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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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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8일 06시 34분 등록

남편의 이종사촌 여동생이 소천하였다.

그녀는 나와 동갑내기

결혼 초 한 동네에 살면서 친하게 지냈다.

도중에 미국으로 이민 가서 잠시 뜸했지만 한국에 올 때 마다 만나고 전화라도 하며

마음 속의 친구로 삼았는데 황망히 가버렸다.

미국에서 아들과 함께 조카의 결혼식을 보러 왔다가 돌아간 것이다.

아들과 여행한 후 피곤하다며 누웠다가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좀 일찍 갔지만 편하게 갔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결혼식으로 한국에 모든 형제,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돌아갔으니 말이다.

 

결혼식은 토요일, 발인도 토요일

발인을 하루 늦추었다.

결혼하는 조카에게는 비밀로 하고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결혼식을 끝내고 웃으며 신혼부부를 보내고  친척들과 신부엄마는 울면서 장례식장으로 이동하였다.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이 하루 안에 겹쳐지고 문대져서 어리벙벙하였다.

그래도 가족이 있기에 삶과 죽음이 견딜만한 것이다.


 무심히 시간은 지나고 봄이 와서 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런 날엔 시를 읽으리라

 

홍매화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 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을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매화 / 나호열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

이제야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

향기가 짙어야 꽃이고

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

그 시절 지나고

꽃이 아니어도

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

바람 스치는 인연에도

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

피는 꽃만 꽃인 줄 알았더니

지는 꽃도 꽃이었으니

두 손 공손히 받쳐들어

당신의 얼굴인 듯

혼자 마음 붉히는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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