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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7일 01시 02분 등록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10. 파업이 끝나자 마자 사준 책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열 번째 편지입니다. 중학생이 된 큰 딸에게 인문고전과 벗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책을 청소년용 인문고전으로 집에 들였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겠습니다.

~~~~~~~~~~~~~ 

대학을 졸업한 후 십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인문고전 책읽기를 온전히 잊고 살았는데, 2012년 144일간의 파업을 하며 책을 읽었다. 특히 인문고전을 주로 읽었다.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무너지던 자아 정체성을 되찾는 경험을 했다. 인문고전에서 얻은 힘 덕분에 파업을 버텨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업기간 월급을 받지 못했기에 책은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인문고전의 힘을 뼈저리게 느꼈다. 두 딸들에게도 인문고전의 힘을 알려주고 싶었다. 문제는 파업 중이었기에 돈이 없었다. 아이들 책을 사주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 12월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파업은 끝났고, 밀린 월급의 대부분을 일시불로 받았다. 목돈을 손에 쥐자마자 아이들 책을 사러 서점으로 달려갔다. 2012년 12월 말이었으니, 당시 큰 딸은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맞고 있었고 작은 딸은 4살이었다. 

파주에 사는 덕에 출판단지 내 여러 서점을 드나들며 아이들을 위해 구입할 책을 검토했다. 그때 주니어김영사 매장에서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세트>를 만났다. 한눈에 반했다.
(http://www.gimmyoungjr.com/bkselect/book_detail.aspx?bookCode=JB005460&page=1)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권 세트>는 어른도 읽기 힘든 인문고전을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학습만화로 풀어냈다. 최근에 10권이 더 나와서 총 60권이 되었다. 동서양의 고전 뿐 아니라 한국의 인문고전도 두루 다루고 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제목에 적힌 ‘서울대’라는 3글자다. 청소년 교육을 망치는 ‘일류대병’이 연상되기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러나 책에 담긴 내용과 기획 방향이 참으로 훌륭하기에 용서하련다. 새 책으로 집에 들이기에 가격이 고민된다면 중고책방을 찾아보길 권한다. 가족 나들이로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한 ‘중고책방 이가고서점’을 자주 드나드는데, 인문고전 학습만화 50권 중고책 세트가 자주 눈에 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조금 무리인 듯싶어 고민도 했지만, 책의 기획이나 내용이 너무도 훌륭하기에 우선 아내와 나부터 읽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그때 함께 구입한 게 주니어김영사의 <제대로 된 세계대역사> 학습만화 30권 세트다. 인문고전을 이해하기 위해 인류 역사를 읽는 건 필수다. 세계대역사 학습만화도 구성과 기획이 마음에 쏙 들었다. 요즘은 책도 추가되고 제목도 조금 바뀌어서  <세계 석학들이 뽑은 세계대역사 50사건> 48권 세트로 나온다.
(http://www.gimmyoungjr.com/bkselect/book_series_view.aspx?cocode=004005005&searchGubun=HC50&searchField=&searchWord= )

<인문고전 50선 세트>와 <세계대역사 30권 세트>를 집에 들이고서 아이들이 거실이나 부엌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며 울컥했다. 

“나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눈시울을 붉히며 내가 내뱉었던 이 말을 아내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두 딸 모두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 책들을 읽고 또 읽었다. 두 딸들은 인문고전 만화와 세계역사만화를 펼쳐들고 집안 어디서나 읽었는데, 특히 화장실에서 읽는 걸 좋아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그때 이 책들을 사서 집에 들이길 참 잘했다.  

작년 겨울, 이 두 가지 세트를 큰 딸 방 책장에서 꺼내 거실 식탁과 부엌 아일랜드 위에 올렸다. 중학생이 된 큰 딸과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작은 딸에게 다시 한 번 인문고전을 접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지난 5년간 수도 없이 되풀이 하여 읽었겠지만, 식탁위에 책들을 올려놓자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책장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다시 읽고 있다. 물론 화장실에서도 자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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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사 준 책을 모두 소개드릴 수는 없습니다. 가장 권하고 싶은 순서에 따라 일단 두 가지 책 세트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 번 편지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열한 번째 편지에서도 구체적인 책 소개는 이어집니다. 

유형선 드림 (morningstar.yoo@gmail.com)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구본형 선생님께 배운) 진짜공부』 수희향 저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이자 <1인회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수희향 대표의 신간 『(구본형 선생님께 배운) 진짜공부』가 출간되었습니다. 10년차 1인지식기업가의 길에 들어선 저자가 2008년 처음 변경연과 스승 구본형 선생님을 만나면서 시작된 진짜공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된 스터디 코스를 통과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립적인 길을 열어간 제자 수희향이 이야기하는 진짜공부가 무엇인지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 권합니다: 

2. [팟캐스트] 『파산수업』 정재엽 작가 2편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금수저였던 그가, 파산을 통해 몸으로 체득하게 된 삶의 지혜들. 비록 그것들이 그 이전에는 결코 겪어보지 못했던, 상상하지도 못했던 아픔과 고통, 괴로움과 함께 찾아왔지만 그는 시련을 이겨내고 그 아픔을 자신의 성장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귀 기울여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3. [출간] 『음식의 가치』 서은경 등저
변화경영연구소 9기 서은경 연구원이 음식에 관련된 인터뷰집 『음식의 가치』를 출간했습니다. 서은경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요리 문화를 선도하는 음식 명인 10명의 강연과 인터뷰를 멋지게 재구성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음식이 가진 가치를 고민하다 보면, 동시에 나는 어떤 음식을 먹고 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될 겁니다. 음식에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4. [출간] 『우리아이 작은습관』 이범용 저
변화경영연구소 꿈벗 16기이자 <함께하는 습관연구소> 이범용 소장이 『습관홈트』에 이어 『우리아이 작은습관』으로 두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대한민국 1호 습관 조력자 이범용 소장이 딸과 함께 ‘아이 습관 만들기’ 800일의 기록을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좋은 습관 만들기를 실천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일독뿐 아니라 별도 진행하고 있는 <아이 습관 만들기> 워크샵에도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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