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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0일 11시 04분 등록


매주 수요일 경기도 오산에 강연하러 갑니다.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휴머니스트)>, <가족의 발견(부키)>, <이상한 정상가족(동아시아)> 세 권 주제도서를 중심으로 총 10차시에 걸쳐 ‘가족’을 테마로 인문학, 심리학, 사회학을 두루 둘러보는 과정입니다.


주중 오전 시간, ‘내 아이~’로 시작하는 강연이 인기가 많습니다. ‘영어’나 ‘역사’, ‘논술’ 등 구체적인 과목명을 제시하면, 인기는 수직상승합니다. ‘내 아이 OO을 위한’으로 시작하는 강연이 차고 넘치는 9월, ‘가족’을 주제로 열 번이나 들어야 하는 강연을 과연 누가 신청할까 싶었습니다.

 

예상대로 신청자 수가 많지 않았으나 매주 인원이 늘고 있습니다. 차시가 거듭될수록 어느 정도 인원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참 신기한 일입니다. 멀리 수원에서 오시는 분, 가족 동반으로 오시는 분, 이웃과 함께 오시는 분 등 4차시를 앞두고 인원이 꽤 늘었습니다. 체험활동보고서를 제출하겠지만 학교 수업을 빠지면서까지 참석하는 중학생이 있어 놀랍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 강연 주제가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가족’이었습니다. 강연이 길어져 질의응답을 할 시간이 없어 제 이메일 주소를 알려드렸습니다. 고민이 담긴 메일을 여러 통 받았습니다. 책의 힘을 알기에 나를 비롯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으며 동반 성장하고 싶지만, 한 권은 가능할지 몰라도 계속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통의 고민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 권이 두 권이 되고 두 권이 세 권이 될 수 있을까요?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것은 함께 달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전거를 탈 때, 혼자 탈 때보다 여럿이 함께 탈 때 더 오래 탈 수 있고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간이란 주위 사람의 영향을 받는 존재인데요. 책 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온 교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온 동네 아이들이 책을 읽는다면, 혼자 책을 읽지 않기가 더 어려운 일이 될 지 모릅니다. 쉬는 시간에 책 읽는다고 왕따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초등학교에서 ‘책 읽어주는 엄마’로 활동하고, 중학교에 책 읽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매일 아침 40분간 ‘인문독서’를 지도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책을 가까이하던 아이들이 자라 ‘읽은 인간’으로 성장할 것을 알기에, 많은 엄마들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책 읽기를 위해, 먼저 가까운 이웃과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보세요. 함께 읽으면 혼자 읽을 때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시간을 정하고 만나서 책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독서동아리 멤버들과 함께라면,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답니다. 지역 도서관과 학교와 연계해 ‘책 읽어주는 엄마’나 ‘인문독서’지도, ‘독서캠프’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기록을 남기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독서기록장 쓰는 것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싶지만, 여러 명이서 돌아가면서 기록한다면 그리 힘들지 않을 거예요.


가정은 세계를 축소한 하나의 소우주로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곧 가정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버지니아 사티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곧 가정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내 힘으로 당장 세상을 바꿀 순 없어도 일상에서 가정의 문화를 바꿀 수는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모여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겠지요. 가족이 배움의 공동체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독서동아리 활동 덕분입니다. 나와 가족과 이웃, 세상이 책으로 연결되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는 기쁨을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격주 월요일에 발송하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 '가족처방전'은 필자와 독자가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가족 관계가 맘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고 계시다면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마음을 다해 고민하고 작성한 가족처방전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김정은(toniek@naver.com) 드림

IP *.202.11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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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1 08:58:31 *.36.141.139

큰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우리가족의 현실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지난주말에 아내와 아이들에게 선생님 가정에서 시행중인 "정기적인 가족회의"를 우리집도 한번 해보자라고 운은 띄어놓았습니다. 저희집에도 가족회의에서 중요한것 결정하고 함께 독서하는 시간을 가질때가 오겠죠..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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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1 09:53:56 *.202.114.135

굿민님, 댓글 고맙습니다.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

굿민님네 가족회의는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김정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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