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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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벌써 벚꽃이 지기 시작합니다.
벚꽃이 질는 모습이 수십 마리 흰나비가 날아가는 듯 합니다.
필 때의 마음과 질 때의 마음이 다릅니다.
꽃을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은 그러한데 바람에 흩어지는 꽃은 무심한듯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춤을 추고 있습니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있지요.
요즘 날씨가 딱 그렇습니다.
꽃샘 추위로 날씨가 봄같지 않습니다.
꽃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려한 자태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인간의 마음은 요상스런 봄날씨에 움츠리고 있습니다.
밤 사이에 전국에서 산불이 일어나고 미세먼지도 나쁜 상태입니다.
강릉의 산불은 강풍으로 더욱 번지고 있습니다.
봄의 시련이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진정한 봄이 찾아왔는가 싶으면 벌써 날씨는 초여름일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생만 하던 사람이 좀 살만하면 다른 일이 생깁니다.
큰 병에 걸리든가 아니면 큰 불행이 찾아옵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도 주인공이 고생 끝에 좀 살 만하면 반전이 오잖아요.
우리의 삶에도 꽃샘추위는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오더라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마세요.
인간의 마음에는 요사스런 면이 있습니다.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내로남불이라고 할까,
자신의 행복과 다른 사람의 불행은 당연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과 자신의 불행은 이해하지도 참지도 못 합니다.
자연은 공평합니다.
좋은 건이든 나쁜 것이든 다른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항상 나에게 행운만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만약 항상 행운만 일어난다면 그것은 일상이지 행운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일상이 되면 기쁘지 않습니다.
행복도 그렇지요.
꽃이 아름다운 것은 오래 못 가서 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
벚꽃을 바라보면서 지는 꽃잎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 때도 소리없이 피었는데 질 때도 소리없이 지는 꽃을 보면서
나도 떠날 때 저렇게 가볍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 나뭇가지에는 꽃이 없었는데 봄이 되니 꽃이 피고
시절인연이 다 하니 지는 꽃이 아름답습니다.
꽃샘추위도 봄의 일부이듯
고통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있으면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도 물러갈 것입니다.
한국인의 가장 아름다운 대중가요가 '봄날은 간다'라고 합니다.
이 노래의 제목처럼 봄날은 지금도 가고 있습니다.
꽃샘추위나 미세먼지라고 움츠릴 것이 아니라
봄을 온몸으로 맞아 힘차게 껴안아 봅시다.
'춘래불사춘'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도 '봄날은 간다'라고 생각하면
이 봄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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