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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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의 8호 처분인 전학은 피, 가해자의 분리를 위해 취해지는 조치다. 이전에 피해자 보호로 전학권고가 있었지만 삭제된 조항이다. 피해학생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피해학생이 원해서 전학을 간다. 가해학생의 처분이 전학 결정이 나지 않는 이상 같은 학교에서 생활해야 한다. 피해학생은 학교 가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게 되니 전학을 한다. 그나마 수도권에선 가능한 일이지만 지방은 전학 갈 학교도 없다. 부모도 학생도 마주치지만 않아도 좋겠다는 심정이다.
상담할 땐 피하지 말라고 한다. 왜냐하면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sns가 발달한 요즘은 오프 상에서 마주치지 않더라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이 있다. 가해자가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먼저다. 또한 전학을 가면 왜 전학을 왔는지 알게 된다.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피해자의 전학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사건에 대해 알고 있으니 섣불리 행동하지 않을 것이고 자신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해자의 전학은 법령에 의해 정해져 있다.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내려지는 조치다. 상급학교 진학 시에도 피해학생을 우선 배정하고 이를 피해서 다른 학교에 배정하도록 되어 있다.
졸업반인 부모 중에 학폭위를 열지 않고 졸업하려고 하다가도 혹 상급학교 진학하는데 같은 학교를 배정받을까 걱정한다. 학폭위를 열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성’과 관련된 경우는 즉각 전학조치가 내려진다. 이 역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다.
전학조치는 피,가해자를 분리해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내려지는 조치이지만 전학이후에 학교생활 적응은 쉽지 않다. 가해학생 역시 왜 전학을 왔는지 학교에 알려진다.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렇게 전학을 몇 번하다가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밖 아이가 되기도 한다. 한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필요한 조치임에도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조치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선도를 우선으로 두고 관계회복에 중점을 두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당연히 더 좋은 것은 예방이다. 모든 출발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지금처럼 입시위주의 경쟁교육만을 계속한다면 친구관계가 아닌 경쟁관계가 된다. 경쟁자와 사이가 좋아지기는 어렵다. 어쩜 근본적인 것은 교육에 대한 철학부터 다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나타나는 현상만을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두통의 원인은 찾지 않고 두통약을 먹어 두통을 없애는 것과 같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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