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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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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일 22시 48분 등록
제 취미는 헌책방 나들이입니다. 저의 취미가 온 가족의 취미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우리 가족 주말 나들이 명소인 헌책방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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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 냄새가 좋다. 헌 책 냄새 맡으러 한 달에 한두 번 헌책방에 간다. 퀴퀴한 냄새지만 묘하게 매력적이다. 책방에서 이 책 저책 둘러보면 한두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마음에 드는 헌 책 몇 권 골라오는 재미도 좋지만, 온 몸으로 헌 책 냄새를 맡는 것도 헌책방 나들이의 큰 이유다. 아빠를 닮았는지 두 딸도 헌 책 냄새를 무척 좋아한다. 덕분에 헌책방 나들이는 우리 가족 주요 나들이 코스다. 

어릴 적 소풍 가면 꼭 보물찾기를 했다. 돌멩이 밑이나 나무뿌리 틈새에서 미리 숨긴 종이쪽지를 찾았다. 이젠 헌책방에서 보물찾기 놀이를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일산과 파주 지역 헌책방에 가서 온가족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만의 보물을 찾는다. 헌책방 가득 들어선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걷다 보면 보물과 마주치는 순간이 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 눈에만 보이는 보물이니 마법이 따로 없다.

 헌책방에서 책을 사지 않아도 좋다. 한두 시간 책 구경을 하다 보면 그동안 어떤 책들을 보며 살아왔는지, 어떤 책을 더 보고 싶은지 마음 깊은 곳에서 스스로 정리가 된다.

 헌책방에서 잊지 못할 내 인생의 책을 종종 만났다. 이십대 내 심장을 불태웠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헌책방에서 만났다. 그때 그 시절 읽었던 바로 그 책,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쓰고 ‘안정효’ 선생이 번역하여 ‘고려원’에서 출간된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나를 다시 이십대로 데려갔다. 고려원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의 매력은 카잔차키스의 불타는 영혼이 잘 표현된 책 표지에 있다. 1998년 가을, 전역을 몇 달 앞둔 병장시절, 훈련지에서 야영을 하던 D형 천막에서 밤마다 렌턴을 켜고 읽었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었다. 이 책을 헌책방 에서 다시 만나는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인연은 결국 다시 만나게 되나 보다. 

난생 처음 공자님이 대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알게 해준 범우사 문고판 <공자의 생애>(최현, 범우사), 인문고전이라는 바다를 순례하는 강호의 독서가들에게 감히 십갑자 내공이 담긴 비전(祕傳)이라고 소개하고 싶은 <즐거운 지식>(고명섭, 사계절)도 헌책방에서 발견한 보물들이다. 

▶ 일산 책창고
일산 서구 태영아파트 17단지 상가에 가면 지하 1층에 ‘책창고’라는 헌책방이 있다. 평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6시까지만 문을 연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만화와 전집류부터 학습만화, 인문고전, 소설 전집 등 헌책의 양과 질이 꽤 괜찮다.

▶ 알라딘중고서점 일산점
쇼핑몰처럼 거대한 중고서점이다. 웬만한 종류의 책은 모조리 있다. 어린이 그림책부터 어른 책까지 규모도 종류도 엄청나다. 책 구경하면서 두세 시간 보내기에 딱 좋다.

▶ 파주출판단지 중고책방 이가고서점
1층과 2층까지 모두 중고 책이 빼곡히 들어선 중고책방이다. 양과 질에서 탁월하다.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여는데, 2층은 주말에만 문을 연다. 파주출판단지 나들이 오시는 분들에게 꼭 권해드리고 싶은 곳이다. 우리 집 나들이 넘버원 장소이기도 하다.

▶ 파주출판단지 블루박스
헌책방이면서 북카페도 하고 극장에서 영화나 공연도 하는 종합문화공간이다. 실내 인테리어가 멋져서 사진 찍기도 좋다. 차 한 잔씩 마시며 책을 보기 좋은 곳이다. 따뜻한 난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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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온가족 함께 헌책방 나들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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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15:45:34 *.62.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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