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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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요편지 애독자 여러분!
여러분, 혹시 알고 계신가요?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무언가가 살아있다는 느낌! 그렇다면 그 무언가가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것만 같은 두려움 역시 아시겠네요.
제발 무난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없었습니다. 몸의 신호에 저항할 때마다 삶은 참담해졌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마다 삶은 차근차근 진도를 나갔습니다. 어차피 막을 수도 없는 것을 뭐 하러 그리 기를 쓰고 버티냐구요? 그러게요. 혼자였다면 망설임없이 몸의 부름에 따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엄마였습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엄마의 세계. 그 세계가 요구하는 ‘사랑’의 기술은 어렵고도 복잡했습니다. 엄마가 되어놓고도 여전히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내가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아이를 잘 키워내고 싶은 마음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진심이었습니다. 두 마음 사이를 오락가락하느라 이도 저도 아닌 채 사는 시간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딱 10년만 아이를 위해 살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기왕 엄마가 되었으니 딱 10년간만 아이를 위해 내가 가진 가장 신선하고 빛나는 에너지를 써보자고 마음먹은 것입니다. 대신 정말 하고 싶은 일 딱 한 가지는 양보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제게 그건 ‘나 자신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이는 10년 뒤에는 누가 뭐래도 몸의 부름에 충실한 삶을 살겠다는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10년차를 맞습니다. 그동안 ‘나’로부터 시작된 공부는 ‘여성’을 거쳐 ‘인간’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동안의 가장 큰 수확은 나를 겁에 질리게 하던 그 느낌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것을 ‘야성’이라 부릅니다. 어려우시다구요? ‘생명력의 근원’이라고 표현하면 감이 오시나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건 내 안의 ‘야성’을 회복해야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나’로 사는데 실패하고 ‘엄마’로 사는데 성공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매 순간 ‘좋은’ 엄마가 아닐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엄마가 정말 ‘좋은’ 엄마입니다. 매 순간 ‘착한’ 아이가 아닐 수 있어야 정말 ‘착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고서야 스스로의 ‘야성’을 찾아가는 아이의 탐험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요.
양육이란 아이가 자신 안의 놀라운 생명력을 탐험하는 과정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힘에 안정적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되면 아이는 비로소 성인이 됩니다. 물론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역시 인간으로서 감당해야 할 주요한 과제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이 자신의 과제입니다. 성인이 된 아이는 스스로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아이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 나가게 됩니다. 당연히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겠지요. 하지만 바로 그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권리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누리는 가장 핵심적인 권리가 아닐까요?
저는 진짜 ‘좋은’ 엄마란 아이가 스스로의 삶을 찾아 완성해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엄마라고 믿습니다. 저는 진짜 ‘착한’ 사람이란 신이 주신 고유한 생명력을 자신과 세상을 위해 아낌없이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다시 말해 진짜 ‘좋음’과 진짜 ‘착함’은 세상이 강요하는 ‘좋음’과 ‘착함’의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덕목인 것입니다. 오직 스스로만이 판단할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당신이라면 이럴 때 어떤 존재가 가장 그리우신가요? 저는 스스로의 ‘야성’의 부름에 ‘착하게’ 충실한 삶의 본보기가 되어줄 누군가가 너무나 절실했습니다. 제게 ‘공부’란 바로 이 본보기를 찾아 가르침을 받고 익히는 과정에 다름이 아니기도 했구요. 그래서 저는 감히 단언합니다.
‘자기’로 사는 엄마가 진짜 ‘좋은’ 엄마다!
이 믿음을 얻고 나서야 ‘엄마’로서의 역할과 ‘나’ 사이의 갈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두려워 오랫동안 외면하던 제 ‘야성’의 부름에 응답할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저를 해방시켰던 자기 탐구와 모험의 과정을 당신과 나눌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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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 너무 길어졌죠? 그래서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주에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과정으로 시작되었던 저의 ‘영웅의 여정’을 소개하며 엄마들에게도 ‘영웅의 여정’이 절실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기다려지신다구요? 저두요. ^^*
그럼 다음 주까지 안녕히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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