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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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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0일 20시 40분 등록
2010년 12월 8일

이 날은 어떤 사람의 또 하나의 역사적 한 장면이 기록되는 날이었다. 몇 해 전 변화경영연구소에 같이 몸 담았던 미스테리 인물 도윤의 작업 공간을 낸 날이 바로 오늘이다.

크지 않은 공간은 온통 도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변경연 연구원들과 그의 친한 지인들로 그 공간이 점점 채워지고 있다. 밝고 환한 표정으로 축하와 발전을 염원하는 사람들 사이로 저기 도윤이 보인다.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맞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다. 난 도윤을 떠올리면 먼저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진지한 표정의 얼굴이 떠올랐는데, 오늘은 그도 좋긴 좋은가보다. 그 옆에 있는 그의 아내. 그와 닮은 느낌이다.

문득 3년전 오늘이 생각난다. 그 날 나는 연구원 수업 차 도윤을 주제로 미래소설을 발표했다. 발표 시간은 짧았지만, 나는 그 길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인간 김도윤에 골몰해야 했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에 대해 써야 한다면 일단 그를 알아야 할진대, 나에게 도윤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미스테리한 존재였다. 그 때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그가 미래의 풍광을 주제로 작성한 스물 여덟 페이지의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그의 칼럼들을 하염없이 보고만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그의 새로운 일과 공간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를 말할 필요가 있다. 도윤, 그는 누구인가.

조용하고 꽉 다문 입, 진중함, 쉽게 드러내고 다가가지 않음. 그러나 예사롭지 않은 눈빛.
그리고 역시 예사롭지 않은 발표 자료들과 그의 사진. 그림. 그림 같은 글.

그러나 이것으로 부족하다. 나는 당시 그가 하던 방식대로, 그를 나타낼 만한 키워드를 추출해보려 했다. 머리를 이리저리 굴린 끝에 대략 세 가지가 나왔다.. 도윤은 그의 일의 방식 내지 자신의 강점으로 inspire, interact, identity를 말하였었는데, 그 때 뽑은 세 가지 키워드와 통하는 바가 있다.

* Image (이미지) & Inspire
‘이미지’는 도윤의 표출 방식이다. 그는 글을 쓸 때 그림이나 사진을 함께 띄운다. 이런 이미지는 그의 글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이해를 쉽게 한다. 글로 분석하고 풀이하기 보다 이미지를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가슴으로 오게 한다. 그는 다른 사람과 같은 것을 보고도 그 이미지를 끌어내는 데 탁월하다.

그는 이미지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그는 이렇게 창조한 이미지가 또 하나의 상징으로 단숨에 마음 속으로 무찔러 들어가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영혼을 자극하고 울린다.

** LInk (연결) & Interact
‘연결’은 도윤의 사고 방식이다. 그는 그가 끌어낸 여러 이미지들을 연결한다. 커다란 뭉탱이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그는 서로 달라 보이는 것도 연결하기를 시도하고 이것을 즐긴다. 글과 그림. 논리와 감정. 동양과 서양. 풋내와 완숙미. 그리고 이렇게 연결된 창조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살아 숨 쉬게 한다.

*** Insight (통찰) & Identity
‘통찰’은 도윤이 세상을 보는 눈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통찰은 전체를 조망함과 동시에 속을 꿰뚫어 봄을 의미한다. 그렇게 처음과 끝을, 위와 아래를, 왼쪽과 오른쪽을 관통한다. 그는 숲을 보고 나무를 본다. 또한 숲을 보면서 나무를 본다. 그 나무는 범상치 않은 나무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핵심에 닿으려 한다. 본질을 찾으려 한다. 그렇게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러고 보니 세 개씩 두 셋트의 단어들의 앞부분에 알파벳 ‘I’ 가 있다. 나는 갑자기 그를 '쓰리 아이 보이 (Three ‘I’ Boy)'로 명명하고 싶어졌다.



참으로 그답게도, 그는 그가 하는 일을 한 마디로 정의하였다. 바로 Inspiration Business. 그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영혼을 불어 넣고 움직이는 것이다. 죽어있는 것을 살아 움직이게 하고 활기를 찾아주는 일이 그가 하려는 일이다.

도윤은 기업에서 광고기획 일도 맡아보았고, 요 몇 년 새 CI(corporate identity) 와 BI(brand identity) 과정도 이수하였다. 영상 디자인도 따로 공부하였다. 도윤은 벌써 그 전부터 영상과 관련된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런 도윤이 이번에는 대상이 기업이 아닌 개인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

Personal Branding & Identity, 그가 이번에 새롭게 하는 일이다. 개인의 특질을 찾고 정체성을 확립하며 개개인에게 고유의 브랜드를 붙여준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그의 강점이 십분 활용될 것이다. 별도 검사로 분석하고 해체하여 풀이하는 것이 아닌, ‘이미지’와 ‘연결’과 ‘통찰’로 풀어낼 것이다. 결과물 역시 이런 특징들이 듬뿍 묻어날 것이다. 이들은 가슴을 파고들 것이다. 머리로만은 알 수 없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도윤은 이렇게 다시 태어난 개인들을 또 다시 연결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창조할 것이다.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은 창조적인 프로페셔널 팀이다. 그는 그들과 다양하고 새로운 실험의 여행을 즐긴다. 그는 이를 Planik (planet+sputnik) group 이라 이름지었었다.

도윤은 이번 오프닝 행사로 그의 작은 작품전을 함께 준비하였다. 그는 요 전 몇 달에 걸쳐 국내 곳곳을 여행하였는데, 그 때 써온 글을 그만의 사진과 그림과 이미지 컷을 곁들여 함께 엮었다. 사진전시회도 시화전도 아닌 것이 정체불명이다. 하지만 정체불명이면 어떠랴. 그것들은 함께 어우러져 여행 중 도윤을 또 다른 모습으로 창조했다. 그것이 도윤의 방식이다. 그곳에도 역시 그가 녹아있다.

Inspiration Architect.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과 공간을 창조하는 영감(靈感) 건축가, 그는 자신을 이렇게 이름지었었다. 그 이름에 걸맞는 그곳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그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말을 전하고 싶어, 나도 그에게 다가가고 있다. 도윤의 눈이 오늘따라 유난히 생기있고 반짝여 보인다. 나는 그에게 붙일 약간의 다른 이름이 생각났다. 영혼과 창조의 또 다른 눈을 가진 소년. '쓰리 아이 보이 (Three 'EYE' Boy)'.
IP *.120.66.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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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12.11 02:59:22 *.120.66.244
갑자기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래가 생각나네요.~~

Twinkle, twinkle, little star,
How I wonder what you are.
Up above the world so high,
Like a diamond in the sky.
Twinkle, twinkle, little star,
How I wonder what you are!
프로필 이미지
도윤
2007.12.14 17:30:49 *.249.162.200
민선누나, 감사의 인사가 많이 늦었네^^;;

역시 이 글은 누나의 낭독이 있어야 되는데... 많이 웃게 해줘서, 꿈을 즐길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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