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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3일 12시 18분 등록
처음에 나는 이 글을 변화경영연구소의 한 연구원으로서 졸업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쓰기 시작 하였다. 연구소의 과정들을 따라하면서 흔들림과 흥미와 징징거림 속에 어느덧 수료가 다가왔고 이제 한 해의 학습 결과를 가지고 홀로 글을 써보는 시기가 된 것이었다. 시작했더니 수료가 얼마 남지 않았고 계속 이어가다보니 글을 쓰고 있었다.

밝고 화사했던 유년과 청년시절의 기억도 잠시, 영원에 이르는 더 나은 내일로의 눈부신 태양 같은 출발인 줄 알았던 나의 결혼 생활은 아름답지 못했고 그로인해 너무나 오랫동안 인생의 항해를 멈추고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 마침내 글을 쓰면서 더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토록 많은 사무침은 한갓 넋두리에 지나지 않았고 볼품없는 쓰레기더미처럼 흉물스런 모습으로 쌓여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정돈된 학습이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내 자신 내면으로의 깊은 탐색임을 경험했다. 내 인생이 아직도 무언가 중심을 바로 하지 못함도 알게 되었다. 이것으로서는 앞으로의 내가 투명하지 않음을 명확히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나를 다시 정비하고 조준해 나가야 했다. 글을 쓰면서 진정으로 파기해야 하는 부분의 나를 만났고 깨우쳐야 하는 것을 찾고 확고히 다져나가게 되었다. 마침내 글쓰기에 신비로운 생명의 소리가 있고 글쓰기가 내 삶의 진솔한 과정과 이정표가 되어 일상에서 녹녹히 펼쳐져야 한다는 자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권의 책을 모색하는 동안 나는 부조리한 나를 폐기하고 원래의 진실한 바람대로 살고자 하는 나로 다시 태어나야 함을, 그러기 위해서는 죽어야 하고 버려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그릇됨을 완전히 갈아엎고 철저히 죽어서 반드시 확고하게 살아나 아직 생생히 남아 있는 나를 보듬어 잘 가꾸며 살아가야 함을 마음 깊이 새겼다.

이제 이 책은 내 삶의 또 하나의 즐거운 시작이다. 살아보고 싶은 나, 내가 세상에 나와 살게 된 이치와 하여야 하는 일들과 할 수 있는 일들의 조화 속에서 진정으로 거듭나며 참 살고 싶은 나를 기쁜 마음으로 만나고 살아가는 그 자체이다.

나는 이 졸업 작품으로 인해 인생을 새로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나이기에 할 수 있었다.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기에 나만이 할 수 있고 반드시 내가 앞장서서 해나가야 하는 가치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기꺼운 즐거움을 뿌리치지 않고 다만 계속하면 되는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이란 걸 진심으로 깨우쳐 알게 되었다.

나는 어제의 어설픈 내가 卒 하도록 용기 내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하고 즐거운 일인지를 온몸과 마음을 다해 체득하고 받아들인다. 내 인생에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만족스럽게 감사하며 지난한 지난 회한들을 아주 후련하고 홀연히 떠나보낼 수 있어 좋았다. 어제의 체험과 새로운 경험들이 함께 어우러져 보다 나은 아름다운 일상으로 형상화 될 것을 밝게 믿으면서 이 글을 기쁘게 마친다. 탈리다 쿰!

.................


서문을 쓰듯 에필로그를 써보는 것인데 잘 안되네요.^^
IP *.7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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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03.03 15:56:04 *.246.146.170
그녀... 다시 태어나다.

언제가 되었건 이 글을 지면으로 다시 볼 날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삶의 우선 순위가 뜻대로 조정되지 않는 직장인 답게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제 별명은 홍길동입니다. 언제 어디로 가 있을지 종잡을 수 없는 업무 탓입니다. 지난 주말까지 홍길동은 중국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갈 때는 우리 회사의 선박에 승선해서 본연의 업무를 보고, 중국 심천에서 하선해서 자동차로 1시간 이동. 페리 터미널에서 홍콩 국제공항으로 이동. 앗!!! 이럴수가 첵랍콕 공항에는 배가 들어가는군요!!! 페리 승선때 출국 수속을 하더니 페리에서 내리니까 바로 boarding pass를 발급하는 군요. 셔틀로 이동하니 곧 바로 출국장...

결국, 홍콩 시내는 구경도 못하는 동선이더군요. 숱하게 다닌 곳이라 미련은 없지만, 어째 출장이 점점 각박해지네요... --;

서포터즈가 서포팅하는 글은 안 올리고 신변잡기를 올려 죄송하여이다. 항상 건강하시고, 황사에 몸 조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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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08.03.03 22:09:40 *.125.205.55
처음같은 끝을 보셨군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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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05 01:30:04 *.70.72.121
누가 죽었는지 들어와봤군요. 향이나 들 꼽으셨수. 어이~ 어이~ 잘가라고.

형산 아우님, 그게 다 나중에 글감인 것 알죠? 메모 잘해두시게.

홍스 아우님,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죽기를 무릅쓰고 치열하게 한 달은 까무라쳐야 하는 거 알지요?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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