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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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올해, 뜨거운 불볕 더위의 피서를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물을 참 좋아했던 저는 그동안 물을 보며 수없이 많은 위로를 받곤 했습니다. 느닷없이 찾아간 동해에서 큰물이 흘러가는 모양새를 바라보노라면 저도 미처 모르던 마음 한구석 응어리가 헤헤 풀리는 듯 편안해지곤 했지요.
또한 수영도 못하면서 물만 보면 친근하게 느껴져 그 너른 품에 안겨 놀기를 주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나이가 들며 그렇게 즐기던 물은 어느덧 멀리서 바라보는 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속에서의 호흡이 어려우면서 오랜 시간 잠수하기에는 체력에 무리가 있었던 거지요. 그럼에도 또 막상 수영을 배우러 가는 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 여름, 저는휴가에 바닷가에 숙소를 예약하고 기필코 물에서 오래 놀아보고 말리라는 바람을 가지고 떠나왔습니다. 그러므로 도착하자마자 제가 시작한 건 물에 오래 떠 있는 연습이었고 5일이 지나 돌아가는 오늘, 저는 세 시간을 물에서 놀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수영을 능숙하게 하게 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물놀이를 하며 숨을 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비결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물을 믿지 못할수록 몸은 자주 가라앉았고, 기본을 지키지 않을수록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된다는 거, 물에 완전히 몸을 맡길 수록 물이 몸을 보호해 준다는 걸 알게 된 것이지요.
오늘 저는 한 번도 균형을 잃지 않고 배영 비슷한 걸 하며 마음껏 물을 즐겼습니다. 이제 어떤 방향으로 팔을 저어야 원하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도 습득했습니다.
두려움이 사라진 물에 누워서 바라보는 더 없이 푸른 하늘, 다람쥐가 오르 내리는 나뭇가지를 찬찬히 살펴 보는 시간은 참으로 평안합니다. 아마도 이시간을 빛깔로 표현 한다면 그마저도 에메랄드빛 물빛깔이겠지요.
오랜 바람이던 두려움 없는 물놀이를 경험했으니 내년부터 저는 더 자주 물을 만나려 하겠지요.
돌아가면 당장 산더미 같은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일속에 몸을 맡기고 시간의 노를 저어 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지는 에메랄드빛 사람들과 조우하면서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터널처럼 우리를 가로 막는 두려움. 그럼에도 그 문턱을 넘어 두려움이 자연스러움으로 이완될 때까지 열심히 두려움과 친화하는 거, 그때 비로소 우리는 ‘존재’의 기쁨을 느끼게 되는 거 아닐까요.
이번 여름 휴가를 통해 경험한 두려움과 친해 지는 놀이, 여러분께 안부와 함께 전합니다.
8월 27일에 광화문 교보에서 열리는 '스타벅스에서 철학 한 잔' 8인의 저자 강연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스타벅스에서 철학 한 잔' 2쇄 출간 기념으로 열리는 광화문 저자 강연회에 여러분을 초대 합니다.
참여비는 무료이나 미리 접수 해 주시면 굿즈와 물을 준비하는 수량 파악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스타벅스에서 철학 한 잔, 도서. 현장 구매시 만원, 구입 가능 입니다. 이번 장에서 많은 분들 만나 뵐 수 있으면 반갑고 기쁘겠습니다. https://onoffmix.com/event/190377 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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