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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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편지] 인간관계의 위닝샷
우리가 무엇을 선택할 때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선택할 수 있으면 후회할 일도 없겠지만 막상 어떤 선택을 할 때는 정보의 일부만 가지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를 볼 때나 식당에 갈 때나 여행지를 선택할 때도 관련 정보를 알아보기도 전에 친한 친구의 말만 듣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사소한 일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보지만 장래의 진로를 결정하거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택에서도 극히 정보의 일부만 가지고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대구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습니다. 학창시절 이후 중고서점은 처음이었습니다. 책장을 접은 흔적도, 밑줄 친 흔적도 없는 거의 새책 수준이었습니다. 저가 가지고 있는 책중에서 거기에 팔 수 있는 책은 몇권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가격은 새책의 30~70% 정도이니 잘 고르면 절약이 될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서 알랭드 보통이 쓴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와 다른 책 몇권을 샀습니다. 알랭드 보통은 글을 잘 쓰지만 좀 어려운 편이라 살까말까 몇번을 고민을 하면서 책장을 넘기는데 이런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중국의 불교도가 관음보살을 찾아가는 이유도 가톨릭 신도가 마리아를 찾아가는 이유와 같다."
이 문구 하나를 보고 바로 그 책을 샀습니다. 물론 집에 와서 보니 그 보다 더 좋은 글들도 많았지만 그때는 그 문구가 나에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라는 책에서 저를 움직인 결정구가 바로 그 문장이었듯이 삶에서도 필요할 때 결정구가 없으면 게임이 힘들어집니다. 어차피 나를 다 알릴 수가 없고, 상대를 다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결정구의 역할이 큽니다. 상대를 설득시킬 때도 결정구가 있어야 됩니다. 그게 없으면 변죽만 울리고 빈손으로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데이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공에 쓰러질지는 모르지만 몇 번 던지면 상대가 어느새 나의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인간관계가 결정구만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관계는 결정구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평소의 이미지가 더 중요한 것이지요. 그 다음에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결정구(winning shot)가 필요합니다.
저가 그 책을 사게 된 것도 그 문장 하나만 보고 산 것이 아니라 평소에 알랭드 보통이라는 작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그의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 문구를 보고 최종적으로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가 평소에 그 작가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 책을 처음부터 쳐다보지도 않았겠지요. 인간관계도 평소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으면 필요할 때 결정구가 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결정구를 날릴 기회조차 없을지도 모릅니다.
김달국 (dalkug@naver.com)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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