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素田최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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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그 집에 가면 무엇인가 있다.
싸늘한 아침이다. 처마 밑에 허옇게 내린 서리가 내린 새벽부터 바빴다. 좀더 일찍 일어났어야 했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손놀림을 빠르게 하여 밤새 만들어 놓은 하얀 백무리 떡과 식혜를 조심스럽게 포장하였다. 안방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한다. 거울 속에는 어느새 늙어버린 할머니가 하나 있다. 나이 65세, 이름 최정심, 생각해보면 참 복도 없고 기구한 운명 속에서 살아온 60년의 세월이 아른거린다. 꽤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서 남편을 만나 자식을 낳고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인생이 될 줄 알았다. 남편은 동갑내기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을 불태웠던 사람으로 결혼 한지 3년도 되지 않아서 군부의 총칼 앞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였다. 서슬퍼런 연좌제로 우리 집까지 서서히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였고, 가슴에 쌓인 홧병 때문인지 그 때부터 여러 가지 병마로 더욱 힘이 든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평생을 어둡게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분을 만나면서 내 인생에 어둠이 사라지고 밝은 빛이 찾아왔다.
1년 전 써니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훤칠한 키에 미인이었고 밝은 인생이 너무 나하고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녀를 만나고 얘기를 나눈 몇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그녀 앞에 가면 무엇을 감출 것도 없고, 모든 것이 훤히 기억이 났다. 마음속에 가둬놓았던 어두웠던 순간들, 나를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그 기억들이 하나둘씩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찬란한 태양이 먹구름을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날부터 나는 써니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 근 3년이 다 되어 간다. 그녀와 함께 춤 테라피,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다시 건강을 되찾게 되었고, 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40년 동안 혼자 지낸 것이 후회가 되었지만 지금은 써니의 집에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산다는 느낌,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
오늘은 써니의 집이 새롭게 확장 이전을 하는 날이다. 빨리 서둘러야 되겠다. 급하지만 콜택시를 타고 가야 할 판이다. 덜렁거리는 써니의 행동에 웃음이 나온다. 그 버릇이 나한테도 옮겨 왔다 보다. 저기 멀리서 택시가 온다. 환하게 웃으면서 “왜 이제 왔어” 하며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아줄 써니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제 2부 그 집만의 특별함
나는 평생 건축을 해온 사람이다. 정식 직업은 김정만 건축설계 사무소의 사장이다. 내 이름을 걸고 건축업을 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아내의 죽음이후 많은 방황을 하게 되었다. 자식들과의 불화와 사업의 실패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였다. 다시 살아났다. 갑자기 찾아온 좌충우돌의 사건 덕분에 써니를 만나게 되었다. 써니를 만나면서 다시 건축업을시작할 수가 있었고 인생을 다시 찾게 되었다. 나보다 더 힘든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더 활발하고 혼자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업실패를 딛고 재기에도 성공할 수가 있었다.
써니의 집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느낀 것은 써니의 프로그램은 매우 훌륭하나 장소가 문제였다. 춤 테라피나 명상을 위한 전용 공간이 필요하였다. 내가 해줄수 있는일을 발견하였다. 바로 써니의 집을 설계하고 지어주는 것이었다. 막상 일을 시작하려고 하니 가슴속에 무한한 기쁨과 열정이 솟았다. 40년전 처음 설계를 배울 때, 연필을 잡고 선을 그릴 때가 생각이 났다. 밤을 새도 재미있었다. 연필과 자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세상을 그려낼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세상을 연필로 그려만 왔다. 써니의 집은 내 눈앞에 실체로 나타나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공간의 배치였다. 써니의 집에는 모든 가족이 모일 공동의 장소와 각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을 두어야 한다. 해서 오각형의 모형을 생각하게 하였다. 오각형의 중간에 공동의 장소를 원형으로 세우고 오각형 모양으로 이동 통로를 만들어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였다. 남쪽으로 난 첫 번째 공간은 환영 홀이다. 정문이기도 하고 출입구가 된다. 정문의 기본 색상은 하늘색으로 하였다. 태양이 존재하는 하늘이라는 컨셉으로 구성하였다. 써니의 집 대문은 무지개를 형상화하여 만들었다. 꿈이 시작되는 곳, 비가 온 후에 태양이 다시 뜨는 집이라는 이미지를 적용할 것이다.
오각형 중 두 번째는 춤 테라피를 하는 공간이다. 황토로 벽을 만들고 바닥도 천연 재료로 사용하여 춤을 추고 치료를 위한 장소로 만들 것이다. 춤 테라피 홀의 색상은 노란 개나리 색으로 할 것이다. 노랑색이 주는 활발함, 밝음이 전체적으로 흐르게 하였다.
오각형 중 세 번째 방은 명상의 방이다. 명상과 기도, 108배가 이루어지는 용도로 설계하였다. 여기에서는 누구든지 편안하게 명상을 할 수 있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면서 넉넉한 마음, 포근한 마음이 들게 하였다. 기본 색상은 녹색으로 안정감을 컨셉으로 삼았다. 이 방에는 외부로 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서 숲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한 조경시설을 만들었다.
오각형 중 네 번째 방은 물리치료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체적인 장애를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첨단치료 기계가 설치되었고, 사우나와 목욕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운동기구가 있는 방도 별도로 마련하였다. 기본 색상은 엷은 주황색으로 하였다. 엷은 주황색이 주는 황홀함과 밝음이 전체적으로 스며들게 하였다.
오각형 중의 마지막 방은 상담실이다. 혼자만의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여 편안하게 상담을 할 수 있게 하였고, 수지침과 대체의학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본 색상은 엷은 보라색으로 하였다. 엷은 보라색이 주는 분위기와 차분한 색상으로 설계가 되었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호될 수 있도록 공간과 배치도 염두에 두었다.
써니의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서든지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붕을 특수한 재질로 투명하게 만들었다. 각 이동 통로와 오각형의 방도 특별한 장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늘이 보이게 만들었다. 난방비가 걱정이 되었지만, 실리콘을 이용한 특수재질은 난방과 냉방 모두를 가능하게 하였다. 남향으로는 커다란 창문을 내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오각형의 정 중안인 메인홀을 빼먹었다. 메인홀이 써니의 집의 핵심이다. 밝음, 명랑함, 가족공동체 등의 컨셉으로 꾸미기가 가장 힘들었다. 우선 모든 사람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써니의 집 가족들 전체가 모일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만들었고, 식당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화감상실, 간단한 매점, 커피숍 겸 전통찻집, 강의실을 만들었다. 모든 장소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며 매 가운데에 써니의 집무실을 만들었다. 어디서든지 쉽게 볼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접근이 용이하게 동선을 만들었다.
앗 늦었다. 지각대장이라고 놀려되는 써니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오늘도 역시 지각이다.
제 3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나 정 선이, 드디어 나의 꿈을 이루었다. 태양이 환하게 떠오르고 하늘에는 구름한 점 없는 맑은 날이다. 오늘이 바로 써니의 집 개관식이다. 상처받고 방황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신체와 정신이 피폐해진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 춤 테라피와 명상, 물리치료가 병행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수지침을 더욱 연구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였다. 허브와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을 유기농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먹거리 문화의 새로운 장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집, 태양이 뜨는 집, 우리들의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너무 기쁘다. 김정만 건축사님의 노고가 정말 컸다. 아내와의 이별, 사업실패로 어렵게 지내던 분이 나의 프로그램으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찾았고 거창한 사업까지 벌여 써니의 집이 세상이 드러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한복을 꺼내입어 보았다. 평생 못입어 볼 줄 알았는데....벌써부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메인 홀에 가보니 정겨운 얼굴, 그리운 얼굴이 모두 모였다. 사부님을 비롯한 연구원들, 최정임 할머니를 선두로 가족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소전 역시 사회를 보고 있다. 축하인사를 하라고 나오라고 한다. 말로 하기에는 눈물이 가로막을 것 같다. 그냥 춤으로 춰야 겠다. 내가 살아온 길을 춤사위로 풀어내고 싶다. 그렇게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눈물인지 땀인지 얼굴에 무엇인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러다가 눈앞에 뭔가 붉은 것이 있다. 바로 태양이었다. 그래 드디어 나는 내 마음속의 써니를 보았다. 그것은 밝음 이상이었고 뜨거움 이상이었다. 커다란 화염이 되어 온 내 가슴을 휩쓸었고, 온 방안은 채웠다. 열정의 순간이었다.
긴 세월이 흘렀다.
써니의 집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사람들이 많고 활력이 넘쳤다. 사람 사는 따스함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메인홀 정면에 조그마한 무덤이 하나 생겼다. 그 옆에 조그마한 비석도 하나 생겼다.
비석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었다.
후련히 살다 홀연히 사라지다. 몽골의 양들처럼. - 써니 -
IP *.118.101.45
싸늘한 아침이다. 처마 밑에 허옇게 내린 서리가 내린 새벽부터 바빴다. 좀더 일찍 일어났어야 했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손놀림을 빠르게 하여 밤새 만들어 놓은 하얀 백무리 떡과 식혜를 조심스럽게 포장하였다. 안방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한다. 거울 속에는 어느새 늙어버린 할머니가 하나 있다. 나이 65세, 이름 최정심, 생각해보면 참 복도 없고 기구한 운명 속에서 살아온 60년의 세월이 아른거린다. 꽤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서 남편을 만나 자식을 낳고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인생이 될 줄 알았다. 남편은 동갑내기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을 불태웠던 사람으로 결혼 한지 3년도 되지 않아서 군부의 총칼 앞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였다. 서슬퍼런 연좌제로 우리 집까지 서서히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였고, 가슴에 쌓인 홧병 때문인지 그 때부터 여러 가지 병마로 더욱 힘이 든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평생을 어둡게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분을 만나면서 내 인생에 어둠이 사라지고 밝은 빛이 찾아왔다.
1년 전 써니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훤칠한 키에 미인이었고 밝은 인생이 너무 나하고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녀를 만나고 얘기를 나눈 몇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그녀 앞에 가면 무엇을 감출 것도 없고, 모든 것이 훤히 기억이 났다. 마음속에 가둬놓았던 어두웠던 순간들, 나를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그 기억들이 하나둘씩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찬란한 태양이 먹구름을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날부터 나는 써니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 근 3년이 다 되어 간다. 그녀와 함께 춤 테라피,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다시 건강을 되찾게 되었고, 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40년 동안 혼자 지낸 것이 후회가 되었지만 지금은 써니의 집에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산다는 느낌,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
오늘은 써니의 집이 새롭게 확장 이전을 하는 날이다. 빨리 서둘러야 되겠다. 급하지만 콜택시를 타고 가야 할 판이다. 덜렁거리는 써니의 행동에 웃음이 나온다. 그 버릇이 나한테도 옮겨 왔다 보다. 저기 멀리서 택시가 온다. 환하게 웃으면서 “왜 이제 왔어” 하며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아줄 써니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제 2부 그 집만의 특별함
나는 평생 건축을 해온 사람이다. 정식 직업은 김정만 건축설계 사무소의 사장이다. 내 이름을 걸고 건축업을 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아내의 죽음이후 많은 방황을 하게 되었다. 자식들과의 불화와 사업의 실패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였다. 다시 살아났다. 갑자기 찾아온 좌충우돌의 사건 덕분에 써니를 만나게 되었다. 써니를 만나면서 다시 건축업을시작할 수가 있었고 인생을 다시 찾게 되었다. 나보다 더 힘든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더 활발하고 혼자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업실패를 딛고 재기에도 성공할 수가 있었다.
써니의 집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느낀 것은 써니의 프로그램은 매우 훌륭하나 장소가 문제였다. 춤 테라피나 명상을 위한 전용 공간이 필요하였다. 내가 해줄수 있는일을 발견하였다. 바로 써니의 집을 설계하고 지어주는 것이었다. 막상 일을 시작하려고 하니 가슴속에 무한한 기쁨과 열정이 솟았다. 40년전 처음 설계를 배울 때, 연필을 잡고 선을 그릴 때가 생각이 났다. 밤을 새도 재미있었다. 연필과 자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세상을 그려낼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세상을 연필로 그려만 왔다. 써니의 집은 내 눈앞에 실체로 나타나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공간의 배치였다. 써니의 집에는 모든 가족이 모일 공동의 장소와 각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을 두어야 한다. 해서 오각형의 모형을 생각하게 하였다. 오각형의 중간에 공동의 장소를 원형으로 세우고 오각형 모양으로 이동 통로를 만들어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였다. 남쪽으로 난 첫 번째 공간은 환영 홀이다. 정문이기도 하고 출입구가 된다. 정문의 기본 색상은 하늘색으로 하였다. 태양이 존재하는 하늘이라는 컨셉으로 구성하였다. 써니의 집 대문은 무지개를 형상화하여 만들었다. 꿈이 시작되는 곳, 비가 온 후에 태양이 다시 뜨는 집이라는 이미지를 적용할 것이다.
오각형 중 두 번째는 춤 테라피를 하는 공간이다. 황토로 벽을 만들고 바닥도 천연 재료로 사용하여 춤을 추고 치료를 위한 장소로 만들 것이다. 춤 테라피 홀의 색상은 노란 개나리 색으로 할 것이다. 노랑색이 주는 활발함, 밝음이 전체적으로 흐르게 하였다.
오각형 중 세 번째 방은 명상의 방이다. 명상과 기도, 108배가 이루어지는 용도로 설계하였다. 여기에서는 누구든지 편안하게 명상을 할 수 있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면서 넉넉한 마음, 포근한 마음이 들게 하였다. 기본 색상은 녹색으로 안정감을 컨셉으로 삼았다. 이 방에는 외부로 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서 숲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한 조경시설을 만들었다.
오각형 중 네 번째 방은 물리치료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체적인 장애를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첨단치료 기계가 설치되었고, 사우나와 목욕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운동기구가 있는 방도 별도로 마련하였다. 기본 색상은 엷은 주황색으로 하였다. 엷은 주황색이 주는 황홀함과 밝음이 전체적으로 스며들게 하였다.
오각형 중의 마지막 방은 상담실이다. 혼자만의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여 편안하게 상담을 할 수 있게 하였고, 수지침과 대체의학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본 색상은 엷은 보라색으로 하였다. 엷은 보라색이 주는 분위기와 차분한 색상으로 설계가 되었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호될 수 있도록 공간과 배치도 염두에 두었다.
써니의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서든지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붕을 특수한 재질로 투명하게 만들었다. 각 이동 통로와 오각형의 방도 특별한 장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늘이 보이게 만들었다. 난방비가 걱정이 되었지만, 실리콘을 이용한 특수재질은 난방과 냉방 모두를 가능하게 하였다. 남향으로는 커다란 창문을 내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오각형의 정 중안인 메인홀을 빼먹었다. 메인홀이 써니의 집의 핵심이다. 밝음, 명랑함, 가족공동체 등의 컨셉으로 꾸미기가 가장 힘들었다. 우선 모든 사람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써니의 집 가족들 전체가 모일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만들었고, 식당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화감상실, 간단한 매점, 커피숍 겸 전통찻집, 강의실을 만들었다. 모든 장소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며 매 가운데에 써니의 집무실을 만들었다. 어디서든지 쉽게 볼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접근이 용이하게 동선을 만들었다.
앗 늦었다. 지각대장이라고 놀려되는 써니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오늘도 역시 지각이다.
제 3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나 정 선이, 드디어 나의 꿈을 이루었다. 태양이 환하게 떠오르고 하늘에는 구름한 점 없는 맑은 날이다. 오늘이 바로 써니의 집 개관식이다. 상처받고 방황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신체와 정신이 피폐해진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 춤 테라피와 명상, 물리치료가 병행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수지침을 더욱 연구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였다. 허브와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을 유기농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먹거리 문화의 새로운 장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집, 태양이 뜨는 집, 우리들의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너무 기쁘다. 김정만 건축사님의 노고가 정말 컸다. 아내와의 이별, 사업실패로 어렵게 지내던 분이 나의 프로그램으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찾았고 거창한 사업까지 벌여 써니의 집이 세상이 드러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한복을 꺼내입어 보았다. 평생 못입어 볼 줄 알았는데....벌써부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메인 홀에 가보니 정겨운 얼굴, 그리운 얼굴이 모두 모였다. 사부님을 비롯한 연구원들, 최정임 할머니를 선두로 가족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소전 역시 사회를 보고 있다. 축하인사를 하라고 나오라고 한다. 말로 하기에는 눈물이 가로막을 것 같다. 그냥 춤으로 춰야 겠다. 내가 살아온 길을 춤사위로 풀어내고 싶다. 그렇게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눈물인지 땀인지 얼굴에 무엇인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러다가 눈앞에 뭔가 붉은 것이 있다. 바로 태양이었다. 그래 드디어 나는 내 마음속의 써니를 보았다. 그것은 밝음 이상이었고 뜨거움 이상이었다. 커다란 화염이 되어 온 내 가슴을 휩쓸었고, 온 방안은 채웠다. 열정의 순간이었다.
긴 세월이 흘렀다.
써니의 집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사람들이 많고 활력이 넘쳤다. 사람 사는 따스함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메인홀 정면에 조그마한 무덤이 하나 생겼다. 그 옆에 조그마한 비석도 하나 생겼다.
비석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었다.
후련히 살다 홀연히 사라지다. 몽골의 양들처럼. - 써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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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하하하. 연말이라 엄청시리 바쁜 가운데에 정성껏 써니를 위한 비나리를 읊어주어서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요 며칠 전 대청호 주변을 여행하다가 눈에 딱 들어오는 명당이 있어 참 아늑하고 좋구나. 어쩌면 죽은 사람의 팔자도 따로 정해져 있기라도 한 듯, 이런 자리를 차지할 수가 있었을까 생각했더랬는데, 나의 묘자리까지 미리 보아 점지해 주시니 정말 감격스럽소이다. 소전아우님.
아름다운 놈 용규아우님의 <괴산의 행복 숲> 만큼이나 넓은 공간을 춤추듯 펼쳐주시니, 그것도 가상의 김정만 건축가가 써니의 집(변.경.연 꿈벗들이 함께할)을 지어주시니(실비로? 까짓거 공짜로 하죠.ㅋㅋㅋ)무진장 좋을 수 밖에요.
방대하고 어수선한 써니의 꿈 만큼이나 글쓰기도 여간 어렵지 않았을 텐데 오직 비나리 같은 축원의 마음을 담아주신 것 감사합니다. 세밑에 훌륭한 선물을 받았으니 명년은 써니의 집을 향한 탄탄대로 뻥 뚫린 일/길만 남았습니다 그려.
아우님도 늘 행복하시고 써니의 집이 완성되거든 자주 오세요. ^-^
요 며칠 전 대청호 주변을 여행하다가 눈에 딱 들어오는 명당이 있어 참 아늑하고 좋구나. 어쩌면 죽은 사람의 팔자도 따로 정해져 있기라도 한 듯, 이런 자리를 차지할 수가 있었을까 생각했더랬는데, 나의 묘자리까지 미리 보아 점지해 주시니 정말 감격스럽소이다. 소전아우님.
아름다운 놈 용규아우님의 <괴산의 행복 숲> 만큼이나 넓은 공간을 춤추듯 펼쳐주시니, 그것도 가상의 김정만 건축가가 써니의 집(변.경.연 꿈벗들이 함께할)을 지어주시니(실비로? 까짓거 공짜로 하죠.ㅋㅋㅋ)무진장 좋을 수 밖에요.
방대하고 어수선한 써니의 꿈 만큼이나 글쓰기도 여간 어렵지 않았을 텐데 오직 비나리 같은 축원의 마음을 담아주신 것 감사합니다. 세밑에 훌륭한 선물을 받았으니 명년은 써니의 집을 향한 탄탄대로 뻥 뚫린 일/길만 남았습니다 그려.
아우님도 늘 행복하시고 써니의 집이 완성되거든 자주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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