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이은미
  • 조회 수 3063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08년 4월 8일 14시 53분 등록

황무지에서 나를 구원하자

나는 내가 황무지화 되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세상에 모든 것은 생명이 있고 생명이 있는 곳에는 윤기가 흐르며 그곳에 새 생명이 잉태되고 자란다.
나는 분명 호흡하고,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는 있지만, 나는 점점 사막화 되고 병들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순간 두려워졌고 어떻게 내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고 물이 흐르게 하여 그곳에서 꽃을 피워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황무지란 내가 나로서 살 수 없는 삶이다. 남이 주어진대로 사는 삶, 여기서는 앉을 수도 없고, 설 수도 없고, 누울 수도 없는 삶이다. 캠벨은 우리에게 신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 황무지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라고 말한다. 황무지에서 벗어나는 길이 면도날 위를 걷는 것처럼 고통스러울지라도 ‘자신의 내면을 향한 탐험’을 계속하라고 촉구한다.
오로지 그 어디에도 존재한적 없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기 내부의 불’을 찾아 나서라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볼프람의 파르치팔이 말의 고삐를 늘어뜨리고 자연의 의지대로 말이 가는대로 내버려 두었을 때, 말이 본능대로 자기의 갈 길을 찾아 내는 것처럼 그것은 우리에게 본능과 같은 것이다. 그것을 거스리고 우리는 제대로 살 수 없다. 가다가 서고 가다가 서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사막화 시키고 황무지화 시켜버려 내 안의 가능성을 사장시키게 된다.

그 길은 달이 그림자를 벗어 던지고 모습을 바꾸는 것처럼, 뱀은 허물을 벗음으로써 재생하는 것처럼, 그렇게 죽으라는 것이다.
나는 지난 4월 5일에 죽음을 선택했다. 그 죽음은 내게 약간의 슬픔을 안겨 주었지만 내가 살고 싶어하는 인생을 알게 했다.
내 가슴이 뛰는 인생, 내 안에서 기쁨이 샘솟듯 솟아나고 이렇게만 살게 된다면, 어느날 예기치 않은 곳에서 실제로 죽음을 맞게 된다 해도 미소 지으며 갈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했다. 나는 1년동안 운명이 내 삶 속에 던져 놓은 수수께끼들을 잘 풀어볼 것이다. 그 수수께끼들을 타고 귾임없이 내게 주어지는 질문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파헤쳐 볼 생각이다. 그래서 무엇이 그 안에 깃들어 있는지 확인해 볼 참이다.
그것이 과연 무슨 꽃씨인지 싹 틔우고 꽃피워 내므로 그 꽃씨의 정체를 확인해 보아야 겠다.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황무지로부터 나를 구원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내 안을 깊이 파고들어 내 안의 영웅을 끄집어 내어 그 영웅만의 삶을 살도록 할 것이다.



IP *.128.30.49

프로필 이미지
서지희
2008.04.08 21:43:13 *.41.62.236

내 안의 영웅을 끄집어 내어 그 영웅만의 삶을 살도록 할 것이다.

지칠때 은미씨 뒤만 따라가며 배우면 될듯,
황무지에서 영웅을 만나게 되는 거네요. 샬롬!
프로필 이미지
이은미
2008.04.10 10:48:14 *.128.30.49
힘들고 지칠때 저는 서지희님 따라다닐겁니다.
우리 서로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 영웅 한번 끄집어 내어 봐요^^ 샬롬~~
프로필 이미지
소은
2008.04.10 12:52:59 *.248.75.5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맞아요, 자꾸 도망을 치고 싶은 게 우리 속 마음이지요.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은 불안함 때문에. 그렇지만 이미 발걸음을 떼어놓았고 우리는 이제 돌이킬 수 없어요. 반드시 우주가 공명하여 우리를 인도해줄 거예요. 영웅의 사이클 있잖아요. 우리에겐 이미 조력자가 와 있습니다.
어두운 동굴 속을 잘 통과해서 무사 귀환 하는 것만 남았지요.
귀환한 우리는 더 이상 옛날의 우리들이 아니겠지요.

사진 너무 좋아요.
저도 그렇게 나무 한그루 아래 묻히고 싶은데
이미 그렇게 한 사람이 있군요.

다시 만날 아름다운 이, 이곳에 편히 잠들다..

우수수 떨어져 덮힌 동백꽃 잎이 참 아름답군요.

프로필 이미지
거암
2008.04.10 15:47:37 *.244.220.254
동백이 저렇게 생겼었군요! ㅜ.ㅜ
지난번 슬쩍 훔쳐보니, 사진 찍는 자세가 예술이시더라구요.
계속해서 4기를 위한 추억과 기록의 길잡이가 되주시면 좋겠어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12 [33] 시련(11) 자장면 한 그릇의 기억 secret [2] 2009.01.12 205
5211 [36] 시련12. 잘못 꿴 인연 secret [6] 지희 2009.01.20 209
5210 [38] 시련 14. 당신이 사랑을 고백하는 그 사람. secret 지희 2009.02.10 258
5209 [32] 시련 10. 용맹한 투사 같은 당신 secret [2] 2008.12.29 283
5208 [37] 시련. 13. 다시 만날 이름 아빠 secret [3] 2009.01.27 283
5207 [28] 시련(7)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secret [8] 지희 2008.11.17 330
5206 칼럼 #18 스프레이 락카 사건 (정승훈) [4] 정승훈 2017.09.09 1819
5205 마흔, 유혹할 수 없는 나이 [7] 모닝 2017.04.16 1842
5204 [칼럼3] 편지, 그 아련한 기억들(정승훈) [1] 오늘 후회없이 2017.04.29 1867
5203 9월 오프모임 후기_느리게 걷기 [1] 뚱냥이 2017.09.24 1916
5202 2. 가장 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난다 2018.03.05 1922
5201 7. 사랑스런 나의 영웅 file [8] 해피맘CEO 2018.04.23 1938
5200 우리의 삶이 길을 걷는 여정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file 송의섭 2017.12.25 1940
5199 서평 - 음식의 위로 [2] 종종걸음 2020.07.21 1955
5198 나의 하루는...? [5] 왕참치 2014.09.15 1960
5197 칼럼 #27)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윤정욱) [1] 윤정욱 2017.12.04 1962
5196 1주1글챌린지_'아이와 함께 하는 삶'_01 [9] 굿민 2020.05.24 1965
5195 #15 등교_정수일 [10] 정수일 2014.07.20 1966
5194 [칼럼 #14] 연극과 화해하기 (정승훈) [2] 정승훈 2017.08.05 1966
5193 걷기와 맑은 날씨 [2] 희동이 2020.07.05 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