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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8일 08시 46분 등록

지난 주 6월 15일 금요일, ‘엄마의 글쓰기’ 동아리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엄마의 글쓰기’동아리는 파주의 어느 중학교 교내 학부모 동아리입니다. 3월에 학교 측에서 동아리 운영 계획을 잡고 4월 학부모 대상 수요조사를 거쳐 5월에 회원을 모집해 6월에 첫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글쓰기’ 동아리 운영자로서 동아리의 미래상을 상상했습니다. 3월에 방문했던 ‘송정 그림책마을 찻집’이 떠올랐습니다. ‘송정 그림책마을 찻집’ 에서는 할머니들이 직접 담근 차와 함께 할머니들의 그림책을 전시 판매합니다. 송정 그림책 마을의 할머니들은 그림책 작가들입니다. 찻집에 모여 함께 그림책 작업을 하신답니다. 송정의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식혜와 미숫가루를 마시면서, 한 권 한 권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전업 그림책 작가 뺨칠 만한 그림을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진짜 할머니가 그린 거 맞아요?” 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였습니다. 직접 기른 상추에 대한 자부심이 담뿍 담긴 <내 상추가 최고야!>가 기억에 남습니다. 차를 마시고 할머니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엄마의 글쓰기’ 동아리가 이런 모습이길 바랐습니다. 


 송정 그림책마을.jpg


글을 쓰겠다는 엄마들이 모였습니다. 사춘기를 지나는 중학생 자녀와 소통이 되지 않아서 편지를 쓰기로 작정했답니다. 중학생 자녀와 소통이 어려운 건 어느 부모에게나 예외 없이 닥치는 일인가 봅니다. 한 분 한 분 사연을 들으며 서로의 사연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회원의 의견을 묻고 이를 반영해 동아리 운영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엄마의 글쓰기 동아리 운영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금요일 10~12시 교내 학부모 상주실에 모인다.
- 미리 선정한 책을 함께 나눈다.
- 최근에 겪은 자녀와의 갈등을 떠올린다.
- 아이만 했던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그 시절 ‘나’의 성공과 실패, 후회한 경험을 솔직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 엄마의 경험을 담아 아이에게 편지를 쓴다.
- 편지를 낭독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 연말에 편지를 모아 각자의 문집을 만들어 자녀에게 전달한다.


자녀와의 갈등을 끄집어내는 일이 쉽진 않겠지요. 글을 쓰는 장소가 학교 학부모 상주실이다 보니 학교를 의식한 탓에 자칫 내 새끼 자랑하는 자리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 마다 “좋은 글은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쓴 글”,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좋은 인간 교육이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을 되뇌어야 하겠습니다.


‘엄마의 글쓰기’ 동아리 1기는 올해 12월에 각 회원 별 편지글을 모아 문집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함께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사춘기를 지나는 자녀와의 소통의 길이 열리길, 자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엄마가 되길, 마침내 아이만 했던 시절 그토록 원했던 ‘나’가 되길 바랍니다. 


***
격주 월요일에 발송하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 '가족처방전'은 필자와 독자가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가족 관계가 맘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고 계시다면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마음을 다해 고민하고 작성한 가족처방전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김정은(toniek@naver.com)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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