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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5일 10시 13분 등록
먼저, 이글은 의도된 것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적어도 오늘 아침6시 전까지, 고구마 솥에서 김이 오르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니까요.

갑자기 비실비실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릇을 씻을 때도, 거울 앞에서 치장을 할 때도 히죽거리며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웃음의 출처는 곧 밝혀졌습니다.
‘사부님’
맞습니다. 바로 우리의 사부님이셨습니다.

고구마 삶기와 비실거리는 웃음, 그리고 사부님.
언뜻 연결고리가 떠오르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 일전 사부님께서 쓰신 ‘이유 없는 웃음’을 기억하신다면 해답을 쉽게 찾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장이 배 밖으로 나올 정도로 웃어보라고 하셨지요. 그리고 웃음 뒤에 오는 묘한 기쁨을 소감으로 남겨보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사부님의 글을 읽으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마침 쉬는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이들이 놀란 눈으로 제 주위에 몰려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 무슨 일이예요?” 하고 다가서더니 잠시 후에는 너도 나도 따라 웃기 시작했습니다. 박수를 치고 바닥에 벌렁 눕기까지 합니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이였어요.

사실, ‘이유 없이 하하 호호 뱃가죽이 아프도록 웃기’ 는 몇 년 전부터 제가 아이들과 함께 해오는 웃기 프로그램입니다. 하루에 한 두 번씩은 하하 호호 마음껏 웃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처음 이 웃기 시간을 마련한 것은 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혼자 비실거리며 웃기가 민망해서 아이들을 동참시켰습지요. 킥킥대며 한참을 웃고 나면 어린아이 같이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마음이 맑아짐을 나 자신이 느끼고 있었기에 하루 몇 번씩은 하던 ‘습관’ 같은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화내는 일보다 웃는 일에 익숙하기에 곧잘 따라했습니다.
“1분 동안 웃기 시작” 하면 아이들은 웃으면서 뛰고 굴리고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박수를 치는가 하면 고함지르기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웃음 끝에 찾아오는 것은 청명한 가을 같음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도 그것은 꽉 닫힌 교실에서 맛보는 희열 이상인 것이었습니다. 내면 깊숙이에서 올라오는 야생의 표출 같은 것이었지요.

이야기가 여기쯤 오니 슬슬 용기가 생기는군요. 피어오른 객기 같은 것으로 잠시 변화경영연구소에서 보내오는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합니다. 사부님, 그리고 선배님들께서 언짢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은 우리 3기 연구원들께서 막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부님을 중심으로 한 연구소 선배님 3분의 릴레이 글쓰기’를 엿보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유익함이나 살아있음을 넘어선 짜릿한 기쁨이지요. 방심의 마음에 내리치는 ‘죽비’이기도 하고 구수한 된장국 한 그릇 일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글을 읽으면서 그냥 기쁨만 맛보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자 합니다. 끝임 없이 네 분의 뒤를 뒤따르면서 살펴보고 묻고 때로는 째려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네 분의 색깔을 찾아낸 일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저는 네 분을 시선 안에서 놓치지 않습니다. 물론 이것은 사부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간혹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 ‘어쩜 사부님께서 추월 당하실지도 몰라’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우이기를 바랍니다. 괜한 염려 말입니다.

▷ 새벽 잠 설치고 써 놓은 이 번 주 칼럼 ‘ Bushmen'은 언제 따로 올려보겠습
IP *.114.56.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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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
2007.11.05 10:25:22 *.114.56.245
'레인보우 파티'가 제 둘째아이 수능 전날 열림에 대한 반항의 표시가 절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반항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늘도 하하호호 마음껏 웃으시길 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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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05 12:12:48 *.75.15.205
처음에는 글을 읽다가 괜시리 따라서 웃게 되고 나중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웃었다. 크하하.

작은 딸래미 뒷바라지로 정신 없겠다. 그래도 조금만 참으시면 되겠죠? 그리고요, 저희 글쓰기팀 언니 시간에 맞추어 한 번 만나려고 해요. 우선 수능 마치면 잠깐 모이기로 해요. 꼭 시간 내 주세요.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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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
2007.11.05 13:01:03 *.114.56.245
토요일날 부시맨을 만났습니다. 외양도 그랬거니와 그는 정말 남아프리카에서 왔습니다.그러나 그는 영화 속에그려진 부시맨이 아니었습니다. 명쾌했고 주어진 삶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었어요. 작은 호의에도 감사하고 떠날 때는 두 손모아 합장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가슴 밑바닥에서 우러 나오는 감사의 표시라고 하더군요. 그는의 칼럼의 글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애써 써 놓은 그것을 재치고 부랴부랴 뜻밖의 글감으로 올렸습니다. 알수 없는 일이지요. 지난 번에는 지하철 속에서 글 쓰다가 동인천 종점까지 갔는데 오늘은 부평역에서 잘 내렸습니다. 11월의 아름다운 날씨(?)를 탓해봅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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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11.06 07:07:19 *.128.229.81
우제 선생.
선생은 좋은 제자가 없으면 죽은 거야. 거적에 싸서 버려야해.
좋은 제자가 없는 것은 선생이 빛이 되지 못했다는 뜻이야.
빛나는 사람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그 스승이 누구인지 물어 보지
좋은 제자 만이 선생을 빛내주지.
청출어람은 기우가 아니라 축복이야요.
알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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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
2007.11.06 13:02:22 *.114.56.245
네네 잘알고 있습니다.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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