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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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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1일 00시 08분 등록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상담 요청 메일을 받았습니다.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는 상담 요청에 대한 저의 답장으로 준비했습니다.  

 

‘저는 올해 결혼한 지 23년째 되는 두 아이 엄마입니다.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는 저에게 막말을 많이 하셨어요.  

 “왜 이런 집에 아들 장가보냈냐고 누가 그러더라”  

남편 외숙모를 한참 욕하시더니 저보고 “네가 외숙모를 많이 닮았다” 등등 이런 식으로 저를 만날 때마다 저에게 상처를 주고 저를 미워하셨어요.  

시누이가 시댁과 사이가 안 좋아 시댁에 안 가고 친정에서 명절을 보내는데, 시어머님이 시누이에게 제 욕을 어떻게 하셨는지 시누이가 저를 보는 눈이 싸늘하고 저에게 화를 내고 말도 안 해서 저는 눈치 보며 시어머니와 시누이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습니다. 소심한 저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참고 또 참으며 20년을 보냈습니다.  

이혼을 각오하고 남편과 엄청 싸우고 나서 남편이 시어머니께 말씀 좀 가려서 하시라고 전화까지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시댁식구들을 마주볼 수 없게 됐습니다.  

명절 한 달 전부터 계속 시댁이 떠올라 괴롭고, 명절 보름 전부터는 가슴이 빨리 뛰고 눈물이 나고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서 미치기 직전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남편과 편하게 지낼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시어머니의 막말과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따돌림을 당하면서 20년을 버텼다니, 정말 오래 참았습니다. 더 이상 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결혼 23년 차 설 명절, 오랜 세월 누적된 상처를 동력 삼아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는 첫날로 만들어보세요.  

 

저는 고교 비평준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중학생이면 고교 입시를 준비해야 합니다. 같은 인문계라도 점수에 따라 갈 수 있는 학교가 다릅니다. 집 근처에 고등학교가 있어도 점수가 맞지 않으면 멀리 있는 학교에 다녀야 합니다. 이 지역 중학생 엄마들은 고교 비평준화가 없어져서 아이들이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굳혀진 제도가 언제 바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중학교 3학년 모든 학생들이 자기 점수에 상관없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에 지원하면 평준화가 되지 않을까? 제도가 변하지 않을때 사람들이 모두 같은 행동을 한다면 제도가 변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되지 않을까?  

 

먼저, 동지를 찾으세요!  

 

시댁에 가지 않는 시누이가 있기에 시어머니는 더더욱 며느리를 하대하는 것 같습니다. 막말하고 괴롭히는 일 또한 혼자일 때보다 함께 하는 이가 있을 때 더 잘 되는 법이니까요. 같은 처지 동서가 있나요? 동서가 있다면, 동서에게 속내를 보이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동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외며느리시라면, 남편에게 손을 내미세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남편은 도움이 안 되는 존재일 때가 많지만, 이전에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말씀 좀 가려서 하시라고’ 할 정도라면, 남편은 이미 시어머니의 막말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남편에게 ‘명절 한 달 전부터 계속 시댁이 떠올라 괴롭고, 명절 보름 전부터는 가슴이 빨리 뛰고 눈물이 나고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서 미치기 직전’이라고 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함께 살아도 말을 하지 않으면 사태의 심각성을 모릅니다. 직접 겪지 않으면 누구도 그 고통을 알 수 없습니다. 남편에게 말하세요.

 

동지가 생겼다면 동지와 함께 행동하세요!  

 

동서든, 남편이든, 아니면 두 아이든, 동지가 생겼다면 동지와 함께 행동하세요. 명절 당일 하루만 시댁에 머물러도 살 것 같다면, 동지와 함께 하루만 머물고 돌아오세요. 명절에 시댁에 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면, 동지와 함께 하루도 가지 마세요. 즉, 동지와 함께 행동하세요.  

 

고교비평준화의 예처럼, 시댁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어머니가 바뀌지 않는다면, 며느리들이 또는 며느리와 아들이 함께 행동해서 변화를 끌어내야 합니다. 미치기 직전이라면, 정말로 미치기(?) 전에, 동지를 구하고 함께 행동해서 변화를 끌어내세요. 멀리서나마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  

격주 월요일에 발송하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 '가족처방전'은 필자와 독자가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가족 관계가 맘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고 계시다면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마음을 다해 고민하고 작성한 가족처방전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김정은(toniek@naver.com)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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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1 02:06:09 *.54.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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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4 08:41:07 *.111.14.95

클릭해서 페북에서 본 연대님의 추가 글에서 다시 한번 저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로 해봅니다.

잘못 채워진 단추를 다시 채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고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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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4 08:40:23 *.111.14.95

가족간의 갈등에 해법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셔서 늘 잘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들로써 부모님에게 계속 이야기는 해보지만 바뀌지는 않네요.

좀 더 노력해보고 안되면 상담메이를 보낼려고 합니다.

지난 글 다시 읽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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