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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7일 03시 43분 등록


[저 나무처럼]

 

낙엽은 나무의 지혜다.

혹독한 겨울에 살아남기 위한

창조적 해결책이 바로

버리는 것이다.

 

죽음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이

나무의 멋이다.

 

가장 장엄한

문명의 단편이 장례이듯이

낙엽은 죽음조차 아름다운

삶의 과정으로 창조해낸다.

 

나무는 해마다

한 해의 삶을 기록한다.

한 겹의 나이만큼 줄기에

그 흔적을 남기고 두꺼워지며

키가 더 자라게 된다.

 

나무는 매년 죽는다.

이 상징적 의식이

나무가 자라는 방법이다.

 

나도 죽어야 한다.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죽어야 한다.

나무가 죽을 때 나도 죽어야 한다.

 

나무가 다음 해에도

똑같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이 혹독한 죽음과

재생의 의식을 거친 나무는

이미 전 해의 그 나무가 아니다.

 

나도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영원히 죽은 것이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휴머니스트,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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