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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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다음 날
단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먼저 휴대폰을 확인했습니다.
이태리에 있는 둘때 딸이 카톡을 보냈습니다.
"아빠~~ 나는 아빠가 내 아빠라서 진짜 럭키 걸인 것 같아!"
나도 재빨리 답장을 했습니다.
"우와! 최고의 찬사네. 나도 티나(딸의 이태리 이름)가 내 딸이라는 것이 너무 행복해."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열고 하루를 행복하게 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지요.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모릅니다. 이심전심이라는 말도 있지만 표현할 때 사랑이 피어납니다.
오늘 하루는 딸의 멘트 덕택에 즐겁게 시작합니다. 미세먼지도 비에 씻겨 하늘이 맑고 푸릅니다. 며칠 전에 잔디에 뿌린 모래를 뚫고 풀이 먼저 올라옵니다. 앞집에는 목련이 만발하였는데 우리집에는 반쯤 피었습니다. 꽃은 만발했을 때 보다 반쯤 피어있을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벚꽃도 100미터 달리기의 출발선상에 있는 선수들과 같이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습니다.
좋은 계절입니다. 아침에 아내와 함께 운동을 갔습니다. 새들은 밤비를 어떻게 피했는지 모르지만 즐겁게 노래합니다. 동네 한 바퀴 돌면 30분 정도 걸립니다. 아파트 신축현장에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산은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콘크리트 숲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닥에 새털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도둑고양이가 새를 잡아먹은 모양입니다. 날개있는 것이 날개도 없는 것한테 잡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봄향기에 취하다 보면 그렇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정말 겨울과 이별을 고해야겠네요. 두꺼운 옷도 정리하고 주말에는 봄맞이 대청소도 해야 하겠습니다. 겨울 동안 방치한 자연을 봄을 위해 손을 좀 봐야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겨울 먼지를 털어내고 봄을 맞으러 나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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