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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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요편지 애독자 여러분!
2주 만이죠? 설 명절은 잘 지내셨나요? 저는 아주 잘 보냈습니다. 당신이 그리웠다는 것만 빼면요. 2주를 보내며 알게 되었습니다. 시작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았지만 당신이 없는 일상은 이미 상상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는 것을요. 어디서 무엇을 해도 당신께 편지를 쓰고 있는 제가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설날 아침에 편지를 띄울 뻔 했을 정도라면 상상이 되시나요? ^^
매일 만나도 할 이야기가 넘치는 상대가 있다면 아마도 그 사람, 사랑하고 있는 거겠지요? 그렇다면 설마 저 당신을 사랑하게 된 걸까요? 신기한 일입니다. 겁많고 의심많아 저 자신 조차 사랑하지 못하던 제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걸까요? 궁금하시죠? 저도 엄청 궁금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해보려고 합니다.
10년 전 이맘때 저는 연구원 1차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붙었으면 좋겠다는 맘과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맘은 정확히 반반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내면 깊은 곳에 감금된 진짜 ‘나’는 간절히 새로운 삶을 원하고 있었으나 현실 속 계산기 인간 ‘박미옥’은 제발 떨어져 ‘작가’라는 헛된 꿈을 접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던 겁니다.
지난 설날 꿈벗 정양수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는 ‘꿈토핑 더비움 6기’의 마지막 미션으로 10대 풍광을 다시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 꿈의 첫 페이지’라는 별명을 가진 꿈벗 프로그램을 거쳐간 이들의 10대 풍광이 모여있는 ‘오천만의 꿈’이라는 게시판에 새 풍광을 올리며 10년 전에 제가 올린 10대 풍광을 다시 발견해 읽게 되었습니다. 그간에도 몇 번인가 다시 꺼내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이사이 풍광을 업데이트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난 10년은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자아가 벌이는 치열한 전쟁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제게 벌어졌던 일들은 제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재현이었다는 것을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쟁의 결과는 어찌 되었냐구요?
다행히, 아니 너무나 당연히 진짜 ‘나’의 승리였습니다. 아주 오래 제 안에서 ‘사랑’을 밀어내왔던 계산기 인간이 사랑이야말로 삶의 이유라고 믿고 있는 진짜 ‘나’에게 완전히 항복하면서 참으로 오랫동안 계속되던 전쟁도 마침내 끝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제게 왔습니다. 그리고 온~ 인격이 사랑을 환영하는 평화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 우리가 함께 품었던 질문에 충분한 대답이 되었을까요?
P.S.
아직 잘 모르시겠다구요? 그럼
요기(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history5&document_srl=852532&page=1)를 봐주세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던 한 평범한 인간의 내면 전쟁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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