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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0일 17시 58분 등록
이제 두번 남은 연구원 오프수업, 이번달부터 본격적인 책쓰기 수업에 들어갔다. 자문위원은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의 저자이자 글쓰기 중독자 연구원 2기 한명석 선배님이었다. 개인 발표전에 한명석 선생님은 십년이 넘는 기간동안 축적된 글쓰기에 대한 알짜배기 내공을 연구원들에게 사사해주셨다. 이제까지의 오프수업중 가장 실용적인 수업이었고, 향후 책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책의 목차 구성등 오프 과제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과 지도 역시 유익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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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에 자만심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 자만심은 '실제 해보니 별것 아니네'라는 직업현장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간이 흘렀다. 마흔을 넘겼고, 소프트웨어 개발보다는 관리에 쏟는 시간이 늘어났다. 흰머리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언제까지나 비상할 것만 같았던 기억력이 감퇴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일을 하다가 불현듯 나의 무능력함을 자각하게 되었고, 그저 난 평범한 중년의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든 닥치면 다할수 있을 것만 같던 일들이 이제 버겨워졌고 자만하며 흘러보냈던 세월을 추격하기에 내 열정은 너무 미적지근해졌다.

잃은만큼 얻은 것들도 있다. 할 수 있는 일들과 내가 할 수 없는, 아니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인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일이 남았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직장에서 '스스로 고용하는 자'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할 것이다. 단기적인 프로젝트다.

하고 싶은 일이 정녕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를 확인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중장기 프로젝트다. 그 첫번째 관문은 바로 첫 책을 쓰는 과정이다. 1월 오프수업은 그 첫 발걸음이었다. 결과적으로 난 그 한걸음의 발걸음을 내딛기에 많이 미흡했다. 바쁜 회사일을 핑계로 많은 관심을 쏟지 못했고 준비도 잘하지 못했다. 첫 책이라는 상징성에 대한 갈망이 줄어든 것은 아니였다. 바쁘다는 것은 표면적인 문제였다. 난 자만하고 있었다. 이전의 '실제 해보니 별것 아니네'하며 낙관했던 어리석음을 난 다시 되풀이하고 있었다. 조금 잘 쓴다는 평가에 우쭐하며 그냥 대충 써도 책 한권 쓸 수 있겠다는 착각을 하는 내 모습이 있었다. 근 1년간 나자신을 찾아 헤메던 과정, 내 삶의 주인이 되겠다는 맹세,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던 다짐이 단순한 책 한권으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원 과정이 끝난 이후 책을 냈던 연구원들이 평균 3.4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그 결정체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본말이 전도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고자 함이다. 변경연 연구원들에게 첫 책은 한권의 책 그 이상일 것이다.

'나' 대신 '책'을 위에 놓으니 나를 쓰겠다던 그 첫 마음이 보이지 않았다. 길게 숨한번 들이마시고 다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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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1 00:22:29 *.54.43.100

한명석 선생님 뵌지 오래되었는데, 아쉽네요. 좋은 시간이었으리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책 쓸려고 하는 열정이 느껴지네요. 응원합니다. 마지막 수업때는 꼭 저도 참석 하겠습니다. 끝이 좋아야 다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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