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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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인생.
짧다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서른 인생 동안 내가 나의 삶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했나.
돌아보니 비교적 평탄하기만 한 삶이었다. 사람들이 깔아놓은 신작로에, 사람들을 따라서 주욱 걷기만 하는 삶이었다.
대입에 실패해 괴로워하거나 마음에 쏙 드는 직장을 잡기 위해 요즘의 대학생들처럼 졸업하고도 한참 동안 전전긍긍해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에게 적당한 대학을 선택하고 그 시기 유행이라던 학과를 선택했다. 도전은 없었다. 그냥 평소 해오던 수준에 맞춰 모든 일을 진행시켰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는 내 주변 보통의 친구들과 같은 생활을 했다. 특별한 목표와 비전은 없었다. 친구들 따라 놀러 다니기 바빴고, 아르바이트 하기 바빴다. 대학에 와서는 맘껏 노는 거야 분위기에 맞춰 나도 그냥 그렇게 놀기만 했다. 그게 진정으로 자유로운 대학생의 삶이라고 자위하면서.. 대학 4학년, 다들 취업준비로 바빠졌다. 아.나도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평탄하던 내 삶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도껏 할 수 있는 만큼만 애를 썼다. 요즘 대학생들처럼 치열한 공모전 준비나 토익 만점을 기대하진 않았다. 물론 이런 것들은 시대적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때도 취업이 쉽진 않았지만 나 스스로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덤벼들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입사 또한 평범했다.
다만, 주전공인 공학도로서가 아닌 부전공인 경영학도로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정도였다. 취업이 쉽지 않았던 나는 주 전공으로 입사하고 직무를 바꿔보자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한 정도로 입사전략을 바꿔 취업을 할 수 있다. 내 인생에 그때가 약간은 고민스럽고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뒤 취업을 하고 직무를 바꾸고 그나마 원하던 직무의 일을 해 나가면서 다시 평범한 직장인의 삶의 연속인 듯 하다.
항상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아오는 동안 내 삶이 이게 다 일까? 나는 좀 더 큰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냥 이런 게 내 삶인가? 하는 생각들은 종종 해왔다. 조셉 캠벨식으로 말하자면 내안에 영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말이다. 뭔가 방향을 틀어보거나 생각을 달리해보면 더 나은 삶이 앞에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평범함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때문일까? 매일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고 다시 평범한 인생을 일구는 것의 연장선상이었다.
그래서 현재의 내 삶이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현재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 초 나만이 인정하는 작은 영웅일 수도 있지만 이 영웅의 단초가 보이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떼었다.
내 삶을 철저하게 돌아보며 각성 했고,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변경연이라는 공간에서 나 스스로가 인정하는 나만의 영웅 만들기에 착수한 것이다. 일단 1차 관문 통과를 위해 싸웠다. 내 자신과 싸우고 시간과 싸우고 친구들의 원망과 싸웠다. 먼저, 나의 인생 전반을 철저하게 돌아보고 20페이지에 달하는 나의 이야기를 써나갔고, 그 다음에는 4권의 총 2,353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고 수 많은 생각을 하며 글을 썼다. 신화에서 나오는 영웅의 관문 못지 않은 어렵고 힘든 시험이었다. 하지만 운좋게도 이미 조력자와 함께하는 모험이었다. 바로 구본형 사부님이시다. 그는 나의 현재 영웅의 모험에 조력자이자 시험자이다. 영웅에게 있어 흔히 겪는 것들이 골육상잔 ,용과의 싸움, 사지 절단, 고난, 피난, 야간 항해, 불가사의 한 여행, 고래의 배 등을 통한 시련이다. 나 또한 현재 만만치 않은 시련들을 겪고 있다. 골육상잔은 곧 남편과의 싸움이다. 집안일부터 서로가 써 내는 글까지.. 싸움이 늘었다. 용과의 싸움. 여기서 용은 책이다. 책과의 싸움.. 힘겹다. 사지절단은 나에게 육체가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가 절단 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야간 항해. 밤마다 잠들지 못하고 책을 붙들고 알 수 없는 문을 향해 헤매고 있다. 이 길이 맞는 길인가 가끔 영웅으로서 한번씩 해주어야 할 고민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부님과 비록 한번 만난 사이이지만 변경연의 식구들은 나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 같다. 조력자들이 건네 주는 맛난 요리들과 요가법, 마음의 위로,좋은 이야기들은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될 비법들이 될 것이다.
단, 나의 작은 영웅 일대기 만들기에는 일반 영웅 이야기의 변용이 있다. 영웅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중간쯤에 거치게 되는 신성한 결혼은 먼저 한 것 같다는 것이다. 내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갈망 해오던 영웅이 되고 싶은 나의 소망이 되려 신성한 결혼을 통해 슬슬 달구어 진 듯 하다.
다시 나의 삶으로 귀환하게 될 1년 후쯤에는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낡은 껍데기의 나는 사라지고 새롭고 진실된 나를 갖게 될까? 기대되고 설레인다. 이 모든 걸 해 냈을 때, 나의 모습이 어떠할지 대략은 알고 떼는 발걸음이기에, 나만의 작은 영웅을 향하지만 벅차고 떨린다. 니체의 말처럼 이제는 ‘스스로 구르는 바퀴’가 되리라. 플러스 알파로 내가 알지 못하는 또 어떤 새로운 것들이 나에게 주어질까? 내 안의 영웅이지만 진정하고 위대한 영웅들이 갖는 마음 가짐을 개비한 채 결코 쓰러지지 않고 달려나가리라.
IP *.34.17.31
짧다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서른 인생 동안 내가 나의 삶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했나.
돌아보니 비교적 평탄하기만 한 삶이었다. 사람들이 깔아놓은 신작로에, 사람들을 따라서 주욱 걷기만 하는 삶이었다.
대입에 실패해 괴로워하거나 마음에 쏙 드는 직장을 잡기 위해 요즘의 대학생들처럼 졸업하고도 한참 동안 전전긍긍해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에게 적당한 대학을 선택하고 그 시기 유행이라던 학과를 선택했다. 도전은 없었다. 그냥 평소 해오던 수준에 맞춰 모든 일을 진행시켰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는 내 주변 보통의 친구들과 같은 생활을 했다. 특별한 목표와 비전은 없었다. 친구들 따라 놀러 다니기 바빴고, 아르바이트 하기 바빴다. 대학에 와서는 맘껏 노는 거야 분위기에 맞춰 나도 그냥 그렇게 놀기만 했다. 그게 진정으로 자유로운 대학생의 삶이라고 자위하면서.. 대학 4학년, 다들 취업준비로 바빠졌다. 아.나도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평탄하던 내 삶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도껏 할 수 있는 만큼만 애를 썼다. 요즘 대학생들처럼 치열한 공모전 준비나 토익 만점을 기대하진 않았다. 물론 이런 것들은 시대적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때도 취업이 쉽진 않았지만 나 스스로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덤벼들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입사 또한 평범했다.
다만, 주전공인 공학도로서가 아닌 부전공인 경영학도로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정도였다. 취업이 쉽지 않았던 나는 주 전공으로 입사하고 직무를 바꿔보자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한 정도로 입사전략을 바꿔 취업을 할 수 있다. 내 인생에 그때가 약간은 고민스럽고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뒤 취업을 하고 직무를 바꾸고 그나마 원하던 직무의 일을 해 나가면서 다시 평범한 직장인의 삶의 연속인 듯 하다.
항상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아오는 동안 내 삶이 이게 다 일까? 나는 좀 더 큰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냥 이런 게 내 삶인가? 하는 생각들은 종종 해왔다. 조셉 캠벨식으로 말하자면 내안에 영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말이다. 뭔가 방향을 틀어보거나 생각을 달리해보면 더 나은 삶이 앞에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평범함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때문일까? 매일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고 다시 평범한 인생을 일구는 것의 연장선상이었다.
그래서 현재의 내 삶이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현재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 초 나만이 인정하는 작은 영웅일 수도 있지만 이 영웅의 단초가 보이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떼었다.
내 삶을 철저하게 돌아보며 각성 했고,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변경연이라는 공간에서 나 스스로가 인정하는 나만의 영웅 만들기에 착수한 것이다. 일단 1차 관문 통과를 위해 싸웠다. 내 자신과 싸우고 시간과 싸우고 친구들의 원망과 싸웠다. 먼저, 나의 인생 전반을 철저하게 돌아보고 20페이지에 달하는 나의 이야기를 써나갔고, 그 다음에는 4권의 총 2,353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고 수 많은 생각을 하며 글을 썼다. 신화에서 나오는 영웅의 관문 못지 않은 어렵고 힘든 시험이었다. 하지만 운좋게도 이미 조력자와 함께하는 모험이었다. 바로 구본형 사부님이시다. 그는 나의 현재 영웅의 모험에 조력자이자 시험자이다. 영웅에게 있어 흔히 겪는 것들이 골육상잔 ,용과의 싸움, 사지 절단, 고난, 피난, 야간 항해, 불가사의 한 여행, 고래의 배 등을 통한 시련이다. 나 또한 현재 만만치 않은 시련들을 겪고 있다. 골육상잔은 곧 남편과의 싸움이다. 집안일부터 서로가 써 내는 글까지.. 싸움이 늘었다. 용과의 싸움. 여기서 용은 책이다. 책과의 싸움.. 힘겹다. 사지절단은 나에게 육체가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가 절단 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야간 항해. 밤마다 잠들지 못하고 책을 붙들고 알 수 없는 문을 향해 헤매고 있다. 이 길이 맞는 길인가 가끔 영웅으로서 한번씩 해주어야 할 고민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부님과 비록 한번 만난 사이이지만 변경연의 식구들은 나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 같다. 조력자들이 건네 주는 맛난 요리들과 요가법, 마음의 위로,좋은 이야기들은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될 비법들이 될 것이다.
단, 나의 작은 영웅 일대기 만들기에는 일반 영웅 이야기의 변용이 있다. 영웅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중간쯤에 거치게 되는 신성한 결혼은 먼저 한 것 같다는 것이다. 내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갈망 해오던 영웅이 되고 싶은 나의 소망이 되려 신성한 결혼을 통해 슬슬 달구어 진 듯 하다.
다시 나의 삶으로 귀환하게 될 1년 후쯤에는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낡은 껍데기의 나는 사라지고 새롭고 진실된 나를 갖게 될까? 기대되고 설레인다. 이 모든 걸 해 냈을 때, 나의 모습이 어떠할지 대략은 알고 떼는 발걸음이기에, 나만의 작은 영웅을 향하지만 벅차고 떨린다. 니체의 말처럼 이제는 ‘스스로 구르는 바퀴’가 되리라. 플러스 알파로 내가 알지 못하는 또 어떤 새로운 것들이 나에게 주어질까? 내 안의 영웅이지만 진정하고 위대한 영웅들이 갖는 마음 가짐을 개비한 채 결코 쓰러지지 않고 달려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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