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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4일 13시 18분 등록

안녕하세요. 변화경영연구소에서 ‘마음을 나누는 편지 – 가족처방전’을 연재하는 김정은입니다.


2018년 1년 동안, 총 28편의 가족처방전을 보내 드렸습니다. 독자님의 사연을 받고 답장을 쓰거나 강연장에서 받은 질문 중 가족 관련 내용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총 28편 중 12편이 ‘명절에 시댁에 가기 싫어요’에서 비롯한 시댁 이야기였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발송하는 편지인만큼 한 주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내용을 보내 드려야 하는 건 아닌가 매번 고민스러웠지만, ‘편지 잘 읽고 있다’, ‘글 내용이 도움이 된다’, ‘현실에서 써먹을 수 있도록 좀 더 사실적으로 써 달라’ 등 뜨거운 호응을 담은 답장을 보내주셨기에 이어서 쓸 수 있었습니다. 새해에도 시댁 이야기를 계속 쓰겠습니다.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이야기너머, 상속, 효, 젠더 문제 등 오랜 세월 가부장적 문화를 지탱해온 요소간 이해관계를 분석하고 왜 해체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한 내용을 보내 드리는 것이 2019년 새해 목표 중 하나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편지 여러 필진분에 발 맞춰 저도 ‘아듀 2018’을 정리했습니다.


1. 두 발 닿는 곳이면 어디든 가보자!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과 엄마의 글쓰기로 전국 70회 강연을 마쳤습니다.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이 출간된 2016년에 17회 강연, 엄마의 글쓰기가 출간된 2017년에 31회 강연, 2018년에는 두 권 책으로 70회 강연을 마쳤습니다. 변화경영연구소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 총 9회 강연했고 강사료 일부를 연구소에 기부했습니다. 매우 뿌듯했습니다.
운전 못하는 뚜벅이지만, 대중교통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답니다.^^


2. 엄마들의 글쓰기 동아리 운영          


2018년 1년 간 중학생을 자녀로 둔 엄마들과 글쓰기 모임을 운영했습니다. 총 6권의 개인 문집을 출간했고요. 수제 북커버를 씌워 자녀에게 전달했습니다.


한글이나 워드프로세서를 처음 사용해 보는 엄마들과 컴퓨터 활용부터 시작해 그림책 읽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자신의 이야기 풀어내기, 사춘기의 한 가운데를 지나는 자녀에게 마음을 담아 편지쓰기 등 많은 일을 함께 헸습니다.


엄마들의 글쓰기 동아리를 운영하며, 안 쓰는 사람을 쓰게 만드는, 실행에 옮길 때까지 들들 볶는 능력이 저에게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는데요. 자신만의 책 한 권이 나오고 자녀와 화해를 시도하면서 감사 인사를 여러 번 받긴 했지만, 어떻게 컴퓨터와 안 친한 사람을 노트북PC를 들고 다니게 할 만큼 사람을 볶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새해에는 다른 사람 볶지 말고 자신만 볶자고 다짐해 봅니다.^^


3. ‘딸그림 엄마글’ 연재


내년에 출간될 두 권의 책을 큰아이와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언니가 함께 하는 동안 작은아이가 얼마나 서운할까 고민하다가 작은아이가 그린 그림 속 이야기를 들어보는 ‘딸그림 엄마글’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2018년 1년 간 ‘베이비뉴스’에 연재했습니다.
이번 달 12월, 작은아이의 그림이야기가 ‘가톨릭일꾼’에서 재연재를 시작했고 내년에도 이어서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1년 동안 내 그림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열 살 작은아이의 소감입니다. ‘딸그림 엄마글’, 동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http://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2828


4. 중학교 문을 똑똑!


초등학교 때 까지는 책을 잘 읽다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 책을 읽지 않는 현상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중학교에서 학교 성적을 잘 받는 것보다 인생의 지침이 될 만한 좋은 책 한 권을 찾아 읽는 것이 더 중요한 경험이라 늘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세간에 떠도는 여러가지 소문으로 ‘함부러 중학생 가까이 가지마라, 다친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중학교 문을 두드리기 겁이 났습니다.


올해 책 읽어주는 엄마 7년 차, 중학교에 발을 들였습니다. 혹시나 제가 인식하지 못 하는 사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비폭력대화’ 연수를 받고,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로체험지도’ 과정을 이수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인근 중학교에서 수업 시작 전 시간에 ‘책 읽어주는 엄마’로 활동하면서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똑똑! 인문으로 여는 꿈’ 자유학년제 인문 수업을 했습니다. 중학생이 함께 읽으면 좋은 인문고전을 선정하여 준비한 첫 수업에서 아이들을 꿈나라로 보내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인문고전을 그림책 읽어주기로 바꾸고 팔을 써서라도 잠자는 걸 막아보려는 의도로 글쓰기를 추가하는 등 커리큘럼의 대대적인 수정 작업을 했습니다.


1년 간 중학생들과 함께 하며, 중학교 교사를 존경하게 됐습니다. 하루 2시간 만 수업해도 목이 쉬고 등줄기에 진땀이 흐르며 다리가 후들거리더라고요. 그래도 스스로 동기부여 되면 움직일 아이들, 좋은 책을 몰라서 못 읽었지 주변이 책 읽는 환경이 되면 책을 읽을 중학생들을 여럿 만나면서 매우 뿌듯했습니다. 새해에는 이 아이들을 독서에 끌어들일 방법에 대해 더 연구해 보겠습니다.


5. 가족 관련 다양한 책 읽기 시도  


2011년 가족 해체 위기에서 어떻게든 가족이 해체되지 않게 붙들어보자고 마음먹고 가족 관련 좋은 책을 읽으면서 가족이라는 개념을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한지 만 8년이 지났습니다. 노력 끝에,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가족이라는 큰 그림 아래 가족 독서와 가족 토론, 낡은 가족 문화 바꾸기 등 여러 가지 작업을 하며 화목한 가족을 이루었습니다.


2018년 어느 날,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마음 속 깊은 곳에 사는 또 다른 내가 ‘느그 식구만 잘 살면 된 기가?’라고 호통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당장 강연장에 서기도 부끄러울 정도였는데, 지금 돌아보니 대가족 시댁 문화 포함 우리 가족 문제가 싹 해결되고 나니까 내 가족에서 다른 가족으로 시야가 옮겨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족 관련 다양한 책 읽기를 시도했습니다. 사회학, 사회과학 계열 책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심도 있게 읽어보겠습니다.


2018년 어떠셨나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족처방전을 쓰며 대가족 명절 문화가 바뀌고 11대 종손부라는 정체성을 없앤 것이 제겐 가장 큰 변화입니다. 2018년 마지막 편지를 마무리하며 새해에 새 편지로 돌아오겠습니다. ‘가족처방전 –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는 새해에도 계속됩니다.


김정은(toniek@naver.com)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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