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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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물러나니 하늘이 푸릅니다.
대신 꽃샘추위가 왔습니다. 주말에는 전국에 비 또는 눈이 온다고 합니다.
봄은 가볍게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악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요?
니체는 "착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고 했습니다.
거짓말은 나쁜 사람이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우리는 거짓말을 하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때로는 진실이 상대에게 실망을 주거나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큰 거짓말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습니다.
겨울방학 때 외갓집에서 외사촌, 이종사촌과 함께 놀고 있는데 이모부가 와서 글짓기 대회를 한다고 했습니다.
주제는 자유이며 1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100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의 100원은 지금 5만원의 가치였습니다.
그때까지 나는 일기장을 쓰는 것 외에는 글짓기를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할 수 없이 잔머리를 굴려 시조를 적었습니다.
장난삼아 적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을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설워라 커늘 짐을 조차 지실까」
이 시조는 송강 정철의 시조입니다.
나는 이 시조를 적으면서 설마 이모부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봐도 초등학생이 그런 것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등 상금은 내가 받게 되었습니다. '들키면 장난'이라고 웃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모부가 모르고 넘어간 것입니다. 아무도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는 '이건 아닌데'하면서 100원을 받고 창찬까지 받았습니다.
양심의 가책은 그때부터 느꼈습니다.
이제 와서 아니라고 말 할 수도 없고 난감했습니다.
나의 이런 행동이 거짓일까, 아니면 장난일까요?
지금 생각해도 아리송합니다.
살아보니 거짓말이 너무 쉽게 먹힐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더욱 거짓말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오늘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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