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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0일 21시 30분 등록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11. 줄글책 인문고전 입문서

지난 번 편지에서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권> 학습만화를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학습만화가 아니라 줄글책 형태의 인문고전 입문서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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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성장에 맞추어 옷과 신발도 바꾸어 주듯, 자녀에게 보여줄 책도 학습만화에서 줄글책으로 자연스럽게 옮겨 가게끔 유도해 줘야 한다. 물론 학습만화도 훌륭하지만 줄글책 읽는 재미도 자녀에게 맛보여줘야 한다. 학습만화로 재구성한 인문고전으로 주니어김영사에서 제작한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권>을 선택했다면, 줄글책으로 재구성한 인문고전 입문서는 사계절출판사의 <주니어 클래식> 시리즈를 선택했다. 현재 15권까지 출간됐다. 

http://www.sakyejul.net/bbs/m/all_data_list.php?ep=ep993587793575e55ff04653&gp=all&menu=hm17412424057ac0ac3f1f29

사계절 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을 만난 건 시리즈가 아니라 낱권이었다. 강신준 교수의 책을 찾다가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주니어클래식 11)를 알았고 그때 처음 <주니어클래식>시리즈를 알았다. 강신준 교수는 故 김수행 교수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마르크스 자본론 전문가다. 마르크스를 처음 만나는 책으로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청소년 눈높이에도 좋고 어른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두 번째로 만난 <주니어클래식> 시리즈는 박경미 교수의 <신약성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다>(주니어클래식 12)와 구미정 교수의 <구약성서, 마르지 않는 삶의 지혜>(주니어클래식13)였다. 아내와 두 딸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성서를 쉽게 풀어 쓴 책을 찾다가 발견했다. 성서 해설책 만큼 흔한 것도 없다. 그러나 성서 해설책 대부분은 교회에 다니는 분들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교회문화에 낯설거나 성서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읽기가 대단히 곤혹스럽다. 박경미 교수와 구미정 교수는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라 일상 언어로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성서를 풀이하여 기독교 문화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성서의 본래 의미를 잘 드러내고 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든 아니든 성서라는 책이 대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면 강력 추천한다. 여성의 눈으로 읽는 성서 해설이라는 점에서도 마음에 쏙 든다. 

중학생이 되어 일 년 동안 자유학년제를 보낼 큰 딸을 위해 청소년용 인문고전 도서를 찾았다. 앞서 설명했듯 몇 년 전에 샀던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권> 학습만화를 책장에서 꺼내 식탁위에 올렸다. 이제는 줄글책으로 엮어졌고 청소년 눈높이로 재편집된 인문고전을 찾아야 했다.  

책을 찾기 전에 몇 가지 범주와 키워드를 나열했다. 신화, 역사, 철학, 문학 등 360도 방향으로 인문고전을 찾아야 했다. 우선 신화 영역은 조지프 캠벨의 <신화의 힘>이 단연코 최고다. 캠벨 작품은 <천의 가면을 쓴 영웅>을 포함한 이미 몇 권의 책이 집에 있다. 다만 캠벨만으로 부족한 게 한국 신화다. 애석하지만 캠벨은 한국 신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신화를 알려주는데 일연의 <삼국유사> 만한 작품도 없다. 그렇다면 <삼국유사>는 어떤 책을 선택할까?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권> 학습만화 시리즈에 삼국유사가 있다. 줄글책 삼국유사로 무엇이 좋을까? 삼국유사는 그동안 모은 책만 여러 권 있다. 특히 고운기 교수와 김원중 교수 삼국유사가 좋았다. 

영역별 우선 순위 책 목록을 아내와 상의하며 적어봤다. 아내와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인상 깊었던 책 목록이기도 하다. 

신화 - 조지프 캠벨 <신화의 힘>, 일연 <삼국유사>
역사 - 네루 <세계사 편력>, 유시민 <거꾸로 읽는 세계사>
종교 - 구미정 <구약성서, 마르지 않는 삶의 지혜>, 박경미 <신약성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다>, 법정 <법구경>, 법정 <숫타니파타> 
...... 
......

문제는 철학과 문학이었다. 서양철학은 <소크라테스의 변명>부터 읽혀야 하는데, 플라톤 <국가>, 아리스토텔레스도 읽어봐야 하는데 어느 책을 봐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동양철학은 논어, 도덕경, 장자를 읽혀야 하는데, <도덕경>과 <장자>는 역시 오강남 교수가 쓴 현암사 책들이 입문서로 좋다. 문제는 ‘공자’다. 

어찌해야 하나. 뭐 이런 고민이 하나 둘 펼쳐지는 것을 노트에 일단 모두 적고 나서 파주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이동 동선은 파주 중앙도서관, 일산 알라딘 중고서점, 파주출판단지 (이가고 중고책 서점, 사계절 출판사, 김영사 출판사) 순서로 정했다. 도서관에서 비교 분석하여 최종적으로 구입하기로 결정한 책은 최대한 중고책방에서 구입한다. 중고책을 구할 수 없으면 마지막 방법으로 새 책을 주문한다. 고르고 주문까지 모두 주말 이틀, 즉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두 끝내기로 계획했다. 

파주 중앙도서관 도서검색대에서 ‘삼국유사’, ‘청소년 철학’, ‘소크라테스’ 등등 키워드를 넣고 검색했다. 청소년 책부터 어른 책까지 열 댓 개 이상 책 좌표를 출력해 도서관을 누비며 모두 뽑아 한 책상 위에 모은다. 각 책들을 찾다 보면 관련 도서들이 비슷한 곳에 한 데 모여 있기에 의외로 좋은 책들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한 권 한 권 손으로 집어가며 선별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 동안 두 딸과 아내는 자신들이 보고 싶은 책을 실컷 보고 있고, 나는 가족들이 자리 잡은 책상 위로 선별한 책을 쌓아 간다. 

책 고르는 요령은 의외로 단순하다. 원전의 본뜻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책이 좋은 책이다. 누구보다 내 자신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이해하지 못할 책을 자녀에게 들이 댈 수는 없다. 내가 읽어보고 싶은 책이면 자녀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다만 최종 선택은 나 혼자 내리지 않는다. 아내의 선택을 들어 봐야 한다. 

각 키워드 별로 두 세 개 이상의 책을 골라 도서관 책상 위에 쌓고서 아내를 불렀다. 아내는 그림책 전문가다. 그림책을 수 없이 읽다보니 인문고전 세계로 독서 영역을 확장하고 싶어한다. 아내에게 내가 고른 책들을 한 권 한 권 설명하다 보면 아내 마음에 드는 책이 나온다. 

도서관과 일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비교하다가 다시 만난 게 바로 사계절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시리즈였다. 소크라테스 ‘변명’, 플라톤 ‘국가’를 청소년용으로 편집한 책을 여럿 찾아 놓고 천천히 비교했다. 풀빛출판사의 <철학창고> 시리즈와 사계절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시리즈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두 시리즈 모두 훌륭했지만 이미 3권의 책을 구입해 감탄하며 읽어본 <주니어클래식>가 좀 더 눈에 들어왔다. 중고서점에서 사계절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시리즈를 쓸어 모으고, 중고서점에 없는 책은 파주 출판단지 사계절출판사 매장에서 구입했다. 

큰 딸이 <주니어클래식>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손에 잡은 책이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태양계의 그림을 새로 그리다>(주니어클래식 7)였다. 두 번째로 본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주니어클래식 2)였다. ‘변명’이라는 제목이 신기해서 읽었다고 한다.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읽는 건 사실 미처 보지 못했고, <소크라테스의 변명> 읽는 모습을 보고 가족 토론을 제안했다. 

주니어클래식 시리즈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는 참으로 명작이다. 안광복 선생은 실제로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면서 고대 그리스 철학을 전공한 학자이기도 하다. 청소년을 위한 철학책을 여러 권 썼는데 대부분 믿고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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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마음편지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이야기는 2019년에도 계속됩니다. 새해에 열두 번째 편지로 찾아뵙겠습니다. 

유형선 드림 (morningstar.yoo@gmail.com)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구본형, 내 삶의 터닝포인트(공저)
삶을 시처럼 살고 싶어하셨던 우리시대 대표적인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 선생님의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 후 이야기를 12명의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삶의 길을 찾는 이들을 위한 등대였고, 부지깽이이자 힐링 멘토였던 구선생님에 대한 간절한 사부곡이며, 자기변화에 대한 고백입니다.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구본형과 함께 새로운 삶을 찾고 싶은 분들께 일독 권해드립니다:

2. [팟캐스트] 『꿈꾸는 가방의 비밀』 박중환 작가 2편
변경연 팟캐스트 46번째 에피소드이며 시즌1 마지막 방송입니다. 지난 주에 이어 박중환 작가의 일, 삶,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제약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최고의 실적을 올리던 나날을 뒤로하고, 사표를 냅니다. 컨설턴트 회사에 이력서를 무턱대고 내보고, 보험회사에 입사합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혼자서 고군부투하는 모습은 오늘날 모든 가장의 모습일겁니다. 영업은 아무리 팀이 잘짜여져 있더라도, 결국은 혼자 고민하고 실행해야하는 외로운 싸움입니다. 로이스님도 변함없이 자리해주셨습니다. 

3. [모집]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15기 수강생 모집
터닝포인트 경영연구소 오병곤 대표가 2019년 상반기 <내 인생의 첫 책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15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좋은 책은 진실한 책으로 땀과 진실에 충만한 책,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삶의 변화를 다짐하게 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기획, 집필, 퇴고, 출간하는 책쓰기의 전 과정을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인생반전을 위한 6개월 프로젝트로 책을 통해 삶의 혁명을 꿈꾸는 분들의 참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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