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1인 지식기업가들의 협업인 만큼, 책 출간 이후에도 함께 비즈니스를 도모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정한 아이템이 에니어그램의 관점으로 본 신화입니다. 무릇 신화란 인간 집단무의식의 표현이자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 흥미 넘치는 스토리의 보고입니다. 스승님께서도 마지막 유작으로 신화에 대한 작품을 남기신 것처럼, 신화는 인간을 탐구하는 사람들에겐 한번은 도전하고 싶은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더불어 모든 분야에서 서구 문명사의 모태가 고대 그리스인만큼 내친 김에 신화와 더불어 그리스 문명사까지 마스터하자는 당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고대 그리스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진정한 의미로 서구 문명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과 에니어그램에 이어 신화와 그리스 문명사를 공부하고 융합해서 책을 쓰면, 책 출간 후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를 런칭하는데 좋은 기반이 되어줄 것 같았습니다. 

 

. . 나 역시 신화와 그리스 문명사의 벽은 높았습니다. 처음엔 6개월 정도 공부하면 될 줄 알았는데 각자 회사를 다니거나 주력 일을 하면서 6개월은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결국 공부하는데만 올 봄까지 거의 1년은 걸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공부의 과정은 즐거웠고 에니어그램의 관점에서 보는 신화는 새로웠습니다. 물론 공저 2번째 사이클이라고 해서 아무 어려움이 없거나 막힘 없이 늘 달리기만 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이젠 우리들 중 누군가 잠시 멈춰서더라도 그 이유를 헤아리거나 기다려줄 정도의 여유는 생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함께 나아갈 때 행복하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1인 지식기업가 9년차를 거쳐 10년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아마 올 가을쯤에는 공저자들과함께 성격이 운명이니, 셀프 탐색을 통한 운명전환을 비전으로 하는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를 런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작년 9년차부터 마음편지를 쓸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덕분에 여러분들과 함께 지난 10년 시간을 되돌아보고 차곡차곡 정리해온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통의 편지를 쓰면 1인 지시기업가에 대한 이야기는 마무리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럼 저는 1인기업관련 마지막 편지와 함께 다음주 금욜 찾아 뵙겠습니다 (절대 수희향의 금욜편지 자체가 마지막은 아닙니다! ㅎㅎ).

 

어느새 5월이 시작되었네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로 인해 이번 주말은 많이들 바쁘실 것 같습니다. 봄 꽃 만끽하시고 다음 한주도 아자 홧팅입니다! ^^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blog.daum.net/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http://cafe.daum.net/CoreMarket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안내] 2018년 꿈벗 소풍이 열립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 서로에게 배우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시간, 2018년 꿈벗 소풍과 함께 하세요. 변경연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 꿈을 꾸고 꿈을 향해 가시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참석 가능하니 많은 분들의 신청바랍니다.

- 일시 : 5.26() 14~ 27() 12

- 장소 : 여우숲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15-1)

- 내용 : 꿈을 가진 사람들의 12일 꿈잔치

- 참가대상 : 꿈벗, 연구원, 구본형선생님을 좋아하는 모든 분

http://www.bhgoo.com/2011/842308

 

  1. [변경연 팟캐스트] 『회사에서 평생 캐리어를 만들어라』유재경 작가 1

이번 팟캐스트는 커리어 컨설턴트인 <회사에서 평생 캐리어를 만들어라>의 유재경 작가가 말하는 바람직한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회사생활을 경험해보게 될 수도 있는데, 이때 마음이 몸을 망가트릴 수도 있지만 몸이 망가지면 마음이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을 17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보다 커리어 코치로 불리고 싶다는 그녀의 1인 기업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뜨거운 연애담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e=22585618

 

  1. [1인자회] 뉴미디어와 작가(팟캐스트, 유투브 등) – 6 9(), 2~4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인 기업가 네트워크(1인자회)에서 <뉴미디어와 작가 클래스>를 마련하였습니다. 일찍이 구본형 선생님께서 작가도 마케팅에 신경을 써야 하고 동영상 중심의 강의가 많아질거라 말씀하셨던 것처럼 자신의 컨텐츠를 홍보할 새로운 미디어 활용법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변경연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동대문 김사장이 직접 강의할 예정이며, 20분 마감으로 자리수가 많지 않으니 신청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4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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