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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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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9일 10시 55분 등록

< 저자에 대하여 >

니코스 카잔차스키

 

그리스의 시인·소설가·극작가· 번역가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문학의 구도자>

어휘의 달인

신과 투쟁하며 오름을 꿈 꿨던 작가

어디를 가나 어디에 머물거나 나는 월계수 잎사귀처럼 그리스를 이빨로 물고 살았다고 말할 정도로 조국 그리스를 사랑한 민족주의자

 

1883년 출생 그리스 크레타(Creta)섬의 수도인 메갈로카스트로(현 이라클리온) 출신

할아버지는 해적이었고, 거칠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아들의 지성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그 무엇도 거절하지 않는 아버지를 두었다.

고교시절에는 물리학 수업을 듣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과, 인간이 신의 축복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진화된 것이라는 사상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1902년 아테네로 건너가 아테네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였고, 졸업하자 그리스 섬 곳곳을 여행하였다.

1914년 이후 카잔차키스는 한곳에 머물지 않고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역을 다니며 여행했다. 그리스 정교의 성지인 아토스 산의 수도원을 순례하였고, 이스라엘, 시나이반도,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스페인을 여행했다. 1917년에는 친구 알렉시스 조르바와 갈탄 광산을 찾기 위해 크레타 해안에서 머물렀다. 그들의 광산사업은 망하고 말았지만 조르바와 추억을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소설로 집필하였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의 유쾌함과 순수함을 존경했고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로 평가한다.

 

신과 오름을 추구하여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다정했으나 자신에게만은 가혹했던 삶을 살았던 작가. 신과의 투쟁으로 점철된  강렬한 인생을 살았다.

오름의 꿈과 투쟁을 추구하며 평생 방랑했고 파리에서 철학자 앙리 베그르송에게 공부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문학과 미술도 공부했다. 그는 예술이나 사상보다 종교적인 삶의 의미를 찾는 성향이 강했다.

1945년 그리스 정무장관, 1947년부터 49년까지 유네스코의 고전 번역 국장을 했다.

서구 고전을 그리스어로 번역했고, 그중 단테의 신곡과 괴테의 파우스트 번역이 유명하다.

극작으로 1946년에 <카포디스토리아스>, 1959년에는 <배교자(背敎者) 율리우스>, 1962년에는 <메리사>가 각기 상연되었다.

1951, 1956년에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품에는 그리스인 조르바, 수난, 미할리스 대장, 오디세이아 등이 있다.

까뮈에게 영향을 줌

예수, 아시시, 성프란체스코, 성당, 한 때 붓다, 니체를 좋아했다.

젊었을 때는 친구도 없이 고지식하고 말도 없고 혼자만 지내기 좋아해서 병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생을 고뇌한 사람이었다.

 

어떤 사람은 그를 영웅이 되기에는 너무 문학적이었고, 성자가 되기에는 너무 세속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글을 씀으로써 성자의 형상을 창조했고, 우리 시대의 영웅을 그려냈다. 그의 글쓰기는 말하자면, 우리를 성스러움 가까운 곳으로 이끌려는 영웅적인 투쟁이었고, 영웅을 살아 있는 존재로 빚어내려는 성스러운 분투였다고 평가했다.

요컨대, ‘카잔차키스는 끝없는 모험 속에 자신을 풀어놓은 사람이었다. 자유의 땅을 향한 위태로운 항해가 그의 삶이었다는 글에 나도 동감한다.

 

19571026일 독일에서 사망했고 115일 크레타에 묻혔다.

 

생전에 미리 써놓은 묘비명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Δεν ελπίζω τίποτα. Δε φοβούμαι τίποτα. Είμαι λέφτερος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 카찬차키스는 교회로부터 반기독교도로 매도되는 탄압을 받았어도, 평생 자유와 하느님을 사랑한 그리스도인이었다

 

작가 노트

 

7 나 한 개인의 삶은 오직 나에게만 지극히 상대적인 약간의 가치를 지닌다. 그 삶에서 내가 인정하는 가치라고는 그것이 지닌 힘과 끈질긴 인내심에 의존하여 내 나름대로 크레타의 경지라고 이름 지은 가장 높은 정상에 다다르기 위해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가려는 노력이다.

 

내 핏방울들이 남기 붉은 자취를 , 인간과 정열과 사상을 찾아다닌 내 여로의 자취를 찾게 될

인간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모든 인간은 십자가를 지고 그의 골고타를 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두 걸음 나아가다가 여로의 중간에서 숨을 몰아쉬며 쓰러지기 때문에 골고다의 정상에, 그러니까 의무의 정상에 이르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하여 다른 자들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한다. 십자가의 처형이 두려워 그들은 마음이 약해지고 부활에로의 길이 십자가뿐임을 모른다. 다른 길은 없다.

 

8 내 생애에 항상 나를 괴롭히고 채찍질을 한 단어는 언제나 오름 하나뿐이었다.

검은 투구를 쓰고 흙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나는 어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마음이 초조하다.

내가 글로 썼거나 실제로 한 행동들은 무엇이든 다 물에다 쓰고 행하였으므로 벌써 사라졌다.

 

세 가지의 영혼, 세 가지의 기도

 

1. 나는 당신이 손에 쥔 활이올시다. 주님이여 내가 썩지 않도록 나를 당기소서

2. 나를 너무 세게 당기지 마소서, 주님이여 나는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3. 나를 힘껏 당겨주소서. 주님이여 내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이겠나이까?

 

프롤로그

 

11 누구에게 나는 내 기쁨과 슬픔을- 젊은 시절의 엉뚱하고 신비한 그리움을, 그 다음에 벌어진 신과 인간과의 처절한 싸움을, 노인의 야수적인 긍지를 털어놓아야 하는가?

12 나는 누구에게 얘기하겠는가? 어디에서 나는 나처럼 수많은 상처를 입은 불굴의 영혼을 내 고백을 들어줄 영혼을 찾아내겠는가

오 가혹한 크레타의 흙이여, 그대를 짓이겨 투쟁의 인간으로 창조하던 순간은 어느 새 흘러가버렸구나. 한 줌의 그 흙 속에는 어떤 투쟁이, 어떤 고뇌가, 인간을 잡아먹는 보이지 않는 짐승을 쫓는 어떤 추구가, 악마적이면서도 거룩한 어떤 힘들이 있었던가

13 다른 흙덩이들이 와서 투쟁을 계속하게 하라. 죽음을 면하지 못할 우리 인간은 불멸한 존재를 위한 일군의 무리일 따름이다. 우리들의 피는 산호여서 심연의 위에다 섬을 만든다.

그러나 마음은 저항한다. 돌멩이와 풀을 움켜잡으며 마음은 애원한다. 잠시만 더 머물게 하라

우리들은 매를 맞고 눈물을 흘리는 노예가아니라 배불리 먹고 마셔서 이제는 아쉬운 바가 없는 왕처럼 이 땅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마음은 아직도 가슴속에서 발버둥을 치며 소리지른다. 잠시만 더 머물게 하라.

16 그토록 잔인하게 비인간적이고 내 마음과 완전히 조화를 이루는 광경을 여태껏 본 적이 없었다- 시나이산 정상에서, 궁극적인 환희

뻔뻔스런 세상에 휘말려 길을 잃어 헤매지 않으며 신과 정면으로 맞설 순간을 나는 얼마나 그리워 했던가

19 손이 닿지 않는 것을 잡아라 나는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려고 최선을 다해서 싸웠다. 나는 이것을 내 의무로 삼았다.

20 실패한 곳으로 돌아가고 성공한 곳은 떠나라

 

조상들

 

21 불과 흙, 이 두 가지 투쟁적인 조상을 내가 몸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가

신의 방법도 똑같지 않은가? 우리들은 신의 발자취를 따라 이 방법을 답습할 의무를 지니지 않았는가? 우리의 일생이란 짤막한 섬광이지만 그로써 충분하다

생명을 지닌 만물은 신이 숨어서 흙을 짓이겨 변형시키는 일터이다.

22 그렇기 때문에 나무의 꽃은 열매를 맺고....원숭이는 숙명을 초월하여 두 발로 선다., 육체로 사랑과 용맹과 자유의 성스러운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인간은 진실로 신의 아들이 된다.

그것은 벅차고 끝없는 의무이다. 어둠의 침전물은 언제나 마음속에 남아서 싸움은 항상 다시 시작된다.

켜들?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신으로의 상승은 얼마나 무서운 과정이더냐

-이 과정은 아예 없는 과정이다.

신도 그런 침묵을 견디다 못해 흙을 집어 인간을 빚었다.

23 우리들의 몸속에는 쉰 목소리들이 굶주린 털복숭이 짐승들이 어둠이 겹겹이 숨어 있었다

-죄의 모습

24 혼란의 위에 질서를 이룩하는 별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 마음 속의 다정한 목소리고함 소리를 덮어 버릴 수만 있다면

-다정한 목소리가 침묵하지 않게 하라

25 그들은 자신이나 남의 영혼을 존경하지 않으면서 죽이거나 죽음을 당했다. 그들은 지나친 교만함을 보이며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비웃었다.

나는 증조부가 내 피 속에 생동하여 조상가운데 내 혈관 속에서 그가 가장 맹렬하게 살아간다고 믿는다.

26 이성의 밑바닥에 깔린 원시의 암흑을 뚫고 닫힌 문을 열어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어떤 짐승으로부터 내가 피를 물려받았는지...그 의무란 가능한 한 모든 인내심과 사랑과 기술을 동원해서 이 얼굴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27 죽음이 가져갈 것이라고는 몇 개의 뼈 이외에 아무 것도 남겨 놓지 않으려는 것이 내 가장 큰 야망이었다.

아랍인의 기질 - 자부심이 강하고 고집스럽고 모질고 검약하고 비사교적이다.

한없고 희망 없는 모래언덕, 묘한 심취감

30 소금과 불과 물은 모두 사막에서 귀중한 것들이었다. 따라서 분명히 그것은 내가 몸 속에 지닌 어느 조상이었고, 소금과 불과 물이 낭비되면 어서 그것을 건져 내려고 벌떡 일어나 달려가던 베두인이었다.

먼 곳의 낯선 것들에 대한 낭만적 그리움

아버지의 피와 어머니의 피가 내 혈관 속에서 나란히 두 줄로 흐른다는 착각의 영향

이 두 가지 상반된 충동으로부터 종합을 이루려는 투쟁은 내 삶에 목적과 통일성을 부여했다.

 

아버지

 

35 검거나 갈색인 머리다발을 채워 넣은 방석하나가 발견되었던 사실로 미루어보아 틀림없이 할아버지는 많은 여인을 사랑했던 모양이다.

 

어머니

 

36 어머니는 대지의 다정함과 끈기와 인내를 지녔다.

37 어느 누구도 외할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내 몸속에서 외할아버지가 살아갈 터이기에 나는 기쁘다. 우리들은 함께 죽으리라 내 속의 죽은 자가 죽지 않도록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죽지 않기를 바라게 한 사람은 이 외할아버지였다. 수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덤이 아니라 내 기억 속에 묻혔으니 내가 죽지 않는 한 그들도 계속해서 살아가리라는 사실을 나는 안다.

외할아버지 생각을 하면 내 마음은 죽음의 정복이 가능하다는 의식으로 힘을 얻는다. 그토록 등잔불처럼 상냥하고 고요한 광채가 얼굴을 감싼 사람을 나는 평생 본 적이 없었다.

44 어머니는 아버지를 쳐다보면서 벅찬 정열로 가득 찬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그대가 걷는 길거리에 꽃이 만발하고

그대는 날개가 황금인 독수리랍니다.

 

아들

 

50 내 머릿속에서는 가장 형이상학적인 문제까지도 바다와 흙과 인간의 땀 냄새가 나는 따스한 실체의 형태를 취한다. 개념이 나에게 이르려면 따뜻한 육체가 되어야 한다. 냄새 맡고 보고 만질 때 그때가 되어야 하는 이해한다.

51이 시기에는 꿈에서처럼 언뜻 보기에 하찮은 사건이 나중에 어느 정신분석가보다도 더 영혼의 참되고 꾸밈없는 얼굴을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52 나는 주님의 전능함을 지녀서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창조할 능력을 소유했었다.

나는 더 밝고 훌륭하고 내 목적에 알맞게끔 세상을 재창조한다.

53 아이의 눈보다 더 신의 눈을 닮은 것은 없으니 아이는 처음 세상을 볼 때 그의 세상을 창조한다.

그 때 바람은 젖가슴이 달렸고 손이 있어 나를 쓰다듬었다.

59 한사람에게서는 힘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서는 부드러움을 받으려고 나는 그들을 융화사키기 위해 끊임없이 내 속에서 발생하는 그들 사이의 분열을 그들의 마음속에서 조화로 이끌기 위해 노래했다.

61 너도 나이를 먹으면 왜 죽어야만 하는지 이해하게 될거야 나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자랐고, 나이를 먹었지만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63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매질을 해서 남자로 만들어 주십시오

64 짐승으로부터 인간으로의 오름길을 따라가려면 고통이 가장 위대한 길잡이임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그 회초리였다.

76 가난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가난뱅이야 나는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아

 

외할아버지의 죽음

 

78 서녘으로 지는 해는 완전히 취해서 사람들과 함께 포도라도 밟느라고 힘이 드는 듯 뻘개진 얼굴로 기울었다.

81 죽음이란 항상 나를 유혹하는 이상한 신비였다. 언젠가는 남자가 되기 바란다.

82 할아버지 돌아가셨니? 흥 이젠 끝이로구나. 그가 말했다. ‘가서 무엇 좀 먹자

 

크레타와 터키

 

84 내 영혼을 처음으로 뒤흔든 것은 공포나 고통이 아니었고 자유에 대한 열망이었다.

85 내면의 터키인인 교만과 악의와 시기로부터 공포와 게으름으로부터 눈을 멀게 하는 헛된 사상으로부터 그리고 가장 사랑과 흠모를 받는 대상들까지도 포함한 모든 우상들로부터 자유를 찾으려는 새로운 투쟁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는 삶보다도 고귀하고 행복보다도 감미로운 선인 자유가 존재함을 깨달았다.

86 나 자신의 힘은 아니지만 나를 다스리는 강력한 힘을 내가 지녔음을 알았다. 그것은 크레타였다.

88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삶을 참아내는 능력을 얻었다.

 

성인의 전설

 

89 영웅성을 지닌 성인, 그것이 인류의 가장 숭고한 본보기이다.

90 사탄은 인자한 산타클로스처럼 선물로 음식과 황금을 가지고 여인들을 데리고

91 은둔자들을 찾아왔다. 그러나 은둔자들은 신에게서 한눈을 팔지 않았고 악마는 사라졌다.

92 내 말은 거짓도 진실도 아니었으니 논리와 윤리의 한곌넘어 경쾌하고 자유로운 뜻을 지닌 말이었다. 아주 훨씬 뒤에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한 다음에 이런 비밀스러운 조작이 창작이라고 일컬어짐을 깨달았다.

94 주교가 하지 않을 일이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훨씬 뒤에 주교들이 실제로 하는 일들을 보자 나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토록 갈구하던 성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나는 그때부터 주교들이 하는 일이라면 모두 피하려고 했다.

 

도피하려는 열망

 

98 따스한 산들바람이 불었고, 내 마음에는 풀잎이 싹텄으며 뱃속은 아네모네로 가득 찼다.

99 나는 참된 인간이란 아무리 곤경에 처했어도 신의 앞에서까지도 저항하고 투쟁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정을 내렸다.

100 영웅성을 지닌 성자 그것이 완전한 인간이었다.

108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나는 그 순간이 내가 인간으로서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위대한 교훈 노릇을 했다고 믿는다. 나는 욕이나 애원도 하지 않고 울지도 않으면서 문간에 꼼짝않고 서서 재난을 지켜보며 모든 사람들 가운데 아버지 혼자만이 인간의 위엄을 그대로 지켰다.

 

대학살

 

107어제는 난장판을 벌이며 사람들을 마구 잡아 죽이다가도 오늘은 웃어 대는 것이 운명이다.

111삶의 진짜 얼굴은 해골이었다.

112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면 그 시간에 나는 내 영혼이 성숙하는 과정을 틀림없이 보았으리라

113 모든 어휘는 위대한 폭발적인 힘을 내포하는 견고한 껍질이다. 그 의미를 찾아내려면 인간은 내면에서 폭탄처럼 그것이 터지게 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안에 갇힌 영혼이 해방된다.

117 나를 다스리고 신이나 악마에게서 위안을 받아들이는 몰락을 범하지 않도록 해주는 모든 불굴의 사상도 나는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얻었다.

 

 

낙소스

 

119 이곳에서는 자유가 존재하므로 자유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존재하지 않았다.

120 나는 참고 기다렷다. 무의식중에서나마 나는 떠날 만큼 튼튼하게 내 날개가 준비되기를 남몰래 기다렸다.

123 하늘에서는 위쪽으로부터 불어내리는 듯한 강한 바람에 쫓겨 구름들이 달음박질을 쳤다.

125 나는 시라는 방법을 통해 고통과 노력이 꿈으로 변형되기도 하며 아무리 덧없는 고뇌라고 해도 시가 영원한 노래로 바꿔놓기도 한다는 커다란 비밀을 이제야 의식하게 되었다.

이제는 아름다움과 학문에 대한 갈망이라는 두 가지 새로운 정열이 마음속에서 불붙었다.

이렇게 전 세계를 크레타로 바꿔놓음으로써 나는 사춘기 초기에 모든 인류의 고뇌와 아픔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나는 학급에서 일등을 할 의무를 의식했다. 민족적 의무감에서 연유한 이 신념은 내 능력을 증가시켰고, 배우고 발전하여 이라는 이름의 파랑새를 좇으려는 술 취한 듯한 욕망, 여태껏 들어보지도 못했던 도취감 속에서..프랑스어 사전의 모든 단어옆에 같은 의미의 그리스어를 써 넣는 작업.. 결국 불태움

128 머리도 역시 총이야 나로 하여금 부끄럽게 하지 마라

나에게는 어린 아이다움 태평함과 신선함과 경박한 기질이 없었다.

129 내 마음속의 악마는 얼마나 교활하고 얼마나 참을성이 많았던가

130 내 가슴은 무척 두근거렸다. 또다시 두 갈래의 길이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

 

해방

 

140 인간의 눈이 물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대상은 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140 내 몸 속의 수천 세대가 기분을 풀려고 고함을 지르며 아우성을 쳤다. 떠나간 조상들이 죽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이면 소리치며 벌떡 일어나 우리들의 눈고 손과 마음을 차지해 버린다는 사실을 그토록 절실히 느껴 본 적이 없었다. 모든 할아버지들이 길거리가 한적하고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마다 고함을 질렀다.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었지만 나 또한 한없이 살고 비록 죽은 다음에라도 생각하고 보게 되리라는 예감을 느꼈으므로 나는 기뻤다. 필요한 것은 나를 기억할 마음의 계속적인 존재성뿐이었다.

 

사춘기의 어려운 문제들

 

142 커다른 두 마리의 야수가내 몸속에서 머리를 들었으니 하나는 육체라는 표범이요 또 하나는 인간의 내장을 파먹으며 먹으면 먹을수록 배고파하는 이성이라는 독수리였다.

143 태어남과 죽음 이 두 가지는 내 어린 영혼을 고뇌케 한 최초의 신비였으며 ...두개의 닫힌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148 이성이 열리고 진실의 언저리가 뒤로 물러날수록 마음은 더욱 슬픔으로 가득 차 넘친다는 현실을 의식하게 되었다.

150 우주 공간에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 작고 하찮은 별에 지나지 않아서 노예처럼 태양의 주위를 돌았으니 우리들의 어머니인 지구의 머리에서 왕관이 굴러 떨어졌다.

151 우리들은 문이 열리고 구원을 받을 때까지 운명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한다.

152 그는 지력이 별로 없었는데 그나마의 총명함까지도 성격이 지나치게 착한 탓에 힘을 잃었다.

154 신의 본질이 무엇이며 우리들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싶어 마음이 두근거리지도 않고 저렇게 노래만 부르는 사람들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오직 바다만이 나하고 똑같은 고뇌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바다만이 내 고뇌를 이해해 줄 듯 싶었다.

155 바다는 자유를 찾으려고 앞에 부옇게 드러나는 방파제를 무너뜨리고 그 너머로 가기 위해 투쟁한다. 그러나 나의 어머니 바다는 마음이 편치 않으니 바다는 꽃도 피지않고 열매도 맺지 못해서 밤낮으로 한숨을 짓고 투쟁한다. 나는 바다의 소리를 듣고 바다는 내 소리를 들으며 우리들은 동틀 녘까지 서로 위로하고 격려했다. 쓰라리고 찝찔한 만족감이 온 몸에 넘치고 내가 흙이 아니라 바닷물로 이루어졌음을 나는 기뻐했다.

-‘오늘 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고 성경에 분명히 써있는 데도 사악한 학자들이 이렇게 말을 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놓았다.

156 밤낮으로 독서에 몰두했다.

더 많이 알수록 내 마음은 더욱 고통으로 가득했다.

157 원숭이, , 별이 총총한 하늘, 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서 뒤엉켰고 나는 이제 술기운이 그것을 풀어 주리라고 희망을 걸었던 모양이다.

158 확실히 내 고통은 술에 이길 만큼 강했었다

나는 그들과 떠들고 놀거나 연애를 하며 돌아다니지 않았다. “너무 높으신 분이라 별에 이마를 부딪혀 머리가 부서지고 말겠군나를 미워하던 그들이 코웃음을 쳤다.

162 내 마음속에는 실 한 오라기가 끊어졌다.

 

에이레 아가씨

 

168 하늘에 뜬 달에서는 정말로 꿀이 흘렀고, 나는 그런 달을 평생 다시는 보지 못했다.

나란히 걷는 두 몸이 이루어 놓은 완벽한 침묵의 이해를 언어가 파괴할까봐 걱정이 되어 우리들은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아테네

 

174 젊음은 눈멀고 사리를 분별치 못하는 야수이다. 젊음은..샘터로 가서 시간이라는 물을 쓸데없이 흘려 말라 버리게 그냥 내버려 둔다. 스스로 야수인 줄을 모르는 야수 그것이 젊음이다. 이해하기 시작하면 젊음은 사라진다.

175 젊은 시절부터 늙은 다음까지 나로 하여금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모든 말과 행동을 나는 죄로 여겼다. 나는 여자와 배움 이상의 무엇을, 아름다움 이상의 어떤 선을 열망했지만-

그것이 무엇이었던가?

178 그리스는 파도 속에서 헤엄을 치다가 떠올랐고 태양은 신랑처럼 그녀위에 엎드렸다.

하지만 사실은 내 영혼에 익숙해지려고 나는 방황했다. 나는 나무와 산과 고독에서 영혼을 찾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비록 덧없다 하더라도 바로 그 덧없음으로 인해서 세상은 가치를 지닌다고 믿었다. 가슴을 찡하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180 그림이나 여인이나 어떤 사상 때문에 어린 송아지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면 나는 그것이 행복임을 알았다.

 

크레타로 돌아오다- 크노소스

 

187 나는 그런 똥물 속에서 파란 자유의 꽃이 어떻게 양분을 찾아 싹이 트는지를 가끔 궁금하게 생각했다. 삶이 그들을 벌써 깔아뭉개서 납작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들을 지켜보고 얘기를 들었지만 나는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했다. 나는 방금 장례식에서 돌아온 듯 속이 뒤집히는 기분을 느끼며 자리를 떴다. 하찮은 미덕이 하찮은 악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만일 두 사람이 노래와 연주를 그렇게 잘하지 않았

188 더라면 잔치에 초대되지 않았을 터이고 술이 취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 구원을 받았으리라. 하지만 노래를 멋지게 부르고 기타를 연주하던 그들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간이 불멸의 잠재성을 지녔으며 ....이른바 삶이라는 불규칙한 혼돈이 조화를 이룰 힘을 갖추었다고 느꼈다.

189 질식한 내 영혼은 더 이상 흙의 우리 안에 담겨 있지 못하고 두개골을 뚫고 흘러나와 도망칠까 말까 머뭇거렸다.

도덕과 수치와 희망이라는 감옥의 철창을 부수고 나와 어둠 속에서 기다리며 유혹하는 무서운 연인에게, 우리들이 신이라고 일컫는 자에게 몸을 맡기고 자신을 망각하고 하나가 되라는 명령 때문에 울렁거린다. 혼돈의 심연 속에서 숨어 기다리는 무서운 삼위일체

191 나는 천국에서 추방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아니 추방이 아니라 나는 스스로 천국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망쳤고...

나흘 째 되던 날, 나는 아침 일직 잠자리에서 일어나 뚜렷한 목적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펜을 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 생애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다.

192 진리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인간성의 1층짜리 건물보다 한층 더 높은 거짓이 존재한다.

193 어휘로 새롭게 빚어 굳혀 놓은 형태 이외에는 나는 그 후 다시는 에이레 아가씨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종이 위에 누워 있었다. 상상의 힘으로 나는 현실을 지워 버리고 안도감을 느꼈다. 현실과 상상 창조하는 신과 창조하는 인간 사이의 투쟁은 얼마 동안 내 마음을 도취시켰다.

인간은 저마다 맞서 싸울 적의 정체를 결정짓는다. 비록 그것이 파멸을 뜻할지언정 나는 신과 싸우게 되어 기뻤다. 그는 흙을 빚어 세상을 창조했고 나는 어휘를 짓는다.

194 나는 꿈을 이루는 공기와 상상력으로 시간의 횡포에 항거하는 인간을 보다 영적인 인간을 빚어내리라 신의 인간은 죽지만 내가 창조한 인간은 살리라

그 때 나는 젊었고, 젊다 함은 세상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다 훨씬 훌륭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는 뻔뻔스러움을 소유했다는 뜻이다.

194 여태껏 모르던 일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났는가? 누가 내면의 문을 열고는 구원의 문이라고 생각되는 쪽으로 손짓해 불렀던가?

196 너는 인간이다. 나도 그렇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번득이는 이성의 소유자인 그는 속세를 자주 돌아다니며 유명한 여인들과 농담과 얘기를 나누었지만 그의 장난스럽고 유동적인 표면의 뒤에서는 굳건하고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드러났다. 아니 부활한 그리스도였다.

199 피를 흘리지 않고 신과 경기를 벌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예요.

200 우리들은 그 시간과 장소의 신성함을 의식했고 침묵만이 거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204 분명히 신을 찾았을 만큼 나이가 많은 승려들은

 

그리스 순례

 

208 미지의 바다에서 헤엄치고...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든 사물을 보고 천천히 오랫동안 시선을 던진 다음에 눈을 감고는 그 풍요함이 저마다 조용히 아니면 태풍처럼 내 마음속에서 침전하다가 마침내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고운체로 걸러지게 하고 모든 기쁨과 슬픔으로부터 본체를 짜내고 싶었다.

214 폭우는 성령의 난폭한 강림이었고...폐허가 빗물로 방금 목욕한 모습을 보았다.

215 수녀들은 밤샘을 하고 기도를 드리고 굶주린 배를 채울 만큼 식량이 넉넉할 때가 한 번도 없었다. 혼숫감이라도 보여 주듯 그들이 수놓은 그림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면 슬픔이 와락 밀어닥친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얘기도 않지만 신랑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이다.

매혹적인 성당은 전체가 따스하고 활동적인 생명체처럼 살아서 평화롭게 숨을 쉰다.

216 이곳에는 찬란한 빛깔들이, 그리고 지극히 부드러운 얼굴들이 존재했다.

인간의 고통이 신을 부활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217 주변의 대기가 큰 한숨을 쉬었다. 하늘에는 혼령들이 가득했다. 승리자들은 패배했다.

그것은 마치 신전이 218 주변 경치의 두개골이어서 지붕을 얹은 구역에서 터를 지키는 이성에게 끊임없이 감시를 받는 성스러운 언덕으로 이루어진 집단 같았다. 고대인들의 찬란한 간결함과 균형과 평온함은 소박하고 조화를 이룬 종족이 쉽게 달성하는 자연스러운 경지는 아니었다. 그것은 고통스럽고 위험한 전투를 거쳐 힘들여 얻은 전리품이었다.

219 나는 가장 초라한 육체 속에서도 영원한 여성이 뿌리박혔음을 알고는 마음이 즐거워졌다.

220 그들은 날마다 그런 대상들과 접하고 그러다 보면 친숙함이 경멸을 자아낸다.

-신전을 관리하는 노인과의 대화도 무척 재미있게 표현하는 저자다.

221 산과 강과 바다와 계곡들 그리스의 모든 것은 인간화해서 거의 인간의 언어에 가까운 말로 인간에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인간을 괴롭히거나 벅차게 압도하지 않고 친구와 동료가 된다. 그리스를 여행하면 참된 기쁨을, 위대한 풍요함을 얻는다.

222 그리스는 항상 지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끊임없는 소용돌이를 친다.

눈에 띄지 않는 삶의 진동으로 넘친다.

224 노예나 범죄자나 외국인이나 여자들은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 그리스의 자유인들만 왔다. 삶이 기초적인 욕구를 중족시키고 약간의 여유를 누리기 시작하는 순간에 문명은 태어난다.

225 이성은 시간을 정복했고 빛은 거짓과 폭력의 검은 힘을 정복했다.

226 고대인들은 조화를 이룬 건전한 마음을 담는 그릇을 마련하기 위해 몸을 튼튼하고 아름답게 가꾸었다

평온한 몸가짐, 철저히 훈련된 감정, 아름다운 체격, 이것들이 자유인의 툭징이다. 노예는 항상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몸은 둥뚱하거나 병든 사람으로 나타난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정신을 못 차릴 만큼 취한 그의 노예와 부하들이 점잖치 못하고 음탕한 춤을 추는 동안에도 점잖게 서 있다. 마음과 몸의 조화 -그것이 그리스인들에게는 으뜸가는 이상이었다. 한 쪽이 과잉되면 그들은 야만인이라고 여겼다. 그리스가 쇠퇴하기 시작하자 운동선수의 몸은 비대해져서 정신을 죽이기 시작했다.

227 조국에 대한 신념은 상실되었고 개인적 이기주의가 충일한다.

231 위대한 예술가는 일상적인 현실의 꺼풀을 초월해서 영원한 불면의 상징을 본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발작적이고 흔히 표리부동한 행위 뒤에서 예술가는 인간의 영혼을 휩쓸어 가는 거대한 물살을 찾아낸다. 그는 덧없는 사건들을 취해서 불사의 환경 속에 재배치한다.

켄타우로스의 뒤에서 우리들은 거대하고 영원한 적인 이성과 야수 문명과 야만성을 발견하게 된다.

233 왜 우리 현대인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초연하고 영웅적인 통찰력과 나름대로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가? ...좋든 싫든 간에 우리들은 위대한 조상들과 맞먹을 경지에 이르러야 하며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들은 누구나 부모보다 훌륭해야 한다는 의무를 스스로 걸머진다.

235 그리스 민족은 다른 민족들보다 더 많이 투쟁하고 타오른다. 그것이 그리스의 숙명이다.

236 그리스의 숭고한 업적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임을 깨달았으며 그리스의 비극적인 운명과 모든 그리스인이 무거운 의무를 지고 있음을 보다 깊이 의식했다는 점이다. 나는 그리스의 순례가 끝나자마자 성수그이 시기를 맞을 만큼 무르익었다. 나를 이끌어 성인의 세계로 안내한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책임감이었다.

이탈리아

 

237 집에서 어머니의 다정한 침묵과 아버지의 엄격한 눈길을 받으며

238 이탈리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걸어서 홀로 여행을 하는데 때는 봄이요 여름이 올 터이며 다음에는 열매와 비와 더불어 가을과 겨울이 올지니 그보다 더 큰 행복을 바란다면 그것은 뻔뻔스러운 것이 아니겠는가!

몸과 마음과 영혼 239 이 세가지 광포한 야수는 다 같이 환희를 느꼈고, 다 같이 만족했으며 그들의 굶주림은 다 같이 사라졌다. 영혼과의 신혼여행 기간 동안 줄곧 평생 처음으로 나는 몸과 마음과 영혼이 같은 흙으로 빚어졌음을 절실하게 느꼈다.

인간은 늙거나 병들었거나 불운이 닥칠 때만 그런 요소들이 내면에서 서로 분열하고 맞서 싸운다. 때로는 육체가 지배하고 싶어 하며 때로는 영혼이 반란의 깃발을 올리고 도망치려 한다. 그리고 이성은 무감각하게 물러서서 붕괴의 과정을 지켜보고 점검한다. 그러나 인간이 어리고 튼튼할 대는 그 세 가지가 같은 젖을 빨변서 세 쌍둥이처럼 우애로 단결되지 않던가!

주변의 대기까지도 시간처럼 예스러웠다. 그리고 만족할 줄 모르던 내 마음은 유명한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얼마나 흥분했던가!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되고 모든 아름다움을 마음이 흡수될 때까지 무릎이 굳어진 듯 문간에 서서 한없이 기다린다. 내가 제대로 예감했듯이 아름다움은 무자비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인간을 쳐다보며 용서하지 않는다.

241 나는 그들이 (신들) 인간에게서 징수하는 공물을 바칠 만큼 바쳤다.

겉만 봐도 만족스러워서 나는 그 뒤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휘장을 치우고 그림을 봅시다. 휘장이 그림인데요. 내가 지금 보는 산과 나무와 바다와 사람들의 휘장이 그림이었고 나는 순수하고 탐욕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그것을 즐겼다.

242 유럽화한 마음 보다는 거들떠 보고 싶지도 않다고 비웃는 아프리카의 해묵은 마음이 여자들을 꺼리게 했고 그들을 믿거나 내 마음을 깊이 파고들어 사로잡게 허락하지 않았다. 여자들은 장식품에 지나지 않고 그보다도 골칫거리나 그냥 필요한 존재일 따름이었다.

243 주어진 모든 대상들 가운데 인간의 기억력이 무엇을 선별하여 간직하는지는 하나의 신비이다.

246 아시시...에서 석달을 묵은 니코스 카잔차스키

250 내가 행복감에 점점 길이 들어서 강렬함과 영광을 몽땅 상실하느냐 아니면 그런 감정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전과 마찬가지로 항상 그것을 대단하게 생각하며 완전히 자아를 상실하느냐 하는 것, 꿀에 빠져 죽은 벌을 보고는 교훈을 얻었어요.

지극히 늙은 나이에 절망적인 찬란함을 보여주며 수줍음과 처녀성이 어떻게 다251시 진실한 여인에게서 죽지 않고 되살아났던가!

여든이라는 나이에 그녀는 그토록 아름다웠고 눈은 애정과 고뇌로 가득했다.

 

나의 벗 시인- 아토스산

 

253 이탈리아는 내 영혼을 차지했고 내 영혼은 이탈리아를 차지했다. 세상의 어떤 힘도 인간의 영혼처럼 제국주의적이지는 못하다. 모든 신적인 형체들이 썩어 없어져 흙이 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아름다움과 영광이 태양의 빛을 보지만 촌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참지 못할 슬픔과 분노에 사로잡혔던가

254 아름다움은 항상 내 입술에 죽음의 뒷 맛을 남겼다. 그런 결과로 내 영혼은 풍요해졌고 반항의 새로운 근거를 얻었다. 아름다운 모습이 무로 사라지는 동안 신은 뒤로 물러서서 그것을 불멸하게 만들기 위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젊음의 단순한 영혼이 쉽게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56 지성인들이라고 해야 하찮은 시기심과 시시한 언쟁과 잡담과 교만함뿐이었다.

나는 내면의 함성을 쏟아내어 자신이 터져 나가지 않도록 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257 하지만 대화와 접촉이 길어지면 곧 나는 자아 속으로 물러나고 혼자 남기를 바랐다.

이 시인은 독수리 족속이어서 날개를 한 번만 쳐도 정상에 도달했다.

258 의문과 형이상학적 투쟁으로 가득 찬 나는 아름다운 얼굴 뒤에 숨은 해골을 투시했으므로 외적인 매력에는 속지 않았다.

259 자네는 구원의 길을 찾았다고 믿으며 그렇게 믿음으로써 자넨 구원을 받는데 나는 구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그 믿음으로 해서 구원을 받지

260 털만 뽑아버리면 하찮고 흔한 닭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툭출한 척 하지 않았으며 진심으로 툭출하다고 굳게 믿었다.

269 믿는 사람들은 불멸의 그리스도를 영원한 북극성으로 삼아 천국과 지상이 둘 다 빙글빙글 돌며 신을 섬기게 만들었다. 그들에게는 그리스도가 모든 근심 걱정을 풀어주는 위대한 해답이었다. 신앙이 없는 자들만이 회의를 품고 오직 그들만이 투쟁하며 길을 잃고 절망에 빠진다.

270 나는 덧없는 삶을 버렸는데 당신은 영원한 삶을 버렸으니까요

여자가 없고 아이가 없고 웃음이 없어서 처량하고 견디기 힘든 남자들만의 마을이었다.

-아토스산

271 , 인간의 운명, 우리들의 특별한 의무에 대해서 고대의 순례자들처럼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비론수도원, 수타브로니키타 수도원 , 언제쯤 내가 신을 만날 차례가 오나요? 쉽지요 눈을 뜨기만 하면 하느님을 보게 되니까요

274 얼마나 성스러운 율동이고 수많은 세대에 걸쳐 얼마나 멋지게 가꾼 껍데기인가 하지만 이제 속에서는 이 조가비를 창조하고 다듬은 진주조개가 죽어 버렸다. 우린 기독교의 고행을 개선해야 해

....인간의 행복이란 항상 그렇다고 나는 생각했다.

279 다른 짐승을 잡아먹지도 않고 잡아 먹히지도 않을 만큼 강하면서도 선한 동물을 없을까?

280 우리들은 태만했으며 힘이 욕망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부끄럽게 생각했다.

282 그리스도를 웃게끔 만들어야만 할 때가 왔어. 고뇌와 울음 십자가는 이제 그만이야.

여러 해가 지난 다음 우리들은 깨달았다. 우리들은 소처럼 멍에를 같이 지고 허공을 갈았음을

담쟁이에 목이 졸린 우아하고 늘씬한 포플러들

어느 나무나 모두 십자가를 만드는 재료가 되니까 모든 나뭇조각은 진짜랍니다

300 여길 떠나지 그리스도가 이곳에 살지 않는다는 건 분명해

301 서로 사랑하라 그 말을 막대기에다 하면 꽃이 피지만 인간에게 하면 꽃이 피지 않아요 우린 모두 지옥에 떨어질 운명입니다.

306 악마는 신을 보고 <>를 내세웠느니라. 바로 그 자아 때문에 자아의 의식 때문에 인간은 짐승과 차이가 납니다.

308 수사들의 입을 거치면서 너무나 하찮은 존재가 된 신이라는 어휘에 보다 신선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했다.

316 여인은 기도나 단식이나 그리고 은덕보다도 더 강해요

320 우리들을 잉태했다가 파괴하는 신은 이런 진실에서 아무런 타당한 이유를 내세울 수도 없으며 아무런 위안도 주지 못한다.

나는 아몬드나무에게 말했노라

누이여 신의 얘기를 해다오

아몬드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다.

 

예루살렘

 

321 그토록 많은 문제들에서 무엇이 내 마음 속에 침전했던가? 거룩한 산으로 갔을 때 나는 무엇을 추구했으며 그곳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는 형이상학적인 두 고뇌가 거룩한 산에서 다시금 터졌다.

323 나는 그리스도가 집도 없이 굶주려 방황하고 위험에 처했으며 이제는 그가 인간에게 구원을 받아야 할 차례라고 느꼈다.

326 불멸의 시구들이 또다시 파도처럼 밀려와 내 관자놀이에서 부서졌다.

327 투사일리도 없어서 죽일 용기도 없겠지 우리 집안에서는 수치스러운 존재이니 학교 선생이나 시키자 슬프도다 나는 우리 집안의 학교선생이었다.

328 신의 목소리인 침묵만이 남았다.

328 그리스도가 그녀의 마음속에서 소생했기 때문에 그녀는 그의 죽음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329 나는 펜을 들어 글을 써서 배설하는 산고를 시작했다

332 호메로스를 덮고 나는 불멸의 할아버지 손에 입을 맞추었지만 감히 머리를 들어 그를 빤히 쳐다보지 못했다. 그를 뒤에 남겨 두고 그의 큰 적인 성서를 집어 드는 순간 나는 그를 배반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았으므로 부끄럽고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338 육체와 마찬가지로 영혼도 겸양을 알아서 남들 앞에서는 옷을 벗으려고 하지 않았다.

신과 사랑을 나누는 영혼의 불멸한 언어를 속으로 노래하며

341 ‘이곳에는 하느님이 없도다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우리들의 본능에 굴레가 없으며 선에 대한 보상과 악에 대한 처벌도 없고 은공과 수치와 정의도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

들은 발정난 암컷 수컷 늑대들임을 의미한다.

344 나는 나의 내면에서 인간의 목소리와 씨름을 벌이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345 하찮은 정열과 사소한 걱정과 음식과 지갑과 여자들이 엄청난 공포를 정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려움을 잊고 잠잠하게 살아가게 되었다.

346 당신은 싸우는 순간에도 적이 옳을이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꾸 하고 그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당신은 용서할 테니까 사람들과 싸울 수가 없어요

어느 수사가 평생 동안 신을 추구했는데 마지막 숨을 거둘 때에야 그는 줄곧 신이 그를 찾아다녔음을 깨달았느니라

349 우거지고, 묵직하고, 경건하고, 짙고, 거룩하고, 명예롭고, 덕망을 지니고, 순수하고, 배어나고, 영적이고, 천사 같고, 신성한 산은 하느님이 밟았던 시나이 산 하나 오직 하나뿐이더라

오랫동안 나는 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350 나는 할 바를 알았으니 시나이로 가리라 그곳에서 나는 눈을 뜨리라////

 

2

 

사막- 시나이

 

352 예수는 정말로 어린 양이어서 부활절 무렵에 사람들이 푸른 풀밭에서 그를 죽였는데 예수는 저항조차 하지 않고 온순하게 음매거리기만 했지

355 피곤한 여행 끝에 한 잔의 차가운 물, 수수하고 편한 안식처, 따뜻하게 낯선 이를 기다리며 세상의 한구석 화롯가에 남모르게 살아가는 시원스러운 인간의 마음- 나는 살아가면서 이와 비슷한 행복감을 자주 맛보았다. 사랑이나 마찬가지로 친절도 받는 자보다는 베푸는 자가 더 행복하다.

나는 그에게 커다란 도시들과 현대인의 불신과 고뇌, 돈 많은 자들의 교만과 가난한 자들의 무기력, 명예로운 자들의 무감각함,

358 신비한 안락함이 내 몸과 영혼에 넘쳤다.

359 너무 흥분해서 두근거리는 내 가슴을 비웃었다. 사막의 숨죽인 속삭임

인간을 증오하고 쫓아내는 황량하고 고독한 산들 사이

361 그는 오직 한 민족 곧 히브리 민족만을 위해 존재하는 매정하고 악의에 차고 피에 굶주린 신 여호와였다.

362 이렇듯 끓어오르는 가마 소겡서 40년 동안 구워 낸 한 민족이 어찌 멸망하겠는가?

364 나는 이들 사막의 자손에게서 진심으로 감동을 느꼈다. 대추 야자 몇 개와 옥수수 한 주모가 커피 한 잔만으로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라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면서도 가장 온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비록 굶주려도 그들은 한껏 먹지 않고 나그네에게 줄 커피와 설탕과 대추야자를 조금 남겨둔다.

366 신은 떨림과 부드러운 눈물입니다.

372 그의 눈은 이제 보이는 세계를 선명하게 보지 못했고 보이지 않는 세계만 보았다.

374 침묵은 갑자기 음향이 되었고 내 영혼은 전율하기 시작했다. 너는 모든 길의 끝에 하느님이 앉아서 기다린다는 진실을 올라서 항상 조급한 마음에 중간에서 용기를 잃고 다른 길로 방향을 바꾸잖아.

375 보다 출중한 선장들은 그들 내면에 존재하는 세이렌인 영혼의 소리를 듣고 용감하게 그 목소리를 따라가지. 어떤 다른 요소가 과연 인생을 보람 있게 만든다고 생각해?

신중함과 비겁함 속에 구덩이를 파고 숨어서... 그들은 평생 민감한 시금 저울로 이리저리 달아 보며 살아가지. 그들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야 할지 모르는데 그들이 지옥을 장식하거나 천국을 더럽히는 꼴을 보기가 싫은 하느님이 그들에게 부패와 청렴의 중간쯤 공중에 거꾸로 매달려 살아가라고 명령하지. 우리들은 건너지 못할 대상은 무엇이나 심연이라고 불러. 심연이나 길의 끝은 없고 자신의 용감성이나 비겁함에 따라 모든 대상을 이름 짓는 인간의 영혼만 존재할 따름이야. 그리스도 붓다 모세는 모두 심연을 발견 했어. 하지만 그들은 다리를 놓고 건너갔지. 지금까지 수백년 동안 인간의 무리는 그들의 뒤를 따라 건너가고 있어.

377 비록 어느 날 저녁 흙을 안 줌 먹고 만족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우리들은 만족을 모르는 우리들의 욕망에 웃는다.

산다는 것, 대지를 사랑하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죽음을 굽어보는 기쁨!

381 자부심과 절망을 지닌 인간의 영혼이 궁극적인 행복을 찾게 되는 곳이 여기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시내산)

383 나는 웃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발이나 씻어 주는 것이 신이 하는 일인가?

386 내 슬픔을 쫓아 버리기 위해서 벌써부터 도피하던 비겁한 방법이 바로 이렇듯 글을 쓰는 것이었다.

387 왕은 달팽이처럼 거품을 물고 거북처럼 헉헉거리며 땅바닥으로 쓰러집니다.

388 그를 보는 순간에 네 마음은 송아지처럼 고함치리라

396 그리스도의 날갯죽지 밑에서 도망쳐 어디로 가겠는가? 나는 신을 따르리라 그는 험한 산을 오르니 나도 그와 함께 오르리라 나는 그리스도의 힘차고 금욕적인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스도는 우리들에게 평생 닻을 내리기 위한 항구가 아니라 앞바다로 나가서 거칠고도 광포한 파도를 만나 신의 품 안에서 닻을 내리기 .....항구가 아니라 ...신의 품 안에서 닻을 내리기 전에 평생 투쟁하려고 그곳을 떠나야 하는 항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스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는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저 높이 북극성을 응시하며 뱃전을 꽉 움켜잡고 서서 파도에 시달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를 좋아했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를 따르리라

397 그리스도의 피투성이 발자취를 따라 우리들은 우리 내면의 인간을 혼으로 바꿔 놓아 신과 한 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참 아름다운 표현이다. 부드러운 가운데 힘찬 기개를 느낀다.

나의 내면에는 인간이나 인간 존재 이전의 <악한 자>가 지닌 어두운 태곳적 힘이 존재했었고 또한 인간이나 인간 존재 이전의 신이 지닌 밝은 힘도 존재했었는데 내 영혼은 이들 두 군데가 만나 싸우는 격전장이었다. 고뇌를 격렬했다. 나는 내 육체를 사랑해서 그것이 사멸하기를 바라지 않았고 영혼을 사랑해서 그것이 썩지 않기를 바랐다. 그들은 적이 아니라 동지들이므로 조화에서 기쁨을 얻고 따라서 나도 그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게 해달라고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신비는 단순히 특정한 교의를 위한 신비가 아니라 보편적인 개념이다.

398 영혼과 육체가 강할수록 투쟁은 그만큼 수확이 많고 최후의 조화는 더욱 풍요하다. 신은 나약한 영혼이나 흐물흐물한 육체를 사랑하지 않는다. 육체와 정신의 투쟁 반발과 저항 타협과 순종 그리고 결국은 투쟁의 숭고한 목적인 신과의 결합 이것이 그리스도가 행했고 그의 피투성이 발자취를 따라 우리들이 행하기를 바라는 오름이다. 만일 그를 따를 길을 갖추려면 우리들은 그의 갈등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그의 고뇌를 겪어야 하며 지상의 화려한 함정을 이겨 낸 그의 승리와 그가 희생해야 했던 인간의 크고 작은 기쁨, 희생을 거듭하며 순교의 정상인 십자가에 오르는 길을 이해하고 겪어야 한다.

399 그리스도는 모든 순간에 갈등하고 승리한다. 그는 인간의 단순한 쾌락들이 지닌 매혹을 정복했고 모든 유혹을 정복했으며 육체를 끊임없이 정신으로 변형시켰고 승천했다. 그가 가는 길의 모든 장애물은 보다 큰 승리의 기회가 승리의 이정표가 되었다.

401 우리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며 땅에서의 우리 목적이 무엇인지 모든 것이 신이 거닐었던 고적한 곳에서 지극히 단순하고 확실해졌다. 내 피는 점점 더 신의 맥박을 지니게 되었다. 수도원 위에 밤마다 샹들리에처럼 매달리는 성좌, 모두가 영원한 법칙에 따라 왔다가 가고 왔다가 갔으며 인간의 피에 똑같이 평온한 맥박을 베풀었다.

세상이란 나무 한그루 나 자신은 가느다란 줄기에 매달린 하나의 초록빛 잎사귀라고 나는 생각했다. 신의 바람이 불면 나는 나무 전체와 더불어 뛰고 춤추었다. 내가 원하던 바는 나 또한 미천함과 쾌락과 죽음을 이겨 보자는 것이었다. 내가 원하던 바는 준엄한 맥박에 호응하고 숭고한 희망을 성취하려고 나서는 군대에 입대해서 절제하고 빈곤하고 순결한 영웅들을 태운 기독교의 아르고를 타고 빨간 돛을 부풀게 하고 큰 돛대에는 성체의 신비한 넝쿨이 돋아나고 해적들처럼 항해를 해서 신이 어깨에 얹은 불멸성의 황금 양털을 훔쳐 오는 것이었다.

위대한 정열로 불타지 못하는 영혼에게는 고독감이 치명적이다.

402 만일 고독 속에서 신을 미친 듯 사랑하지 않는다면 수사는 저주를 받는다.

405 왜 애벌레가 날개를 꿈꿀까요? 그건 소박한 순진함이 아닐까요? 아니면 뻔뻔스러움인가요?

407 예수는 병이 나았어요. 세상을 구하는 대신 그는 나자렛에서 가장 휼륭한 목수가 되었답니다.

410 어느 날 아침에 잠이 깨면 세상이 달라졌음을 알게 되리라 하지만 달라진 건 세상이 나니라 너란다.

412 섣불리 과거를 잊어버리지 않고 줄줄이 늘어선 죄악을 이끌고 용감하게 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사막으로 찾아온 그에게 나는 저절로 감탄하게 되었다.

414 유혹을 정복할 방법은 하나분이니 그것을 껴안고 맛보고 경멸하라 줄 알게 되어야 해요. 그러면 그것은 다시는 유혹을 하지 않아요.

415 우리 둘 뿐이니까 아무도 듣지 못해요 하느님이 듣죠. 난 신이 아니라 인간을 두려워해요. 신은 이해고 용서하지만 인간은 그러지 못하고 ...

415 악마는 우리들에게 영혼을 거부하라고 설득하며 신은 육체를 거부하라고 합니다. 영혼뿐 아니라 육체도 긍휼히 여기고 그리스도의 마음이 두 야수를 화해시킬 만큼 언제 넓어질까요?

416 성공 여부는 묻지 말아요 가장 중요한 건 성공 여부가 아니죠. 그것을 더 키우겠다는 당시의 투쟁 의지가 훨씬 중요해요.

417 시원함이 내 척추의 골수로 퍼져 나갔다

 

크레타

 

419 속세가 우리들의 수도원이었고 흙을 만지며 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이곳에 사는 자가 참된 수사였다. 여기에서는 신이 구름 위의 왕좌에 올라앉지 않았다.

421 우리들이 죽음을 정복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정복이 가능하다. 그가 죽음에게서 바라던 바는 다만 옛 친구들인 신선한 공기와 백리향과 돌멩이들과 작별을 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시간적인 유예가 전부였다.

423 백년을 살고 보니 인생은 어떤가요? 인생이란 냉수 한 그릇과 같더구나

-김형석 교수님 책 제목이네

수도원의 시대착오적인 삶을 항상 좋아했다.

425 그처럼 휼륭한 육체가 여인을 껴안고 아이들을 낳지 못하다니 얼마나 수치스러운 운명이었던가. 그의 아들딸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으리라

-생육하고 번성하라 고 말씀하셨는데...그걸 거부하면서 신을 따른다고 하다니..

 

파리 - 위대한 순교자 니체

 

434 나는 1시간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의미래를 예언할 능력이 없는 영혼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나는 무엇을 찾길 원했던가?

436 그것은 (니체) 내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들 가운데 하나였다

-도서관에 있던 어느 소녀는 카잔차스키와 니체가 닮았다며 니체 책을 가져왔다.

미지의 대학생이 끼어들었던 덕택에 내 운명은 생트주느비에브 도서관에서 기습을 당했다.

437 그의 말은 불손한 모독이요 초인은 신의 암살자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반항아는 신비한 매력을 지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시련과 혈기와 순수성을 숭배했고 그리스도의 적이었던 그 역시 가시 면류관을 쓰기라도 한 듯 그의 이마에 흩뿌린 핏방울을 숭배했다.

438 나는 이해와 자비와 공감을 차례로 거치는 사이에 증오가 사랑으로 변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그토록 실감나게 경험했던 적이 없었다.

441 그대의 평생에서 가장 가혹한 기쁨을 가져다주었던 바그너를 만나게 되었을 때 그대의 영혼은 영웅적 아픔으로 넘쳤다. 진리와 밀착.. 우리들은 다 함께 힘을 모아 신을 창조하고 신은 인산의 조상이 아니라 후손이라는 진실

445 예술은 무서운 진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덮어 놓으므로 비겁한 자들을 위한 위안이다.

446 삶은 살려는 의지뿐 아니라 그보다 강렬하게 지배하려는 의지이다. 삶은 자신의 존소겡 만족하지 않고 뻗어 나가 무엇인가를 차지하려고 했다. 치명적이라 할지라도 진리는 한껏 찬란하고 기름진 거짓보다 우월했다. 삶과 죽음의 송가가 굽힐 줄 모르고 고통으로부터 맑게 흘러나왔다.

449 그리스도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자신의 힘으로 인간은 초인을 잉태할 능력을 갖추었다. 심연의 언저리로 우리들을 끌고 가서 그대가 말했다. 신은 죽었노라. 희망은 오직 하나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초월하여 초인을 창조해야 한다. 우리들은 스스로 신의 자리에 읹으리라

452 하지만 고뇌는 전염이 된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모든 고민을 주었다. 그와 함께 나는 짝짓기가 불가능한 짝을 짓게 하고 가장 높은 희망을 가장 깊은 절망과 타협시키고 합리성과 확실성을 초월하는 문을 열기 위해 투쟁했다.

454 그것은 우리 모두가 어떤 보이지 않는 양치기의 갈대 피리이며 양치기가 부는 대로 아무 곡이나 불지만 우리들이 좋아하는 곡은 불지 못함을 내가 그토록 뚜렷하게 깨닫기는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455 당신은 씨를 뿌렸습니다. 한데 무엇을 거두었는지 보세요. 이것이 만족스러운가요?

주인 앞에 참고 머리를 조아리며 우리들이 유일하게 확신하는 현세의 삶을 인내하게끔 만들기 위해 내세의 보상과 벌을 심어 놓은 종교는 얼마나 교활한가

현재의 삶에서는 하찮은 것을 내놓으면서 내세에서의 불멸이라는 재산을 주도록

456 알량하게 계산하는 주님의 계획서 같은 종교는 얼마나 약삭빠른가!

457 내 마음은 우리 모두를 둘러싸고 질식시키는 죽음의 한 가운데서 인간의 의무를 형성하는 무엇을 발견하려고 헛되이 노력했다. 철저한 절망 속에서 그는 스스로 바람을 일으켜 항해하고 스스로 빛을 내며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는 대담한 쪽배를 불러내지 않았을까?

458 니체가 나에게 준 상처들은 깊고 신성해서 베르그송의 신비주의적 위안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았다. 그토록 기막힌 매혹과 아름다움을 부여했다가 갑자기 무자비하게 꺼버린 자는 누구인가? 하찮은 누에가 그토록 멋진 비단실을 배 속에서 어떻게 뽑아냈을까?

누에는 ...구멍만 둘 달린 더러운 대롱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먹은 것이 모두 비단실이 된다.

460 부도덕하고 시끄럽고 어지러운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질서 있고 조용하게만 살아간다면 남자와 여자를 방으로 맞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는 규칙을 어기는 셈이다.

나는 평생토록 즐곧 그것을 느껴왔다. 내 삶이 항상 지나치게 단순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위험할 만큼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지 그들은 거기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는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측면을 추측해 내려고 애썼다.

-톨스토이도 사람들에게 시달렸다.

466 하지만 초인은 또 하나의 천국, 가엾고 불행한 인간을 기만하고 그로 하여금 삶과 죽음을 견디게 만드는 또 하나의 신기루일 따름이었다.

 

- 나의 병

 

469 어디를 가나 어디에 머물거나 나는 월계수 잎사귀처럼 그리스를 이발로 물고 살았다.

471 햇빛에 씻긴 대지는 마음속에서 부드러운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나를 무척 감동시켰다.

473 이곳의 () 모든 남녀를 누가 간지러움을 태우는 듯 싶었으니 그들이 자꾸만 웃어대는 까닭은 그렇게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474 인간의 마음은 어둡고 굴복할 줄 모르는 신비이다. 그것은 영원히 입을 벌리기만 하는 구멍 뚫린 독이니 지상의 모든 강물을 부어 넣어도 그냥 비어 목이 마르다. 가장 큰 희망도 그것을 채우지 못했다.

477 연민을 통해서 우리들은 육체로부터 스스로 해방되고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무와 하나가 된다.

478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라 마음을 욕망이나 희망보다 높이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무존재의 극락을 누리리라. 마음속에서 그는 보이지 않는 힘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형성되고 사라지는 우주를 의식한다.

480 환상이 너무 빨리 흩어지지 않도록 막으려고 영혼이 완전한 구원을 실질적으로 느끼게끔 어휘로 굳건히 잡아두기 위해서 ...

481 나는 그대들이 가는 곳을 벌써 갔다가 돌아왔노라

483 나는 구원으로부터의 구원이라는 위대한 자유를 얻으려고 싸우리라

486 그것은 내가 한 말이 아니었고 여자들을 경멸했던 아버지의 말도 아니었지만 어느 조상이 한 말임이 분명했다. 인간의 영혼은 정말로 파괴하기가 힘들고 정말로 고상하고 존엄하지만 마음속에는 날마다 점점 부패하는 육체가 억눌린 채로 들어앉았다. 내 영혼은 격노했다. 육체가 죄를 범하려 함을 의식한 영혼은 두 발을 꽉 묶어놓고 분노와 경멸을 느끼며 허락하지 않았다.

491 하늘과 땅 어디에서나 인간의 영혼만큼 신을 닮은 것은 다시없다.

 

베를린

 

499 약간의 따뜻함, 약간의 빵, 몸을 의지할 지붕, 친절한 말 한마디에 증오는 사라지고...

500 나를 뒤덮은 밀랍은 단어와 시구와 운율로 이루어졌다. 단어를 동원해서 나는 그것들을 밟고 일어서서 전쟁을 개시했다. 나는 글을 썼지만 쓰면 쓸수록 내 목적은 자꾸 조금씩 달라졌고 내 열망은 깊어졌다.

503 나는 크레타인의 내면은 쉽게 비워지지 않음을 깨달았다. 세상만사를 단순하게 바꿔 하찮은 얘기로 변형시키는 잠이 찾아왔다.

514 세상의 모든 굶주림과 불의는 내 탓이고 내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521 신의 가장 하찮은 피조물들에게까지도 그는 허리를 굽혀 귀를 기울이고는 그들이 지닌 불멸성을 노래로 들었어요.

522 당신은 아직도 투쟁하지만 구원을 얻지 못했고, 날마다 계속되는 투쟁은 당신을 지치게 만들어요. 때때로 우리들은 영혼이 미처 육체를 다스릴 틈을 주지 않고 얘기해 버린다. 난 당신을 돕지 못해요. 사람은 저마다 스스로 길을 찾아 자신을 구원해야 합니다. 덧없음에서 자신을 구원하고 영원한 대상을 찾아야 해요. 아마도 당신은 아직도 투쟁을 벌이는 우리들을 동정하며 심지어는 겸양을 보이면서 굽어보고 있어요.

523 나는 교회와 국가와 도덕- 모든 속박을 때려 부수고 싶었어요. 나는 자신을 삶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왕좌에 앉혔죠. 케케묵은 적-

527 나는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항상 거북하게 생각해 왔다. 나는 힘이 자라는데까지 그들을 돕고 싶었지만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러고 싶었다. 나는 그들을 모두 사랑하고 연민을 느꼈지만 멀찌감치서만 그럼으로써 큰 기쁨을 얻었다. 가까이 가기만 하면 나는 오랫동안 그들을 견딜 길이 없었고...나는 침묵과 고독을 무척 사랑해서 불이나 바다를 몇 시간씩이나 물끄러미 쳐다보더라도 다른 벗이 필요하다고 전혀 느끼지 않았다.

529 그 꽃은 살았어요 삶의 외경을 마음에 지녀야 합니다. 그날 이후로 흘러가는 시간으로부터아주멀리 떨어져서 영원속에서 신의 품 안에서 너무나 밀착되었으며 깊이 마음이 끌리는 두 인물을 나는 다시는 따로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아시시의 성프란체스코와 알베르트 슈바이처 그들은 형제처럼 너무나 비슷했다.

530 두 사람 다 나뭇잎을 손가락으로 잡고 햇살에 비춰보면서 창조된 우주 전체의 기적을 거기에서 발견한다. 그 곳에 투영된 창조주의 완전한 모습을 찾아낸다.

완전한 사랑은 서로 <오 나 자신이여> 라고 불러도 되는 두 사람 사이에만 존재한다.

삶의 기쁨을 저버리고 위대한 진주를 얻기 위해 작은 진주들을 희생하고 쉬운 행복으로 뻗어나간 평탄한 길을 버리고 거룩한 광기를 향해 두 벼랑 사이의 험악하고 가파른 길을 오르는 똑같이 신성한 광기. 불가능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광기.

532 인생을 어휘와 비유와 운율로 바꿔놓으려는 신성 모독적인 광증에 휩쓸려 나는 글쟁이로 몰락했다. 내 본성을 정복하려는 시도

533 나는 심장이 고동칠 때 마다 그것이 존재하기를 욕망한다. 나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믿고 그렇게 믿음으로써 그 세계를 창조한다. 우리들은 충분한 힘을 들여 욕망하지 않았던 모든 대상을 비존재라 일컫는다.

535 시선을 조금 낮추기만 하면 당신 발 밑에서 죽어가는 아이가 보일 텐데요! 우리들의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변형시켜 놓고 나서 당신은 다 잊어버리죠. 인간의 고통을 잊게 만드는 그까짓 아름다움이 뭐예요

540 굶주리고 압박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내 심장이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예술은 인간을 달래고 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러시아

 

544 기적은 현실을 들이받아 구멍을 뚫어놓은 다음 안으로 파고 들어간다

-표현력이 기막히다

548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 세상의 어느 도시에서도 이처럼 경직되고 단호하고 음울한 얼굴과 불타는 눈과 꽉 다문 입술과 긴장과 격렬한 열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549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미래의 현실이 번갯불의 섬광처럼 나를 찔렀다.

-러시아의 어느 공항에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거칠고 무뚝뚝했던 여자 공항 직원

세상에서 가장 피에 굶주리고 육식성인 야수는 무엇인가? 하나의 새로운 신앙, 가장 채식성인 야수는 550 무엇인가? 낡아버린 신념, 우리들은 이제 새로운 신앙의 목구멍으로 들어섰다.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저자...

554 스탈린은 과연 어떤 종류의 거룩한 괴물이었을까?

561 번갯불과 같은 섬광이 그들이 마음을 비추자 사람들은 모든 인간이 형제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수많은 형태의 노예 생활로부터 나 자신을 해방시키리라고 두려움과 거짓과 싸워 이기리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과 거짓과 싸워 이기도록 내가 도와주리라고 나는 맹세했다. 인간은 너무나 오랫동안 불의를 저질러 왔으며 나는 더 이상 그것을 용납하지 않으리라.

562 파나이트 이스트라티

나는 새로 사람을 사귀는 문제에 부딪힐 때 마다 나를 짓누르는 불신감을 정복하고는 자신감에 넘쳐 이스트라티를 만나러 찾아갔다.

고리키, 발자크,

563 오 나비가 되어 그대에게 날아가리

570 슬픔을 참는 행위는 인간이 스스로 짊어지는 가장 자랑스러운 수련이예요. 그래서 난 고리키를 그토록 좋아했죠

571 나는 그곳 구석방의 따스함과 감미로움을 잊지 않으리라

580 그것들은 아침닭이 울면 사라져 버리는 유령이었다. 인간은 무엇을 윟 모든 신성한 광증을 부리고 통곡하며 소란을 떨었던가?

581 땅 위를 걷고 땅을 사랑하과 자신의 모습을 땃 그대로 땅을 다시 만들어 놓기를 바라는 가장 믿음직하고 부지런한 신-그것이 나의 신이었다. 아직 새 껍질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주워서 몸을 따스하게 데우려고 양지쪽으로 기어가는 뱀처럼 내 영혼은 새로운 태양 속으로 파고 둘었다. 무엇을 위해서 인간은 충동을 받아 미친 듯이 애를 쓰는가?

582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지 마라 신도 우리와 함께 나아가고 신도 또한 추구하며 위기를 맞고 신도 또한 투쟁에 휘말리니 아무도 신초자초 알지 못한다. 짙은 어둠이나 마찬가지로 굶주림과 불의는 마음속에 존재한다. 네 눈에 보이는 만물은 허깨비가 아니어서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쫓겨 가지 않으리라. 그것들은 뼈와 살이다.만져보라 존재할테니까.

  -그는  불교에서  벗어났다.

우리 임무는 질문을 하는 대신 주먹을 불끈 쥐고 오름길을 올라가는 것이다.

전에는 무척 이상하고 유혹적이던 모든 현상들이 이제는 나에게 구역질고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나는 그것들이 종말의 징조임을 알았다

세상이 썩는 듯 답답한 냄새가 사방에서 났다. 소돔과 고모라도 똑같은 냄새가 났으리라. 잿더미로 변하기 직전의 폼페이도 그랬으리라

583 그곳이 (폼페이) 우리들에게 대해지니는 두려운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교훈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우리들의

운명도 언젠가는 폼페이의 운며오가 똑같으리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신을 부정하는 그리스와 앞으리카와 아시아의 모든 신들이 쭈뼛쭈뼛 모여들어 악의 무리를 이루었다.

584 신을 싼 값으로 팔아치우는 성직자들과 ....이런 모든 문제가 길을 가로막아 혼이 통과하지 못한다.

그나마 세상이 한 대 지녔던 혼마저 사상과 종교와 예술과 공예 과학 볍률 따위의 찬란한 문명을 창조하느라고 소모되었다.

--그러게요요. 사탄이 하는 짓이겠지요 죽이고 도둑질하고 멸망시키는 사탄

584 그들은 마지막 형태의 의무를 치를 순간이 왔으니 그들은 사라져야 한다.

모든 생명체는 주변의 모든 것을 붙잡아 차지해서 동화시키고 가능하다면 세계르 ㄹ지배하려는 억누리지 못할 필요성을 그리고 나아가서는 의무감을 느낀다. 새로운 사상이란 가장 굶주리고 움켜잡는 힘이 센 짐승이다.

생명체가 권력을 축적하면 멸망을 낳게 된다.

또한 생명체가 널리 뻗어나가 다스리는 의무를 아무리 열심히 실천한다고 해도 그가 실천하는 만큼 몰락에도 가까워진다는 또 하나의

비정한 법칙도 동시에 힘을 발휘한다.

생명체가 권력을축적하면 멸망을 낳게 된다. 또한 생명체는 맡은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제거된다는 불가해한 사실도 존재한다.

586 강자는 교만과 뻔뻔스러움으로 불균형하게 비대해지지 않는다.

나는 작아서 눈에 띄지도 않는 거대한 원의 한 조각인 내가 사는 시대를 살펴보고 오늘날의 의무를 명확히 파악하기위해 투쟁한다.

그가 살아가는 하루살이 삶 동안에 인간이 어떤 불명성을 이룩할 방법은 아마도 불멸의 흐름을 따르려고 노력함으로써 불멸해지는 길

뿐인지도 모른다.

587  이들 시커먼 군중 속에서 나는 비탈을 오르면서 인류로 하여금  함께 오르자고 재촉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도시를 똑똑히 보기 때문이다.

카프카스


590 영원한 동지인 국가와 폭력이 또다시 손을 잡았다.

594 그녀를 쳐다보고 앉았으면 내 마음은 흐려졌고 사타구니에서는 인간 이전의 신음 소리가 났으며 마음속에서는 깊고 컴컴한 동굴이 열려 그녀를 노려보며 고함치는 원시적인 털투성이 조상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596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604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엇을 믿음으로써 우리들은 그것을 창조하게 되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란 우리들이 충분히 갈구하지 않았으며 비존재의 음산한 문ㅌ척을 지나 전진하기에 충분할 만큼 우리들의 피를 쏟아 붓지 못한 무엇이다.



탕자 돌아오다


605  조상들의 바위에 몸을 기대고는 토착 혼령들과 어릴 적 추억과 젊은 시절의 갈망이 짙게 깔린 낮익은 땅을 둘러보면 식은 땀이 나게 마련이다.

606 꽃피는 사춘기를 과일이 풍성하게 맺히는 나무로 키우기 위해서 평생 투쟁을 계속하려는 자세- 나는 그것이 충만한 인간의 길이라고 믿는다.

607 영혼은 필연서의 법칙에 선전 포고를 하려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613 크레타 농민들은 뱃속의 본능을 따르고 인간이 오르는 가장 높은 정상인 자유와 죽음에 대한 경멸 그리고 새로운 법칙의 창조를

힘들이지 않고 성취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617 사람들과의 접촉은 짜증스러웠고 내 힘과 사랑을 감소시켰다. 홀로 인간의운명을 명상할 대만 내 마음은 연민과 사랑이 넘쳤다






조르바


619 내 삶에 가장 큰 은혜를 베푼 요소는 여행과 꿈이었다.  조르바는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글 쓰는 사람이 구원을 위해 필요로 하는 바로 그것을 그가 갖추었으니 화살처럼 허공에서 힘을 포착하는 원시적인 관찰력과

620 마치 만물을 항상 처음 보듯 대기와 바다와 불과 여인과 빵따위의 영구한 일상적 요소에 처녀성을 부여하게끔 해주며 아침마다 다시새로워지는 창조적 단순성과... 하찮은 겁쟁이 인간이 주변에 세워 놓은 도덕이나 종교나 고향 따위의 모든 울타리를 때려 부수려고

윌 두 사람 다 현실적인 목표란 세상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먼지일 다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623 아름다움은 비정해서 인간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627 글쓰기의 목적은동화로 이성을  즐겁게 해서 현실을 망각하도록 돕는 일이 아니라 우리들의 과도기에아직 살아남은 빛나는 모든 힘에 대해서동원력을 선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짐승의 차원을 초월하도록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것이다.

평화로운 집에서 글쓰기에 몰두한 나는  이토록 무서운 책임감이 머릿속에서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628 살아가는 동안 지극히 괴로워하고 사랑했으며 교만하게 신과 운명에 도전하고 고뇌했던 위대한 영혼들

나는 그들을 하데스로부터 끌어올리려고 싸웠다. 나 자신이 용기를 얻기 위해서

글을 더 많이 쓰면 쓸수록 나는 작품에서 내가 아름다움이 아니라 구원을 위해 투쟁한다는 사실을 점점 더 깊이 깨달았다.

나 자신의 내적인 암흑으로부터 해방되어 암흑을 빛으로 바꿔놓고 내면에서 고함치는 무서운 조상을 인간으로 바꿔놓고 싶었다.

629 내 작품의 목적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구원이었다. 나는 모든 시대에 저마다 악마가 존재함을 분명히 깨달았다. 우리들이 아니라

악마가 다스린다.  세계가 부패하여 사라져야할 때 항상 그렇듯이 우리 시대의 악마는 피에 굶주린 야수였다.

632 짤막한 한 순간은 곧 영원이었다.-날치를 보고

635 단 한순간이라도 인ㅇ간의 한계성을 깨뜨리ㅣ고 뛰어오르며 단 한순간이라도 기쁨과 슬픔과 사사오가 신들을 벗어나 더럽혀지지

않은 맑은 공기를, 숨쉴 영혼을 빚어낼 능력이 나에게 있을까

불현듯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쳐다보면서 죽음을 망각하려했음을 깨달았다.

638 나는 우연의 일치를 믿지 않지만 운명은 믿는다. 비록 죽음이라 하더라도 우리들은 그것을 춤으로 바꿔 놓으리라.


오디세이아의 싹이

내 안에서 열매를 맺을 때


640 추억은 진실보다 한 층 높이, 거짓보다 두 층 높이 올라갔다. 조르바는 서서히 변신하여 전설이 되었다.

641 빗장을 끌어당겨 문을 잠가 나의 고적감을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해놓고서 혼자 남았을 때의 깊은 행복감

643 처음으로 나는 어버이 사랑의 참된 의미를 맛보았고 아들이 영원의 샘이라는 진실을 깊이 깨달았다.

나는 풀한 포기도 없는 대지가 씨앗을 그대로 품고 봄이 오기를 자신 있게 기다리는 참을성에 감탄했다.

645 나는 글을 썼고 지웠다. 나는 적당한 어후ㅏㅣ들을 찾기가 힘들었다. 때로는 따분하거나 영혼이 결핍되었으며 때로는 점잖지 못하게 화려했고, 또 어떤 때에는 따스한 체위가 없이 추상적이고 속이 비었다.  시작할 때는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알았지만 제멋대로 더오르는 어휘들이 나를 다른 곳으로 이끌어 가기도 했다. - 작가들의 고충을 알 것 같다

글은 달라지고 또 달라졌으며 나는 윤곽을 바로잡을 능력이 없었다.  말씀은 그런 것 장식이 없어야 한다

646 내가 서둘렀기 때문에 영원한 법칙을 감히 어겼기 때문에 나는 나비를 죽였다.

647 인내하라 명상하라 믿어라

648 신성한 흐름, 땅 속의 씨앗, 새 별 -모두가 순종한다. 인간만이 손을 들고 반항하며 법칙을 어기고 순종을 자유로 바꾸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의 피조물들 가운데 오직 인간ㄴ만이 죄를 범할 능력을 부여받았다. 죄를 범한다. 그것은 조화의 파괴를 뜻한다.

아몬드 나무에 꽃이 피었다

650 바로 내 앞에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신을 찾아다녔음을 깨달았다.

-아가의 천진난만한 웃음속에 신이 있다

사랑이나 마찬가지로 창조는 불확실성과 두근거림으로 가득찬 유혹의 추구였다.

651 그런 무명성이 사냥을 훨씬 더어렵게 한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그의 첫 의무는 부여받은 자유를 한계짓는 일이다. 인간의 이런 무능력을 초월하고 싶다면 나는 그러한 인간적인 무능함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조르바는 춤췄고 카잔차키스는 썼다.

652 그리스도와 붓다는 도중의 정거장이었다. 낭비된 시간들이란 샛길을 거쳐야만 울퉁불퉁한 땅을 지나 전진이 가능하다는 현실을

잘 알게 되었고 , 샛길들이 모두 이어져야 곧고 어김없는 직선을 이룬다는 사실도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653 다리가 둘이고 털 뽑힌 작은 수탉과 같은 ㅇ니간에게 인사를 드린다.

655 모든 멈추는 지점은 저마다 무의미한 우연의 장난이 아니라 운명의 계획이 그대로 실천됨을 뜻한다.

660 아버지는 주변의 모든 힘을 삼키고 그의 그늘에서는 다른 모든 나무가 말라죽었다

662 나는 아직도 심연위의 아슬아슬한 다리를 건너는 중이다

663 인간의 영혼도 한때는 생쥐였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육체를 먹고 성찬식을 신과 함께 나누며 날개를 키웠다.

하지만 모든 똥이 날개를 키우는 씨앗인 신을 몸속에 심으면 어떻게 변형되고 신성해지는지를 생각해보라

664 자그마한 젖가슴을 추켜올리는 바다

세상은 아침마다 처녀성을 되찾아서 ..어쨋든  세상은 기억이 없으니 그렇기 때문에 얼굴에는 절대로 주름살이 지지 않는다. 세상은 어제 무엇을 했는지 회상하지 않고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할지 초조해하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의 순간을 영원으로 경험한다. 다른 순간들은 존재하지 않으니 지금 순간의 앞과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보이지 않는 심판자 앞에 서면 마음은 스스로 지은 ㅇ죄를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며 떠들어 대기 시작한다. 나는 건방지게도 인간성을 초월하여 당신이 못하665거나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하려고 했다.

665 모든 사람에게는 죽기 전에 하늘에 대고 외칠 소리가 있으니 중간에 방해받지 않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봄이 왔지만 나는 아직도 어휘라는 야생 암말을 길들이려고 싸우며 고생했다.

667 누에가 먹은 모든 뽕나무 잎사가ㅟ들이 드디어 변화를 일으켜 비단실이 되면 창조의 과정이 시작된다.




크레타의 섬광

 

668 창조를 하는 동안 작가는 줄곧 배 속의 아들에게 영양분을 주는 영니처럼 입덧을 하게 된다.

하찮은 아내..

669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든 문제와 자기보다 훨씬 우수한 본질과 싸움을 벌인다.

<!> 를 분석해본 다음에 우리들은 그것을 사상과 예술로 변형시켜서 인류에게 전하고 우리들이 죽어 없어질 때 함께 사라져 버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나중에 보면 그것이 헛바람과 허세로만 가득찬 뻔뻔스럽고 마스카라로 화장한 값싼 어휘로 몰락해 버리지 않던가!

우리들에게서는 유일하게 불멸한 부분인 아!를 인류에게 전할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어휘 어휘 슬프도다 나에게는 다른 구원의 길이 없었다. 내가 거느리는 군사라고는 스물네 개의 글자, 스물네 개의 납 인형병사들뿐이었다.

인간의 보람은 승리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투쟁에서 비롯한다.

인간의 보람은 오직 한가지 어떤 보상도 받지 않670 으며 용감하게 살다가 죽음으로써 얻는다. 그리고 또한 나는 보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실성이 등골을 오싹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기쁨과 자부심과 남자다운 용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신과 오름

670 신에 대한 명상을 하며 내 영혼이 그때그때 느끼던 용기와 신뢰와 좌절의 양상에 따라 대답은 자꾸만 달라졌다. 평생 동안 나는 오직 하나의 길만이 오름길만이 신에게로 이끌어 감을 분명히 알았다. 밑으로 내려가거나 평탄한 길이 아니라 오직 오름길만이 사람들이 너무 자주 사용해서 더럽혀진 신이라는 어휘의 내용을 조금도 선명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무능력 때문에 나는 자주 주저했지만 신에게로 올라가는 길, 그러니까 인간 욕망의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향한 길에 대해서는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본성을 초월하려고 물에서 뛰어오르며 나는 듯한 물고기와 배 속에서 비단실을 뽑아내는 누에에게 늘 매혹되었다.

-나는 물고기도 결국 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지 않던가요? 뛰어오른만큼 더 내려가는 길이 길겠지요

671 신은 우리들 유충을 만들고 우리들은 스스로 노력하여 나비가 되어야만 한다.

672 내가 느낀 기쁨은 어나 컸던지 그날은 원고지 앞에 앉아 세상을 시구로 바꿔놓기가 불가능했다.

674 어느 종교적인 경건함도 자신의 뿌리인 조상들이 잠든 땅을 밟을 때처럼 심오하고 순수한 경건함에 비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상의 뼈와 두뇌로 이루어진 흙, 썩어버린 입들,

676 검손 조화 균형 행복 삶의 감미로움...이러한 모든 미덕과 기쁨에 우리들은 용감히 작별을 고해야 했으니 그것들은 과거나 미래의 다른 시대에 속했다.

677 이성의 모든 길은 나를 심연으로 이끌어 갔다. 이제 나이가 들자 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조용히 심연 앞에 선다. 나는 심연을 차분히 맞게끔 그를 창조했고 그를 창조하여 나는 그와 닮으려고 노력했다. 나 자신이 창조되는 중이었다.

680 나에게 가장 훌륭한 선물은 시간이다. 쓸데없는 잡담으로 시간을 낭비하거나 공연히 돌아다니며 빈둥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길모퉁이로 가서 거지처럼 손을 내밀고는 구걸하고 싶다. 선량한 기독교인들이여 적선하는 뜻에서 1시간이건 2시간이건 마음 내키는 대로 여러분이 잃어버리는 시간을 조금씩만 나에게 적선 하십시오

오랑캐꽃 (제비꽃)

682 구원으로부터 구원되었군요

683 망망대해로 나가 돛을 잔뜩 펼치고 용감하게 심연을 향해 나아가던 광경이 거듭거듭 눈에 보였다.

 

에필로그- 할아버지와

 

685 그들은 참새 같았으며 나는 그들을 독수리로 만들어 놓고 싶었다.

686 위대한 세이렌들과 그리스도와 붓다와 레닌처럼 죽은 다음에도 불멸한 자들만이 나를 매혹시켰다.

687 하지만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우리들은 여자가 빗나간 길로 이끌어 가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지는 않았다. 우리들이 평생 추구했던 바는 오직 험하고 용맹하며 파괴하지 못할 환상- 본질이었다.

688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이 중심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인정이나 아름다움이 중심이며 또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지식에 대한 갈망이나 황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중심이다. 절대적인 군주가 자신의 내면을 다스린다고 느끼지 못하는 인간은 불운하다. 다스림을 받지 않는 무질서한 삶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우리들의 삶은 전체가 상승, 절벽, 고독이다. 움직이는 정상에서 눈을 떼지 않았던 우리들만 남았다. 우리들은 언젠가는 정상이 움직이지 않아서 우리들이 거기에 다다르게 되리라는 순진한 확신이나 교만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그곳에 도달한다할지라도 높은 그곳에서 행복과 구원과 천국을 찾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689 나는 인간의 영혼에 감탄했으니 천국이나 지상에서 그토록 위대한 힘은 또 없다.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들은 내면에 전능함을 지니고 살아간다.

695 당신의 마음은 파랑 진홍 초록 물감으로 넘쳐 흘렀다

702 할 일이 눈앞에 있으니 키를 잡고 두려워하지 말고

뜻을 위해 젊음을 바치고 눈물은 절대로 흘리지 말라

 

705 가장 큰 별들만이 달의 광채를 이겨내면서 침묵하는 희뿌연 하늘에서 반짝였고..

너는 육체를 보지만 나는 영혼을 보지

709 불을 깨운다는 것, 그것이 인간의 의무야.

710 나는 세상을 만들었지만 미처 다 끝내지는 못했도다. 나는 중간에서 일을 집어치웠느니라 네가 창조를 계속하라 세상에 불꽃을 당겨 불로 만들어서 내 앞에 내놓으라.

나는 그것을 빛으로 바꿔 놓겠노라 균형은 정체를 정체는 죽음을 의미한단다.

711 둥지를 너무 높은 곳에 지으면 나뭇가지가 부러진다는 크레타의 연가

아니 난 누구도 능가하고 싶지 않아 난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니까

언젠가 누가 신의 가장 훌륭한 동료가 누구냐고 물으면 넌 사탄이라고 말해야 해

 

1. 나는 당신이 손에 쥔 활이올시다. 주님이여 내가 썩지 않도록 나를 당기소서

2. 나를 너무 세게 당기지 마소서, 주님이여 나는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3. 나를 힘껏 당겨주소서. 주님이여 내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이겠나이까?

선택은 스스로 하라구

나는 최선을 다했다. 할아버지시여 당신의 말대로 능력 이상으로 노력했고, 나는 당신이 나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를 바랐다.

이제 싸움이 끝났으니 나는 당신 옆에 누워 흙이 되어서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최후의 심판을 기다릴 터이다.

 

 

 

영혼의 자서전에 관하여 (엘레나 카잔치키)

 

716 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나는 세 개의 웅대한 주제, 세 개의 새로운 소설 때문에 또다시 고통을 받게 되었어. 하지만 난 우선 영혼의 자서전을 끝마쳐야 해.

난 연필을 손에 쥐어야만 생각이 머리에 떠올라

 

718 나는 피곤하지 않다. 하지만 날이 저물었다....

719 하지만 죽음에 익숙해진다는 것을 그녀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니까

영혼의 자서전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는데 진실이 대부분이고 최소한의 환상이 가미되었다. 실제로 그의 삶은 신성함, 인간의 고뇌, 기쁨 그리고 고통으로 -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고귀함으로 가득했다.

720 날이 저물기 시작했으므로 힘든 일의 연장들을 던져 버리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오리리라고 자신에게 약속했던 정상에 이르게끔 도와준 힘은 바로 이런 어려운 순간들이었다.

신의 관점에서 -내 행동 뒤에 숨은 목적에 의해서 나를 판단해야 하오

그가 무엇을 했느냐 또는 그가 한 행동이 가장 숭고한 가치를 지녔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하기를 원했느냐 또는 그가 원하던 행동이 그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서 숭고한 가치를 지녔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그의 곁에서 살아론 33년 동안 나는 그가 저지른 나쁜 행동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꼈던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정직했고, 꾸밈이 없었고, 결백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했으나 자신에게만은 가혹했다.

721 저주받을지어다! 죽음의 신은 찾아와서 젊음의 꽃이 처음으로 피어나려는 니코스를 꺾어 버렸다. 그가 시작한 모든 일이 꽃피고 열매를 맺으려는 때에 꺾였고, 그렇기 때문에 그대는 웃으면 안 된다.

 

내가 저자라면

 

1956년 가을부터 집필하기 시작한 책.

1권은 350페이지, 2권은 386페이지 총 736페이지의 두꺼운 책이다.

목차 작가노트세 가지의 영혼 세 가지의 기도10페이지의 프롤로그본문2권의 목차

본문영혼의 자서전에 관하여(엘레니 카잔차키)옮긴 이의 말 (안정효)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연보 로 구성되어 있다.

 

두껍지만 읽기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책이다. 아름다운 색채를 보고 감탄하듯 빛나는 그의 문장에 감탄 감동하며 읽었다.

재능이 있는데다 적절하고도 아름다운 어휘를 쓰려고 노력한 사람의 결과물이다.

검은 책 표지에 은빛의 빛나는 옆얼굴이 그려져 있다.

마치 작가가 거대한 심연의 (건너가지 못할 대상) 신과 싸운 흔적이 빛나는 은빛으로 남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

인간의 악과 절망 가운데는 신이 주신 빛나는 영혼이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의 문장 하나하나에는 깊은 의미를 아름다운 어휘를 써서 표현해 놓아서 명화를 보는 감동을 느낀다. 그의 2권의 두꺼운 책에서 하나라도 지저분한 단어나 문장이 내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내가 두 살 때, 머나 먼 그리스란 나라에서는 니코스 카잔차스키란 작가가 머리를 싸매고 생각하며 집필하고 있었다.

그의 생각이, 그 터질 듯한 생의 강렬함이 나에게까지 도달했다.

그가 지금 살아있다면 나는 서둘러 그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그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 그가 고리키를 만나고, 발자크를 만나고, 여인들과 대화하며, 신부님들을 찾아 만났던 그 마음으로.

그것은 안정효라는 번역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을 작고 컴컴한 헌 책방에서 발견하고 우리의 자랑스런 아름다운 한글로 번역을 했다. 번역하면서 그도 많은 감동을 받았으리라.

 

명작 소설을 읽듯, 시를 읽듯, 남의 일기를 읽듯 아름다운 책이다.

비꼬고, 비난하며, 악의 구렁텅이에서 뒹굴면서도 나는 예술을 한다고, 나는 작가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그는 사회적으로도 성공했지만 그것은 그의 영혼의 성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일순간의 성공을 위해 영혼을 판 것은 아닌 것이다.

그의 글은 번역가만큼 내게도 떨리는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작가의 글과 그의 인격이 일치된 사람인지 알아볼 방법은 지금은 없다.

그러나 그의 곁에서 살아온 33년 동안 나는 그가 저지른 나쁜 행동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꼈던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정직했고, 꾸밈이 없었고, 결백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했으나 자신에게만은 가혹했다.’ 라는 아내의 말에서 글과 인격이 대부분 일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그녀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썼지만 인간에게 완벽이란 없으므로 최선의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약도 없이 나의 몸에 밴 지적질과 직업병은 이 작가에게조차도 내가 생각하는 티를 또 발견한다. 아마 신과 싸우느라 정신이 팔려서 그랬겠지만 그의 영롱하고 찬란한 글 솜씨로 신을 찬양했다면 어떤 글이 나왔을까가 몹시 궁금하다.

글의 마지막에 할아버지에게 쓴 글로도 알 수 있듯이 신과의 싸움에서 결국 장렬히 전사했다.

할아버지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신에 대한 그의 마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할아버지시여 당신의 말대로 능력 이상으로 노력했고, 나는 당신이 나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를 바랐다.

이제 싸움이 끝났으니 나는 당신 옆에 누워 흙이 되어서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최후의 심판을 기다릴 터이다.‘

그가 원하던 대로 10년만 더 살았으면 드디어 감사가 터져 나왔을 것을 신이 더 이상 기다리시지 못하고 데려 가셨나 보다.

아니 문 열어놓았는데 내 집으로 들어오지 왜 문 앞에서만 떠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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